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의 일본 뒤집기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호사카 유지의 일본 뒤집기
호사카 유지 지음 / 북스코리아(북리그) / 2019년 8월

호사카 유지 교수는 썰전을 통해서 알게된 분이다. 일본 사람임에도(귀화는 하셨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일본의 발언이 아닌 한국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여 특이하게 생각했던 분이다. 우리는 뉴스에서 보통 일본 우파의 소식만 전해듣기 때문에 이런 분들의 소신 발언은 특히 낯설다. 요즘 이 분의 책이 눈에 많이 띈다. 그래서 찾아보니 최근에만 책을 냈던 것은 아니고, 전부터 독도와 위안부,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의 역사에 관한 많은 책을 내왔다. 최근 방송에 출연해 인기몰이를 위한 책을 낸것은 아닌 것이다. 

이 책에는 한국과 일본사이 이슈가 된 수많은 정치적 쟁점들에 대해 그 배경과 일본의 속내를 말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원인으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자 승소 판결을 이야기한다. 대법원은 신일본제철에 위자료 명목의 배상금을 1억원씩 배상하라고 했으나, 일본 정부가 이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보복으로 2019년 7월 1일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들어간다. 하지만 1965년에 해결된 것은 체결국과 국민의 청구권이 해결된 것으로 국가로서 가지고 있는 외교보호권을 포기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개인의 청구권은 남아있는 상태인 것이다. 이는 1991년 일본도 일본 국회에서 스스로 답을 해 알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일본이 말하는 청구권 협정이 해결되었다는 것은 자신들의 기존 발언을 뒤집는 억지 주장이다. 또한 일본의 보복 조치는 이번 정부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때부터 계획한 것인데, 그 방법은 원화를 사들이면서 원고를 유지하여 한국의 수출에 타격을 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 수산물 규제에 대해 한국만을 WTO에 제소한 것은 한국의 규제가 가장 강하기 때문이었고, 한국에서 승소하면 나머지 23개 국가에 대해서도 완화를 요구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저자는 일본에 계속 당하지 않고 당당해지기 위해서는 일본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은 수백년의 전쟁을 거친 사무라이의 나라이다. 따라서 그들의 정신에는 '손자병법'의 정신이 깔려있다. 정계와 재계의 지도자들은 '손자병법'을 반드시 곁에 두고 서점의 베스트셀러에는 항상 이 책이 들어있다고 한다. 조선이 성리학으로 조선을 지키고자 했다면 일본은 서양을 목표로 개혁을 추진하고, 서양 유학을 권하기도 했는데 이는 적(서양)의 사정을 탐색하려는 수단이었다. '손자병법'의 모정편에 있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는 말을 실천한 것이다. 병학 중심의 일본에게 '선'이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고 어떤 식으로든 이기기만 하면 그것이 최고의 선이라고 한다. 이런 사상이 있기에 과거 아시아의 여러나라를 침략했던 것이고, 지금도 태평양 전쟁을 선악의 개념으로 보지 않고 당시에 이겼더라면 다른 세상이 되었을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요즘 욱일기를 흔드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무슨 이유때문인지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은 일본에 대해 속속들여 파헤치는 책이다. '손자병법'의 지침대로 승산이 있는 싸움만 하는 일본은 강한 자에게 굴복하고 약한 자는 쳐다보지 않는다. 따라서 일본과 당당히 싸우기 위해서는 일본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어떤 싸움이든 협상이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적을 이기기 위해 경제력, 지식, 여론까지 동원하는 그들에게 허술한 약점을 보이는 것은 싸우기 전에 이미 지는 꼴이다. 저자는 바람직한 한일 관계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한국이 일본을 더 잘 알고 연구하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이해되지 않던 일본의 행동들을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통해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정부의 행동에 답답함이 많았는데 정치인들도 이 책으로 일본에 대해 더 알고 속시원한 정치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버드 마케팅 강의 / 사례로 배우는 마케팅 기법

하버드 마케팅 강의 - 세상이 변해도 늘 통하는 마케팅은 없을까?
하버드 공개 강의 연구회 지음, 송은진 옮김 / 북아지트 / 2019년 8월

최근에 하버드나 스탠퍼드와 같은 유명대학 강의를 책으로 펴낸 것들을 많이 본다. 이 책도 그런 책들 중 하나인데, 이 책이 조금 더 신뢰가 갔던건 하버드 공개 강의 연구회라는 전문기구에서 편찬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이 연구회에는 경제부 기자, 교육 종사자, 마케팅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어 하버드의 강의를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 기구에서 편찬한 책이 2012년 이후 약 15종으로 작년에 발간된 '하버드 협상 강의'도 그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총 5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고, 마케팅 인식, 마케팅 계획, 마케팅 채널, 마케팅 전략, 마케팅 관리에 대해 풍부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설명하고 있다. 특히나 이런 마케팅 기법들을 접목하여 성공한 세계의 기업들을 직접 예시로 들어 독자들의 빠른 이해를 돕는다.

마케팅 인식

'고객은 왕이 아니다'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그동안 우리는 고객을 왕으로 생각하고 고객이 만족할때까지 맞춰나갔다. 하지만 여기서는 양방향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한다. 기업은 고객에게 가치를 담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고, 고객의 돈으로 그 가치를 교환하는 것이다. 즉 둘은 왕과 백성의 관계가 아니고, 고객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에게 지갑을 열것이다.

마케팅 계획

경쟁 우위가 곧 전략이다.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시간이 중요한데, 다른 경쟁업체가 제대로 반격하기까지 보통 수준 이상의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시장을 연구할때, 자신에게 맞는 시장을 선택하기 위해 시장 세분화에 매진해야 한다.

마케팅 포인트

경쟁업체와 다른 마케팅 채널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다채널 마케팅은 기업의 마케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제휴 마케팅도 기업간 마케팅 촉진,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효과적인 수단이다.

마케팅 전략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으로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통합적이고 일관되게 전달하도록 한다. 본사에서 정한 전략을 모든 지점에서 따르고 동일 메시지를 주도록 한다.

마케팅 관리

마케팅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탁월한 마케팅을 위해 반드시 우수한 마케터를 길러내야 한다. 훌륭한 마케터로 수준 높은 마케팅 군단을 만들고, 경쟁력과 응집력을 키워야 한다.

이 책에는 아마존, 디즈니, KFC, 토이저러스, 오메가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마케팅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아직 우리만의 마케팅 방법을 찾기 못했다면, 이 책을 통해 선진 회사의 사례를 기반으로 나만의 마케팅 기법을 찾아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어위크 / 흥미진진한 장르소설 모음집

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이 책은 8명의 작가가 쓴 장르소설을 모아놓은 앤솔러지이다. 편의점 직원이 들려주는 7가지 이야기. 장르 소설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짧은 단편으로 연휴때 읽기 딱인것 같아 끌렸다. 게다가 관심작가의 글이 수록되어 있어 더더욱.

수요일의 이야기인 박과장 죽이기. 소설속의 세 주인공 민, 수진, 수진의 남편 박과장은 산업용 가스 압축기를 만드는 회사의 직원이다. 수진은 박과장과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세월에 마모되어 바스러진 사람처럼 흐릿한 유령이 되어간다. 그리고 수진의 대학 후배 민은 그런 선배를 보며 '왜 맞지도 않는 구두를 신고 피를 흘리지? 왜 다리를 절면서 먼길을 에둘러?' 라고 생각한다. 수진은 민에게 박과장을 죽이고 싶다고 고백하고, 가양 FGC의 시운전에 세 명이 함께 출장을 가면서 일이 벌어지고 만다.

이 소설의 재미있는 점은 예상대로 흘러가는 전개속에 생각도 못한 반전이 숨어 있는 것. 그리고 장르 소설에 어울릴거라 생각하는 거친 표현과는 반대로 의외로 섬세한 묘사들. 그것도 남자 작가분이 이런 표현들을 쓰셨다니. 글쓰는 엔지니어라고 소개하신 것처럼 생생한 현장 묘사 또한 글의 긴장감을 높여준다. 바쁘신 엔지니어분이 언제 이런 글을 쓰셨는지? 곧 있으면 그가 쓴 <짐승> 이라는 작품이 영화화된다고 하는데, 곧 유명인이 되시기 전에 싸인 한장 받아둬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근처에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신원섭 작가님, 화이팅!!

3분만 바라보면 눈이 좋아진다 / 시력 개선 트레이닝

3분만 바라보면 눈이 좋아진다 - 전 세계를 발칵 뒤집은 기적의 '눈 그림'
히라마쓰 루이 지음, 김소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현대인들은 신체 기관 중 눈을 가장 많이 혹사 시키는 듯 하다. 직장에서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고, 퇴근후에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우리 눈이 쉬는 때는 자는때 뿐인 것 같다. 나도 시력이 굉장히 나쁜 편인데, 학창시절에는 -8디옵터까지 갔었다. 안경을 껴도 항상 여러번의 압축을 해야 했고, 물놀이를 하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때 안경으로 인한 불편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결국 취직을 하고는 라섹을 결정했다. 내 시력이 너무 나쁘고 각막 두께도 두껍지 않아 원하는 시력이 나오지 못할수 있다 했는데, 수술 후 초기에는 시력이 0.9까지는 나왔다. 하지만 수술 후 시력이 완벽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여전히 하루종일 모니터을 보며 일을 하다보니 현재는 시력이 다시 떨어져 0.4가 나온다. 건강검진 할때마다 일부러 한 글자라도 더 알아맞춰보려고 노력하는 나를 보니, 다시 안경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수술 없이도 시력이 좋아진다는 이 책은 정말 희망과 같은 책이었다. 3분만으로 과연 시력이 좋아질까란 생각을 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손해볼 건 없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가보르 아이'라는 시력 회복법을 소개한다. 시력은 안구와 뇌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 중 뇌의 기능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그동안 시력 회복 방법으로 안구의 근육 운동을 하는 방법은 들어봤어도 뇌의 기능을 개선하는 방법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다. 뇌는 우리 눈의 '맹점'에 있는 것들을 추측해서 보여주기도 하고, 근시나 노안으로 얼룩진 글자를 또렷한 상태로 만들어 준다고 한다. '가보르 아이'는 이렇게 뿌연 그림을 보정하는 힘을 단련시켜주는 방법이다. 그래서 이는 근시, 노안, 약시, 그리고 때로 난시에도 효과가 있다. 

우선 책에서 말하는 가보르 아이 패치는 아래 그림과 같다. 매일 할 수 있는 다양한 그림들이 있고, 난이도는 점점 높아져 무늬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진다. 방법은 그림에서 같은 무늬를 찾는 것이다. 시간은 약 3분이 소요되는데, 매일 그림이 다름에는 같은 무늬를 찾는 속도는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아직 시력을 측정해 보지 않아 그것이 시력이 좋아지는 과정인지는 잘 모르겠다. 책에서 또 하나 소개하는 것은 '원근 스트레칭 방법' 으로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번갈아 바라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익히 많이 들어온 것으로 눈의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핫아이 방법이다. 눈에 따뜻한 수건을 올려놓거나 손을 비벼 그 열기로 눈을 따뜻하게 하여 눈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피로를 푸는 것이다.

책에는 많은 사람들의 시력 회복 후기들이 나와있다. 4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도 약 한달만에 시력이 상승되었다고 말한다. 나는 아직 오래 해보지 않아 효과를 체감하지는 못했지만 책의 이론이 설득력이 있어 꾸준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바빠도 자기 전 3분정도는 시간을 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 책으로 다음 건강검진에는 시력이 향상되어 안경을 써야하는 걱정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평면의 역사 / 세상의 근간인 평면의 실체에 대해

평면의 역사 - 평평한 세계의 모든 것
B. W. 힉맨 지음, 박우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8월

평면의 세계라고 하면 나한테는 조금 낯설다. 학창시절부터 지구는 둥글다라고 듣고 지내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주위를 둘러보면 평면이 지배하고 있다. 평면에 대해 잊고 살았던 내게 세계는 평면으로 구성되어 있다는걸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책이다. 저자는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 역사학과 교수인만큼 지구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평평한 표면은 자연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모두 계획되거나 설계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의 평면은 모두 만들어지거나 인위적인 것이다. 평면의 긍정적인 특징은 일상생활의 실용성과 관련이 있다. 불도저는 비탈을 평평하게 만들어 개간을 하고, 그곳에 농사를 짓는다. 바퀴달린 수레는 평평하고 매끄러운 표면에서 잘 굴러가고 이는 편의성을 향상시켜 주었다. 기계화 시대가 되면서 땅을 평평하게 해 주택공사를 하였고, 자동차가 개발되면서 평평한 땅은 이동을 편하게 하고 운송비도 절약해 주었다. 미국 도심 구간의 2/3가 거리와 주차장으로 이루어진것처럼 평면은 우리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평면을 과학적이 아닌 예술과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이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평면은 일반적으로 흥미롭지 않다고 여겨지는데, 굴곡지고 산이 많은 지형보다 평평한 지역은 단조로워 보인다. 그래서 과거 러시아의 화가들은 고국의 평평하고 탁 트인 곳을 단조롭다고 여기고,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치를 아름답다고 여겼다. 또한 밋밋한 음계는 좋은 음악이 될 수 없었고, 어느 문화에서는 빈약하고 마른것은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양면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평면은 문명의 산물이면서 지금까지의 세계를 떠받쳐준 기반이 되어 왔다. 하지만 예술의 부분에서는 평면을 극복하기 위해 그림에서는 여러번의 덧칠을 하고, 사진에서는 홀로그램 기법이 등장하기도 하며, 둥근 지구를 평평한 지도에 표현하기 위해 발생되는 오류를 보정한 '횡축 메르카토르 도법' 이 제안되기도 한다.

이 책은 평면이 우리 생활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세상을 왜 평평하게 만들려고 하는지 보여주는 책으로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평면에 대해 이해를 넓히고, 평평함을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