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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나는 빅터 프랭클을 읽었다 - 아무도 나를 구원할 수 없을 때, 스스로 구원이 되어라
빅터 프랭클 지음 / 닻 / 2026년 7월
평점 :

빅터 프랭클을 다들 아시나요?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프로이드와 아들러에 이은 '제3 빈 심리학파' 로고테라피의 창시자라고 해요. 저는 이번 책을 통해서 빅터 프랭클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는데요.
나치 시대에 충분히 나치 피박을 피해 이민을 갈 수 있었음에도 부모님을 위해서 남기로 결심했다가, 결국 수용소에서 가족 모두를 잃고 혼자 살아남게 되는데, 그러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마지막까지 인간의 절대적 자유와 존엄이 무엇인지 물은 사상가였다고 합니다.
그가 창시했다고 하는 '로고 테라피'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나무위키에서 찾아보았어요
치료법의 요체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고통이 아무리 크더라도 의미를 찾아낸다면 이겨낼 수 있다" 정도이다. 프랑클은 이미 나치의 수용소 생활을 하면서 심리학자로서 사람들의 대처와 반응을 관찰했고, 그 자신 역시 인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 처절하리만치 노력하였다
나무위키 - 의미치료 ( 로고 테라피 )
많은 심리 치료들이 고통을 단지 회피하거나 다른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에 반해, 의미치료는 고통 앞에 당당히 마주해서 그것을 꿋꿋이 버텨내도록 만드는게 목표라고 하네요.
처음에는 조금 잔인하다는 생각도 하긴 했어요. 고통을 마주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러나 <흔들릴 때마다 나는 빅터 프랭클을 읽었다>를 읽으면서 프랭클이 말하는 삶에 대한 태도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01. 벌거벗겨진 실존, 그 한가운데서 주인이 되는 법
02. 허무의 늪을 건너는 자의 결연한 내면
03. 불안을 지배하는 압도적 의미의 건축
04. 파멸의 끝에서 생의 무기를 벼려내는 연금술
05. 어떤 절망에도 타협하지 않는 숭고한 저항
1장에서 그가 얼마나 고통 속에 있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나치에게 잡혀갔을 때 모든 옷이 벗겨지고, 몸의 모든 털이 깎이고, 손에 쥐고 있던 마지막 원고마저 빼앗긴 그 순간. 의사라는 신분도 가족도 없는 그저 발가벗겨진 존재 그 자체뿐이었다고. 그는 그 순간을 실존의 영점이라 불렀다고 해요.
그의 외피는 벗겨졌지만 여전히 그는 의사 때처럼 다른 사람을 보살피었고 사유하는 사람이었죠.
'모든 것을 빼앗겨도 태도를 선택할 자유는 남는다'는 말이 참 인상 깊었어요.

2장에서는 수용소에서의 참혹한 경험을 구술했던 그의 명저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쓸 당시의 그의 상황에 대해 나오는데, 그가 어떤 마음으로 그 책을 썼는지 알 수 있는 대목들이 많이 보였어요.
부모님도, 아내도, 형제도 없는 빈집에서 소리 내어 울었던 그의 눈물은 약함의 증거가 아닌, 도망치지 않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내적 강인함에서 오는 것임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프랭클이 수용소에서 모든 것을 빼앗긴 뒤에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잣대를 빼앗기지 않았다. 옷도 머리카락도 이름도 가족도 원고도 모두 빼앗겼지만,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잣대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았다. 간수가 그를 짐승처럼 다루어도, 그는 자기 자신을 짐승으로 보지 않았다. 다른 죄수들이 그를 번호로 불러도, 그는 자기 자신을 번호로 인식하지 않았다.
"외부가 그를 어떻게 규정하든, 그는 내부의 규정을 따로 가지고 있었다. 그 내부의 규정이 그를 살렸다."
3장. 불안을 지배하는 압도적 의미의 건축
궁금했던 로고 테라피에서도 살짝 나오는데, 그는 임상에서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게 아니라, 역으로 현재를 '이미 지나가 버린 첫 번째 생애'로 상상하게 만드는 심리극 기법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돌아보는 절박한 시선으로 지금 이 순간을 응시할 때 비로소 내가 첫 번째 생애에서 자주 저질렀던 실수는 남의 인생을 베끼려 한 것이었음을, 그리고 두 번째 인생이라는 가정만으로, 일상의 무게가 통째로 바뀌고 훨씬 더 깨어 있는 삶을 살게 된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 삶에서 했었던 실수를 두 번째 삶에서는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
남과 비교하느라, 남의 시선을 따라가느라, 미래를 쫓느라 낭비하던 시간들을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으로 바꿔줄 그런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