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
완웨이강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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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 아마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책이다. 그리고 중국 최대 서평 싸이트에서 '올해의 필독서'로 선정되었다. 나는 중국에서 화제가 됐다고 하는 '화폐전쟁'이나 '대국굴기' 같은 책들은 꼭 챙겨보는 편인데, 그 이유는 다시 과거와 같은 세계 최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그들의 야욕을 보면서 긴장할 수 있고 그들의 미래 정책 방향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역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의 인식과 교육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각성시키고 있다.


제 1장 세계관 각성

우리가 고정관념으로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허무는 내용이 담겨있다. '상식으로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지 마라'해서는 상식은 사후의 사건을 해석하는 데만 뛰어날 뿐이므로, 상식에 의한 해석은 진정한 의미의 이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즉, 상식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농촌 출신의 병사가 도시 출신의 병사보다 부대 생활에 더 빨리 적응한다고 말하면 어떤 사람은 농촌의 여건이 도시보다 열악하니 군생활에 더 잘 적응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는 도시 출신의 병사가 더 잘 적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도시 출신의 병사가 질서, 협력, 명령, 에티켓에 더 익숙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두가지 상식 모두 일리가 있지만 어떤 상식이 더 유의미한지 판단이 어렵다. 따라서 상식으로 미래를 판단하기 보다 정확한 통계법을 동원해 역대 데이터를 분석하여 예측하는 것이 더 옳다. 하지만 이 역시 사회과학 분야는 자연 과학 분야처럼 반복 실험을 할 수 없으므로 절대적으로 정확한 결론은 얻을 수 없다.


제 2장 컨베이어 벨트시대의 영웅

여기서는 중국 교육의 현실을 꼬집고 있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교육이 강해야 국가가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 수준이 경제성장을 결정한다고 볼 수 없고, 그보다는 경제 성장으로 사회에 고소득 직업이 생겨나고, 그 수요로 보다 수준 높은 교육에 대한 요구가 생겨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이 교육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사실 최근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을 한 이후의 일인데, 과거 경제가 발전하기 전의 시절에 중국 교육이 방치되어 있다고 낙후된 교육 수준이 경제 성장을 발목 잡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들이 대학 입시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은 국가 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지나친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것 보다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제 4장 이미 다가온 미래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 AI시대가 오면 평균적인 기술로 평균적인 일을 하면서 평균적인 임금을 받으며 평균적인 삶을 사는 '평균적인' 사람들은 반드시 자동적으로 도태될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AI시대가 오면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의 경제모델은 로봇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대비해야 하는데 예를 들면 로봇이 신 메뉴를 개발할 수 있지만 요리의 맛을 볼 수는 없다. 즉,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조합과 최적의 것을 찾아낼 수 있지만 경험을 직접할 수는 없다. 사람은 이 경험을 하는 일을 하면 된다. 다시말해, 음식맛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 또는 로봇이 만든 음악에 대해 선호도를 표시하고 추천을 누르는 것, 이런것들은 인간이 해야 한다. 혹은 컴퓨터가 입력된 수식으로 기상 예측을 할 수 있지만 계산 모델에 대한 미세한 결함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예보관이 수시로 수치를 조정해가면서 판단해야 한다. 이렇게 컴퓨터의 결함을 상쇄하고 컴퓨터의 장점을 활용하는 일이 미래의 인간이 설 자리인 것이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과 상식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상식을 의심해보고, 정보와 지식을 단순히 아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를 생각하고 깊게 통찰해야 한다. 이렇게 우리의 사고 방식을 혁신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인간은 도태를 피할 수 없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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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계승자 - 김정은 평전
애나 파이필드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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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전은 개인의 일생에 대하여 적은 전기이다. 그리고 보통 평전은 위대한 사람의 업적을 기릴때 많이 쓴다. 그런데 이 책은 무려 김정은에 대한 평전이다. 북한의 지도자에 대해 평전을 쓸만큼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에서도 북한에 대해 관심이 큰 것 같다. 해외에 나가서 가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북한에서 왔는지 남한에서 왔는지 되묻는 사람들이 있다. 우린 한반도 안에 있어 우리의 분단 상황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외부에서 보는 한반도는 항상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역이다.


이 책은 북한정보에 가장 정통하다는 평을 듣는 워싱턴포스트의 베이징국장이 여러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탈북자들을 인터뷰하며 작성한 글이다. 그만큼 비밀에 감춰진 북한에 대한 정보를 생생하게 전해들을 수 있다. 김정은의 어린 시절부터 후계자로 양성되는 과정, 그리고 권력을 잡고 공포정치를 하는 내용과 바로 최근인 올해 2월의 하노이 회담 결렬까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렇게 북한에 대한 아주 최신의 내용이 담겨있지만, 바로 지난주말인 6월 30일에 판문점에서 북미 회담이 열릴정도로 남북미 관계는 지금도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김정은과 북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이해하는 건 향후 우리의 관계 변화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릴때부터 스위스 유학을 다녀오며 해외 문물을 접한 김정은이 지도자의 위치에 올랐을때 북한 사람들은 젊은 지도자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52세에 권력을 넘겨받아 버텨내기만 해도 됐던 김정일과 달리 그는 불과 27살에 권력을 물려받았다. 외부에서 보는 시선은 김정은은 상징적인 지도자일뿐이고 국가를 끌고 가는 건 원로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불안한 권력을 잡기 위해 집권 초 2년간 공포 정치를 펼친다.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이 처형되고 현영철이 숙청되었다. 그리고 어리지만 나라를 통치할 만한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했고 그러려면 살림살이가 실제로 더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경제성장을 위해 주민을 억압하는 통제 끈을 살짝 늦추는 방식을 택했다. 소규모 개인 사업인 장마당 단속을 중단하면서 이는 장마당이 경제 주체가 되도록 만들었고, 여기에서 중국의 DVD와 한국의 드라마, 음악등이 유통되며 북한 주민이 외부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더이상 김정은은 북한 주민이 바라는 이상국가를 만들 수 없고, 자기들보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던 남한은 몇배나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더 나은 경제를 원하는 주민들의 기대치도 올라가게 된다.


저자는 여러 사람들의 취재와 하노이 회담등을 보며 김정은의 목표는 분명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경제발전인 것이다. 그는 중국의 덩샤오핑과 같은 개혁개방 정책을 할지 아니면 베트남 공산당과 같은 정책을 할지 모두 구미가 당길만 하지만, 두 모델 다 가족 왕조가 아니라는 점이 걸림돌일 것이라 말한다. 너무나 즉흥적이고 예측불가능한 성격이라 다음의 행동을 알 수 없지만, 최근 남북미 회담을 적극적으로 이뤄내려는 것을 보면 확실한건 그는 지금 체제유지와 경제발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이제는 북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자유와 더 나은 식탁이 차려지길 기대해도 되는 시기가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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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군주론의 탄생
마일즈 웅거 지음, 박수철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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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는 15세기의 정치 철학가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이해하려면 군주론을 쓰게된 계기와 시대적 상황을 알아야 한다. 당시 이탈리아는 옛 로마 시대의 영광을 뒤로하고 외세에 의해 처절하게 짓밟히는 약소국이었고, 세속적 야망에 불타오르는 교황과 권력욕에 사로잡힌 자들에 의해 혼란을 겪으며 구심점이 없는 상태였다. 북부와 중부, 남부가 각각 여러개로 갈라져 대립하고 전쟁을 벌이며 정치체제도 다양했다.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변호사이고 피렌체의 비중있는 집안으로, 어렸을때부터 공부를 하여 서른살이 안되 피렌체의 제2장관직에 임명된다. 그 후 약 14년간 고위공직자로 활동하며 여러곳에 대사로 활동하였다. 하지만 1512년 교황이 스페인과 동맹을 맺고 프랑스와 대결하는 과정에서, 친프랑스적이던 피렌체가 스페인에게 유린되며 피렌체의 옛 지배자 메디치가가 복귀되었다. 메디치가는 명목상 공화정부일뿐 독재적이었고 기존의 공화정부 참여자를 숙청했다. 이 과정에서 마키아벨리 또한 해임되어 작은 농장에서 칩거하게 된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운명론자가 아니었다. 그는 불운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군주론을 써서 메디치가에 헌정하여 능력을 선보여 다시 공직에 발탁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로렌초 메디치는 그 책을 보지도 않았고 결국 마키아벨리의 꿈은 좌절된다. 


마키아벨리가 살던 시기는 혼돈의 시기였기에 과거 권좌에 확고히 자리 잡은 군주들과는 달리 당시 군주는 늘 권력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며 지냈다. 따라서 마키아벨리는 이런 무법천지의 세상에서 불변의 도덕성이란 개념은 터무니없고 군주는 운명의 방향에 따라 그리고 환경의 명령에 따라 변화에 대비해야 하며, 되도록 선을 버리지 말아야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 사악한 길로 가야한다고 한다. 마키아벨리에게 영웅이란 쉴새없이 임기응변을 발휘하고 재간과 용기로 살아남는 자들을 말한다. 그리고 이런 말도 한다. "새로운 영토를 차지한, 또 앞으로 그것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자는 두가지 일을 해야 한다. 첫째는 전임 통치자의 유서 깊은 혈통을 끊는 것이고, 둘째는 법과 조세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강한 군주를 주장한 그는 인정받지 못했고 현재까지도 '마키아벨리즘'이라고 하면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함의 의미로 쓰인다. 한때 나폴레옹,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같은 폭군들이 마키아벨리를 찬미했다고 하나 실제 마키아벨리의 교훈은 무자비한 기만, 전술이 결국 공익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군주론에서도 그는 전제 정치를 옹호하지 않았다. 


이 책은 그의 생전에는 빛을 보지 못하다 18세기에 이르러서야 새로운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 그는 조국의 암담한 현실을 타개해 보려는 애국자로 이해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근대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선구자로 보는 해석이 늘어나게 된다. 마키아벨리는 도덕만으로 정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이상주의자가 아닌 현실주의자였다. 과거 수세기동안 오해와 재해석을 거치며 격동의 시기에 이러한 정치철학을 주장할 수 밖에 없었던, 강한 군주를 통해 하나된 이탈리아를 바란 그의 조국에 대한 사랑과 염원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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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페어 - 사법체계에 숨겨진 불평등을 범죄심리학과 신경과학으로 해부하다
애덤 벤포라도 지음, 강혜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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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창시절 입법, 사법, 행정이 분리되어 있다고 배웠고 사법부의 분리는 사법부의 공정성 때문이라는걸 잘 안다. 하지만 뉴스기사를 보면 사법 농단, 사법 불신 등 사법 체계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모습들이 많이 보이고, 사법 개혁을 하겠다는 의지로 법무장관이 교체되기도 한다. 난 이러한 사법 체계의 문제들이 선진국으로 가는 과도기에 발생하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과거 신성 재판 시대에 비해 사법제도가 많이 발전하고 과학적 수사로 합리적 판결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많은 불평등과 불공정, 그리고 편견들이 잘못된 수사와 판결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수사, 판결, 처벌, 개혁 이렇게 4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은 2~4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수사 부분은 피해자, 형사, 피의자 부분에서의 불공정, 그리고 판결은 검사, 배심원, 목격자, 전문가, 판사의 불공정, 처벌은 대중과 죄수의 불공정, 그리고 마지막 개혁은 도전과 미래에 대해 작성되어 있다.


몇가지 예를 보면


수사 : 형사 (위험한 자백)

과거 후안 리베라의 살인 사건에서 후안은 혈액, 지문, 머리카락, 정액 등의 모든 법의학적 근거면에서 무죄가 분명해 보였지만 그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 이유는 그가 작성했던 자백서 때문이었다. 우리는 과거와 같이 고문을 사용해 자백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그 자백은 허위가 아닐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형사들이 하는 심문 기법인 리드 기법은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공격적 심문으로 이는 허위 자백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기법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증거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도 용인하고 피의자를 몰아붙인다. 그래서 허위 자백을 했던 대다수는 욕설을 그만듣고 싶고 당장의 스트레스와 피로, 두려움으로 범죄를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또 형사들이 하는 방법 중 최소화, 최대화 기법이 있는데 최소화 기법으로 "이게 얼마나 큰일인지 너는 몰랐을 거라고 생각해" 라는 식의 말은 허위 자백에 기여할 수 있다. 


판결 : 판사 (심판인가, 선수인가)

판사는 심판과 같다. 심판은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적용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많은 판사들이 자신의 배경, 경험, 충성심으로 판결을 하고 정책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판결을 오염시킨다. 예를 들어 아들보다 딸을 가진 판사들은 성별과 관련된 소송에서 여성에게 유리하게 판결활 확률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딸을 가진 판사는 임금, 생식, 건강과 같은 문제에서 여성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한층 잘 이해해준다고 한다. 그 외 자신의 군 복무 경험, 주일학교, 부모로의 경험 등 판사 자신의 여러 경험들은 그의 지각, 감정, 추론, 판단을 물들이게 된다. 예를 들어 백인이 흑인을 쏜 사건에서는 백인을 편협한 인종차별주의자로 갖는 편견이 있다. 


개혁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어떤 개혁이든 출발점은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려면 형사 사법제도를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심리학과 신경과학 연구 결과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고 편견을 파악하고 분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어하고 제거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인간의 뇌의 기억과 한계에 기인하는 불공정 문제 해결을 위해 목격자나 배심원에 의존하기 보다 카메라와 법의학 기술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뉴욕은 패노스캔이라는 카메라를 활용해 범죄 현장을 360도 고해상도로 촬영해 준다. 또한 스마트폰 프로그램을 통해 경찰이 어느 사람을 만났을때 즉시 전과 기록을 조사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그 사람이 폭력 전과가 없는 단순 조현병 환자인데도 경찰이 잘못 판단하여 직감에 의거해 행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책은 인간의 심리가 사법제도에 어떻게 불공정을 미치는지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미국의 재판 결과가 어떻게 사회의 최약자들을 위태롭게 하는지 보여준다. 이제까지 증거와 철저한 논리에 의해 죄와 벌이 결정된다고 믿었던 우리의 기대를 뒤엎고 있다. 우리는 사법제도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불공정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낼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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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칸트인가 - 인류 정신사를 완전히 뒤바꾼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서가명강 시리즈 5
김상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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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울대에 가지 않아도 들을수 있는 명강의라는 의미의 서가명강 다섯번째 책이다. 저자는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특이한 것은 데카르트의 코기토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칸트에 대한 책을 작성한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칸트 이전의 모든 철학은 칸트라는 큰 호수로 들어오고, 칸트 이후의 모든 철학은 칸트에서 시작된 물줄기이다라고. 즉, 과거의 서양 사상이 칸트를 중심으로 모두 모였다가 다시 칸트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뻗어나간다는 것이다. 그가 전공한 데카르트는 자연 현상이 모두 기계론적 법칙을 따른다는 것인데, 칸트는 그것에서 좀 더 발전시킨 이론을 말하고 있으니, 칸트의 철학을 호수에 비유하는 것이 맞는것 같기도 하다. 


이 책에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부터 실천이성비판, 그리고 판단력비판에 대해 서술되어 있다. 


순수이성비판에서 칸트는 주체와 대상의 관계를 전도시켰다. 칸트 이전에는 인식의 출발점에 대상이 있고 주체는 그 대상을 수동적으로 비추는 거울로 간주되어 왔으나, 칸트는 인식을 주체의 능동적 종합의 산물로 보았다. 인식의 중심에는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라고 했는데 코페르니쿠스가 기존의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이론을 바꾸어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것을 설명한 것처럼 칸트는 주체와 대상의 위치를 바꾸어 설명한 것이다. 이는 오늘날의 인공지능이 설정하는 인지 모델과 매우 흡사하다.


두번째는 실천이성비판이다. 여기서는 '덕' 윤리를 '의무'의 윤리로 전도시킨다. 덕 윤리의 중심에는 선의 개념이 있고 그 둘레를 도덕법칙이 회전한다. 이는 종교와 유사한 고대의 윤리인 것이다. 하지만 현대 의무의 윤리에서는 도덕법칙(법)이 중심을 차지하고 둘레를 선이 회전한다. 이는 법적 추론과 유사해 지는 것이다. 이도 역시 칸트에 의해 코페르니쿠스적 전회가 일어난 것이다. 


세번째는 판단력비판인데 이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눈다. 전반부에서는 심미적 판단에 대해 다룬다. 칸트 이전에는 규정적 판단으로 이론적 판단(사실)과 실천적 판단은 보편자(개념, 법칙)을 중심에 놓고 대상이나 행위를 규정하지만, 이와는 다른 것들이 있는데 칸트는 이를 반성적 판단이라고 해서 우연한 사실로부터 새로운 보편자로 나아가는 판단을 말한다. 다시 말해 사실을 중심으로 개념이 발생하는 것이다. 


네번째 판단력비판의 후반부는 전반부와 유사한데 목적론적 판단을 다룬다. 전반부와 마찬가지로 사실을 중심으로 개념이 발생하는 것은 동일하고, 전반부가 주관 내부와 관계가 있는 주관적 합목적성을 원리로 한다면 후반부는 살아 있는 유기체에 대한 것으로 객관적 합목적성을 원리로 한다. 다시 말해 칸트 이전 과학혁명시대의 기계론적 사고관을 뒤집어 고대의 자연관인 유기체적 자연관을 정당화한것이다. 칸트의 이런 판단은 근대 과학에 의해 증발해 버린 가치의 차원을 복구하는 것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처음 접하는 철학서라 내용이 상당히 어려웠지만 칸트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으로, 칸트가 왜 서양 사상사에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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