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공매도다 - 예측과 통찰로 금융을 읽는 공매도의 모든 것
이관휘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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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크게 이슈가 된건 2018년 삼성증권 거래 시스템 오류에 따라 배당금이 아닌 주식을 주주에게 입고했는데, 이 과정에서 몇몇 주주들이 이 유령 주식을 매도하면서 발생했다. 이 문제로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는 국민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당시 청와대와 금융위는 공매도 폐지까지는 아닌 책임자 처벌과 거래 시스템 보완, 무차입공매도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 등을 약속했다. 이는 공매도의 순기능의 측면을 의식해 폐지하기보다 보완하는데 초점을 맞춘것이었다. 오늘 기사에도 골드만삭스의 무차입공매도로 인해 시총이 2.2조나 증발했다는 것을 보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매도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올만도 하다. 기관이 공매도로 돈을 벌면 그 피해는 개인이 다 받는 구조라니.



공매도(short selling)은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와 시장에 팔고, 그 이후에 주식을 싼 가격에 매입해 대여자에게 갚아 판 가격과 산 가격의 차이만큼 이익을 내는 거래다. 즉, 주가가 하락할 것을 기대하며 실행하는 투자인데, 이 과정에서 반칙와 여러 오해들로 많은 비난을 낳고 있다. 하지만 뉴욕증시 거래량의 1/4, 나스닥 거래량의 1/3이 공매도를 통한 거래라는 것을 보면 그만큼 많이 이루어지는 거래 방식이고 따라서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겠다. 



이 책은 공매도를 조금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자동차 사고가 난다고 자동차를 없애 버릴수 없는 것처럼, 공매도로 인한 부정적 측면이 있지만 그것의 긍정적 측면때문에 공매도를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고, 그 부정적 측면을 수정 보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매도의 장점은 우선 주식의 적정가격을 유지하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는 주식을 매입하면 되지만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하는 투자자는 공매도가 규제되는 시장에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을 매도하는 것 이상의 투자밖에 할 수 없다. 이는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관적인 투자자는 주식시장에서 밀려나고,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만 남게되어, 많은 경우 이는 버블로 갈 수 있다. 버블은 언젠가는 꺼지게 될 것이고 이때 피해는 투자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 즉, 공매도 과정에서의 가격발견으로 인해 과대 평가된 주식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돕는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공매도는 주가 변동성을 줄인다는 것이다. 공매도는 모멘텀 방식의 투자가 아니라 역모멘텀 방식의 투자이므로 주가 변동성을 줄인다. 예를 들어 가격이 오르는 주식에 쏟아지는 매도 주문은 가격 상승 모멘텀에 제동을 걸게 되므로 주가가 너무 오르는 것을 막는다. 그리고 이렇게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르지 않으니 너무 떨어질 일도 없다. 



하지만 공매도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건 무차입매도에 의한 공매도때문이다. 공매도는 차입공매도와 무차입공매가 있는데 차입매도는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기 전 주식 대여자로부터 미리 주식을 빌려와 매도하는 것이고, 무차입공매도는 미리 주식을 빌려올 필요 없이 먼저 내다 파는 것이다. 우리 나라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차입공매도만이 법적으로 허용되고 무차입공매도는 불법이다. 무차입공매도야 말로 진정한 의미로 없는 주식을 파는 것이다. 이런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는 금액이 점차 증가하여 2017년에 5700억원대로 증가했는데, 무차입공매도가 증가하는 이유는 이것을 적발하기도 어렵지만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기 때문이다.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가 적고 대부분 '주의'조치만을 받는다. 이런 반칙이 넘쳐나기에 공매도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 책은 공매도가 금지되었을때 금융위기가 커졌다는 것을 언급하며 공매도를 없애기보다 공매도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불법적인 무차입공매도에 대해서는 엄격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개인도 공매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혀야 한다. 공매도가 시장 효율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므로 한국 주식 시장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개인에게 공매도 기회를 여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가격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이 책을 통해 공매도의 양면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고, 공매도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동안 공매도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것이 무차입공매도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불법적인 무차입공매도에 대해서는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공매도의 순기능이 잘 작동하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적절히 보완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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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2019-09-14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금융 관리가 너무 형편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줍니다. 계속 반복하는데 그대로 두는 건 거대 외인자본과 비리도 파봐야할 수준이 아닐까 의심됩니다. 과거 한시적 공매도 금지 같은 조치를 했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는 방관하고 솜방망이 벌금만 내라는거 보면 더 의심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