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계승자 - 김정은 평전
애나 파이필드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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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전은 개인의 일생에 대하여 적은 전기이다. 그리고 보통 평전은 위대한 사람의 업적을 기릴때 많이 쓴다. 그런데 이 책은 무려 김정은에 대한 평전이다. 북한의 지도자에 대해 평전을 쓸만큼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에서도 북한에 대해 관심이 큰 것 같다. 해외에 나가서 가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북한에서 왔는지 남한에서 왔는지 되묻는 사람들이 있다. 우린 한반도 안에 있어 우리의 분단 상황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외부에서 보는 한반도는 항상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역이다.


이 책은 북한정보에 가장 정통하다는 평을 듣는 워싱턴포스트의 베이징국장이 여러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탈북자들을 인터뷰하며 작성한 글이다. 그만큼 비밀에 감춰진 북한에 대한 정보를 생생하게 전해들을 수 있다. 김정은의 어린 시절부터 후계자로 양성되는 과정, 그리고 권력을 잡고 공포정치를 하는 내용과 바로 최근인 올해 2월의 하노이 회담 결렬까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렇게 북한에 대한 아주 최신의 내용이 담겨있지만, 바로 지난주말인 6월 30일에 판문점에서 북미 회담이 열릴정도로 남북미 관계는 지금도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김정은과 북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이해하는 건 향후 우리의 관계 변화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릴때부터 스위스 유학을 다녀오며 해외 문물을 접한 김정은이 지도자의 위치에 올랐을때 북한 사람들은 젊은 지도자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52세에 권력을 넘겨받아 버텨내기만 해도 됐던 김정일과 달리 그는 불과 27살에 권력을 물려받았다. 외부에서 보는 시선은 김정은은 상징적인 지도자일뿐이고 국가를 끌고 가는 건 원로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불안한 권력을 잡기 위해 집권 초 2년간 공포 정치를 펼친다.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이 처형되고 현영철이 숙청되었다. 그리고 어리지만 나라를 통치할 만한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했고 그러려면 살림살이가 실제로 더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경제성장을 위해 주민을 억압하는 통제 끈을 살짝 늦추는 방식을 택했다. 소규모 개인 사업인 장마당 단속을 중단하면서 이는 장마당이 경제 주체가 되도록 만들었고, 여기에서 중국의 DVD와 한국의 드라마, 음악등이 유통되며 북한 주민이 외부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더이상 김정은은 북한 주민이 바라는 이상국가를 만들 수 없고, 자기들보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던 남한은 몇배나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더 나은 경제를 원하는 주민들의 기대치도 올라가게 된다.


저자는 여러 사람들의 취재와 하노이 회담등을 보며 김정은의 목표는 분명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경제발전인 것이다. 그는 중국의 덩샤오핑과 같은 개혁개방 정책을 할지 아니면 베트남 공산당과 같은 정책을 할지 모두 구미가 당길만 하지만, 두 모델 다 가족 왕조가 아니라는 점이 걸림돌일 것이라 말한다. 너무나 즉흥적이고 예측불가능한 성격이라 다음의 행동을 알 수 없지만, 최근 남북미 회담을 적극적으로 이뤄내려는 것을 보면 확실한건 그는 지금 체제유지와 경제발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이제는 북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자유와 더 나은 식탁이 차려지길 기대해도 되는 시기가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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