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의 아이 : 상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더픽션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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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북유럽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일본 소설을 십수년 전부터 읽는 게 참 좋았고, 언제나 즐거웠더랬습니다. 그러면서도 좀 색다른 소설의 주제가 없을까? 하고 생각하던 중에, '의료 미스터리 판타지' 라는 꽤나 흥미로운 주제를 가진 소설을 찾게 되었습니다.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현실과 비현실이 잘 섞일 수 있는 내용이라, '앞으로 있을 수도 있는' - 이런 내용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작가에 대해서 좀 알아봤는데, 의사 출신이라 그런지 의학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판타지 내용이 잘 우러 나올까(?) 싶었는데 정말 잘 우렸(?)네요.


이야기의 중심에는 젊은 신경내과 의사 시키나 아이가 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네 사람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이들은 세계적으로도 보고 사례가 극히 적은 희귀질환 ‘이레스’ 환자로 분류됩니다. 특별한 전조 없이 혼수상태에 빠지고, 깨어나지 못한 채 계속 꿈을 꾸는 병입니다. 왠지 실제로 있을 법한 내용입니다. 제목인 몽환과도 연결이 되는 중심 사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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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에서 한꺼번에 네 명이 같은 병에 걸립니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병이라는 설정인데도 말이지요. 비슷한 시기에, 가까운 곳에서, 많은 환자의 발생입니다. 냄새가 나지요. 소설의 소재가 됩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이 점을 의심하면서 환자들을 살펴 보기 시작하면서 공통점을 찾아냅니다. 공통점은 마음 속 깊은 곳의 절망을 느꼈다는 겁니다. 몸의 이상이 시작이 아니라, 마음 속의 문제입니다. 그러면서 이야기의 방향이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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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의학으로 답을 찾을 수 없는 무엇인가, 바로 꿈입니다. 꿈이 하나의 세계로 등장하게 됩니다.

의료 미스터리라고 해서 의학적인 내용으로 희귀질환에 대해서 열심히 따라가고 있었는데 판타지로 가니 상당히 흥미로워집니다. 판타지 부분이 커지면서 재밌어지네요. 환자들이 보는 꿈들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무슨 이유로 절망 뒤의 병을 얻었는지, 내용이 더 궁금해집니다.


현실에서는 살인사건도 벌어집니다. 현장의 흔적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좁혀가는 과정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몽환과는 다른 철저한 현실적인 내용입니다. 병원에서는 이레스라는 정체불명의 병을 추적하고, 다른 쪽에서는 범죄 사건의 진상을 쫓습니다. 처음에는 이 두 이야기가 어떤 관계인지 잘 보이지 않아 읽는 동안 계속 어디서 연결이 되려나 하고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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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상권 하권으로 분리되어 있으니만큼 상권의 재미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떨어져 있는 사건과 인물들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는데 등장인물이 자꾸 늘어납니다. 어떻게 진행될지 자꾸 궁금해집니다.


주인공 역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역할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의사로서 환자를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자신의 기억과도 마주하게 됩니다.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단순히 증상을 없애는 것만은 아니라 무엇인가 더 해야 한다는 걸 느끼는 부분도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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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의 아이 - 상권은 한 권 안에서 모든 답을 주는 작품은 아닙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이레스는 왜 발생했는지, 네 사람은 왜 같은 시기에 쓰러졌는지, 꿈속 세계와 현실의 사건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직 궁금한 부분이 많습니다. 대신 그 질문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하권을 바로 펼쳐보고 싶게 만듭니다. 상 하 권 다 읽고 서평을 쓸 걸 그랬습니다.

상권만 놓고 보자면 정통 의료 미스터리만 생각하고 읽는다면 예상과 다릅니다. 저처럼 일본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판타지 설정에도 거부감이 없다면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의학과 설명하기 어려운 꿈의 세계가 어디에서 만나게 될지, 그 연결점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는 상권이었습니다. 하권도 빨리 읽어야 겠네요. 하권에서는 모든 답을 찾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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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쿠 - 망자의 터
기타자와 도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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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내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해 괴담과 미스터리로 번져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움이 집착과 저주로 변하는 과정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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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쿠 - 망자의 터
기타자와 도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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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리뷰어스클럽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리운 사람이 돌아온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행복하겠지요. 그런데 만약에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면? 그런 생각을 해보면 섬짓하긴 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사랑했던 사람이 나타난다면. 둘의 어감은 무척이나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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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쿠: 망자의 터는 죽은 아내를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제목인 ‘온고쿠'는 ‘먼 나라’라는 뜻으로, 작품에서는 죽은 사람들이 가는 곳을 가리킵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선 말인데, 뭐 북망산천?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우리와는 조금 다른 이름일 뿐이지요. 계속해서 책을 읽다 보면 왜 이 제목이 붙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먼 나라에서 누가 오는 것인지...


배경은 다이쇼 시대의 오사카입니다. 화가인 소이치로는 간토 대지진으로 아내 시즈코를 잃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죽음이라 제대로 작별할 시간도 없었고, 결국 그는 아내의 목소리라도 한 번 더 듣고 싶다는 마음으로 무녀를 찾아가 강령 의식을 부탁합니다. 누구나 이런 마음을 갖겠지요. 소중한 사람을 갑자기 잃게 된다면 말이지요.

여기까지만 보면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남편의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면 한 번만 더 말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그러지 않을까요? 그런데 바로 그 소원이 실제로 이루어진 뒤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루어져서는 안될 것이 이루어진 것이니까요.




강령 의식을 치른 뒤 소이치로의 주변에는 이상한 일들이 이어집니다. 집 안에서는 백분 냄새가 나고, 한밤중에는 죽은 아내가 부르던 노래가 들립니다. 발소리는 침실 쪽으로 점점 가까워지고, 닫혀 있던 장지문까지 열립니다. 영화로 나오면 좋을 것 같은 공포스러운 내용입니다. 비슷한 형태의 영화가 이미 나와있겠지요? 묘사하는 부분이 숨막히게 좋았습니다. 밤에 읽었더니 더 좋(?)더군요.

이 장면이 인상적인 건 귀신의 모습을 처음부터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다다미를 밟는 소리, 가까워지는 노랫소리, 바로 등 뒤에 무엇인가 앉아 있다는 느낌으로 공포를 만들어 갑니다. 차라리 눈앞에 무엇이 보이는 편이 덜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보이는 공포는 극복이 가능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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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묘하게 느껴지는 것은 소이치로가 그렇게 기다리던 존재가 바로 시즈코라는 점으로, 보고 싶어서 직접 불러냈지만 정작 그녀가 나타나자 뒤를 돌아볼 수 없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랑했기에 바로 보고, 얼싸안고 싶지 않았을까요? 그리워했던 사람과 두려운 존재가 같은 사람이라는 상황이 이 작품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이해가 될 부분입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소이치로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에게 벌어진 일의 이유를 추적하고, 시즈코가 정말 이승에 남아 있는 것인지도 확인하려 합니다. 책의 초반이 시즈코의 등장(?)으로 인한 호러 요소가 강했다면, 중후반부에서는 점점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나타납니다. 이때 등장하는 존재가 있는데, 에리마키라고 합니다. 망자의 혼을 먹는 괴이 - 괴이가 등장하면 언제나 흥미롭더군요? - 인데, 보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이치로에게 또 하나의 위협처럼 느껴지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둘의 관계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책을 읽으면서 확인하면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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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요소가 호러라면, 중후반 요소는 미스터리로 생각하고 보면 좋은 구성입니다. 귀신이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까가 초반의 주요 흥미 포인트였다면, 나중에는 왜 시즈코가 여기 남아 있는것인지, 후루세 가문에서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인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습니다. 마지막은 어떻게 될까요?


소원 풀이에 대한 해설이 흥미로워 보였습니다. 망자가 생전에 품었던 소원을 풀어 제대로 성불할 수 있도록 하는 의식인데, 여기에는 부채가 사용됩니다. 부채를 펼치고 접게 해주는 작은 부품인 ‘사북’을 떼어낸 뒤 부채를 내걸거나 높이 던집니다. 반대로 사북을 떼지 않으면 망자의 소원을 강제로 이승에 붙잡아 둘 수 있다고 합니다.

설명 자체도 흥미롭지만, 이 설정이 소이치로의 상황과 이어진다는 점이 재밌네요.

죽은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보내지 못하는 마음과, 정말로 그 사람을 이승에 붙잡아 두는 행동은 어디까지 같은 걸까요. 소이치로가 아내를 다시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과연 시즈코를 위한 일인지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소이치로에 감정 이입이 되면, 더욱 재밌습니다. 무섭고요.



결국 이야기의 전체 구성은 이렇습니다. 소이치로가 아내를 불러낸 일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가문에 남아 있던 비밀과 저주가 하나씩 드러납니다. 누군가의 욕심과 미련이 사라지지 않은 채 다음 세대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책을 넘기면서 알 수 있습니다.

호러와 미스테리의 적절한 조화로 흡입력이 강한 책이었습니다. 그런 점은 다 좋긴 한데 잔혹한 장면이나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도 나오는 편이라 이런 표현에 민감하다면 참고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내용이 좀 있어서, 솔직하게 평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여 언급합니다.

#온고쿠 를 읽고 가장 오래 남았던 건 결국 죽은 사람을 보내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소이치로는 아내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그 바람이 이루어진 뒤에는 오히려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주해야 합니다. 정작 돌아왔더니... 무섭지요.

다시 보고 싶다는 마음과 이제는 보내주어야 한다는 사실 사이에서 사람이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지, 거기에 일본의 옛 풍습과 가문의 저주를 섞어 호러와 미스터리로 풀어낸 멋진 작품이라는 것이 제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귀신이 나타나는 장면만 무서운 책이라기보다, 사랑했던 사람을 끝내 놓아주지 못하는 마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결론 내리고 싶습니다.

일본 호러, 특유의 음습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온고쿠 #망자의터 #반타 #미스터리 #호러 #스릴러 #고딕스릴러 #온고쿠망자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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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리버 - 인류 문명을 만든 일곱 개의 강 이야기
버네사 테일러 지음, 박은영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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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북유럽카페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4대강 문명, 나일강, 유프라테스강, 황하, 인더스강

이렇게 줄곧 외우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저 네 개의 강만이 문명을 이끌어 나간 것은 아니라고도 느꼈던 적이 있었지요. 물론 공부할 때는 무조건 네 개만 외우자! 하면서 시험을 준비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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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이렇게 책 이름을 보고 나니, 어떤 강들이 추가(?)되어 문명을 발전시켰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서평 이벤트를 신청을 했고, 이 책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목차에서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나일강과 그리고 그리고.. 나머지는 기존의 4대강 문명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왠지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인더스강 대신에 갠지스, 황하 대신에 양쯔강이, 그리고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가... 사라졌습니다. 각 강에 세 개의 장을 배정해 서로 다른 시대와 주제를 다룹니다. 일곱 강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왕조의 경쟁에서 종교, 무역, 노예제와 도시의 환경 문제까지 관심사가 바뀝니다. 아무래도 문명과 연결된 다양한 강의 이야기가 있겠지요. 강마다 특색있는 내용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도 저는 다뉴브강이 꽤나 신선했습니다. 아무래도 여러 지역을 연결하는 교역로이자 제국들이 맞서는 경계이다보니, 운하를 만들어 항해가 편리해져도 모두가 같은 이익을 얻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강한 놈(?)이 더욱 많은 것을 얻겠지요. 경쟁국의 곡물 무역상들에게 유리하다는 이유로 운하의 설계 결함을 바로잡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특히 눈에 들어옵니다. 이게 지금은 지탄 받을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그 논리가 통했던 것 같네요. 지도 속 물길과 국경을 함께 보면, 강을 둘러싼 계산이 왜 복잡했는지 이해하기 좋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다뉴브강과 연계되어 있는 것이지요. 저는 다뉴브강은 그냥 독일 정도랑 관계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여러 나라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걸 알고나니, 새삼 '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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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지스강, 하면 좀 더러운 이미지가 우리에겐 있습니다. 인도가 인도한... 그런 곳이지요. 하지만 현지에서는 성스러운 강입니다. 예전에도 그랬구요. 그래서인지 신앙과 권력의 관계가 드러납니다. 성지를 둘러싼 다툼은 서로 다른 종교 사이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힌두교 세력도 영토와 정치적 이익을 두고 경쟁했습니다. 반면 갠지스의 물은 다른 종교의 통치자들에게도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성스러운 강이라는 익숙한 이미지에 정치와 생활의 이야기가 더해집니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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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스강은 영국의 대표적인 강인데, 저는 그냥 더러운 강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더러운 이유는 산업혁명이 일어난 곳이라서? 하는 생각 정도였지요. 그런 강과 관련된 세세한 이야기를 책에서 풀어나갑니다. 1858년의 ‘대악취’ 사건은 도시가 커지는 동안 무엇을 방치했는지 드러냅니다. 그래서 템즈강을 모델로 했다면, 굉장히 더러운 강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한강은 무척이나 깨끗합니다... 지금은 말이지요. 당시 영국은 국회의사당 근처에서도 악취를 피할 수 없었다는 대목이 특히 눈에 들어옵니다. 화려한 도시의 역사도 결국 사람들이 쓰고 버리는 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강이 정말, 문명의 방향을 결정하는 듯 싶습니다.


미시시피강이나 니제르 강도 흥미로웠지만, 사실 양쯔강이 워낙 흥미가 있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황하 대신에 양쯔강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봤더니 대운하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르코 폴로가 언급할 정도로 기억에 남았던 곳이겠지요. 대규모 건축에 의한 지반 침하... 결국 옛날 존재하던 운하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도시 문제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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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읽고 보니 아, 이래서 세븐 리버를 선정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명의 이야기만으로 완성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각 강의 특색있는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나갑니다. 성스러운 갠지스강, 더러운(?) 템스강, 노예의 미시시피강... 말리 제국의 니제르강... 다양합니다. 왕조의 다툼이 궁금하면 나일강을, 도시와 위생의 역사가 궁금하면 템스강을 먼저 읽는 식으로 강 하나씩 쏙쏙 뽑아보는 방법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좀 정신이 없어서, 7개 강을 한 번에 읽는 것보다, 맘에 드는 강 하나 잡고 읽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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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강에 세계사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 강들을 보면 세계사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지리와 얽힌 역사를 재밌어 하시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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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랜드
사와무라 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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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책책책을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책 제목만 봤을 때는 뭔가 즐거운 집인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책 내용은 실제로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기술의 발전과 가족관계의 변화를 그린 SF 소설집입니다. 밝은 색감의 표지와 달리 내용은 생각보다 현실적이고 때로는 무서운 수준의 그런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잠깐 읽으면서 에피소드 하나씩 읽으려다가 빠져들어서 한 번에 다 봤습니다. 흡입력 있는 내용들로 구성이 되었네요. 아무래도 태블릿과 첨단 기술, 유전자 편집, 결혼 정보 시스템, 로봇과 간병 등 지금도 익숙한 소재들이라서 그런지, 그럴만도 하지 하면서. 완전히 낯선 미래라기보다 현재보다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한 세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야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이 책의 대표작입니다. 왜 시어머니 빼고는 다 좋았던 것인지, 책 내용을 읽다보면 섬뜩합니다. 감시의 세계... 감시의 수준을 넘어서 가족을 조종하는, 그런 내용이 등장합니다.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 오히려 가족 사이의 거리감을 드러내기도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반전(?)은 상당히 씁쓸한 듯 하면서, 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수도 있구나, 하더군요.


또 재미있던 에피소드는 이것이었습니다. 사요나키가 날아오른 날. 가족을 무조건 따뜻하고 이상적인 존재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 이 단편의 주요 포인트입니다. 누군가에게 가족은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부담과 상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행동이 시간이 지난 뒤에는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가족이라는 관계가 가까운 만큼 서로에게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로봇의 존재가, 가족에게 무슨 일을 하게 만들었는지,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책의 뒷표지에 소개된 것처럼 이 작품에서는 시집살이, 아동 방임, 혼활, 간병과 노인 소외 등 다양한 문제가 미래 사회의 모습과 함께 펼쳐집니다. 그래서 단순히 ‘미래에는 어떤 기술이 등장할까?’를 보여주는 SF라기보다, 이렇게 기술이 발달되어가는 사회에서 인간의 본질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소설에서 여러 예시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정말 단숨에 읽어버린, 시간이 아깝지 않았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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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한 편을 읽고 나면 가족과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여운이 있습니다. 화려한 우주나 먼 미래보다 우리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현실적인 SF를 좋아하신다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서평 때문에 재밌다고 포장하기보다도, 정말로 흥미로운 주제였고, 헉 하는 결말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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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우리는 인간이니만큼, 가족을 둘러싼 고민만큼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패밀리 랜드』는 미래의 가족을 통해 지금 우리의 가족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SF를 좋아하시면서도 현실의 문제를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정말 추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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