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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서유기 세트 - 전3권
고우영 글.그림 / 자음과모음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우와 30년이나 지나서 이 책을 다시 들여다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난다. 필자가 서유기를 처음 접한 때가 초등학교 시절이다. 당시에 너무 푹 빠져서 선생님 몰래 수업시간에 이 책을 들여다봤었더랬다. 마지막 장면이 무척이나 인상이 깊어서 영구기억으로 각인된 것 같다. 천축국, 그러니까 지금의 인도에 도착한 삼정법사와 손오공은, 자신들의 육신의 껍데기가 강물에 흘러내려가는 것을 본다. 즉,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의 사슬을 벗어나서 자기자신을 관조하며 깨달음을 얻는다는 메타포 일 것이다. 캬오~ 놀랍기 그지없었으며 당시 너무나 감동을 받아서 나도 모르게 감격해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나도 수행을 거듭하여 이런 경지에 이르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품었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잠깐 개구장이 친구들과 노는 재미에 빠져서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흘러가 버렸다. 이제 어른이 되어 고우영 화백의 서유기를 다시 읽게 되니, 어릴때는 몰랐었던 어떤 인식의 전환이 생기는 것 같다. 강추한다. 꼭 한번 읽어 보시다.
서유기는 워낙 매력적인 주제라서 수많은 영화로도 재창조 되었고, 허영만 화백의 톡톡튀는 서유기도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각기 나름대로의 시각과 장점이 있는데, 전자가 아이들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서고 그 쪽에 촛점을 맞췄다면, 후자는 어른들에게 좀더 어필하는 작품인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는지 고우영 화백의 머릿속을 들여다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