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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리버 - 인류 문명을 만든 일곱 개의 강 이야기
버네사 테일러 지음, 박은영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8월
평점 :
이 서평은 #네이버북유럽카페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4대강 문명, 나일강, 유프라테스강, 황하, 인더스강
이렇게 줄곧 외우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저 네 개의 강만이 문명을 이끌어 나간 것은 아니라고도 느꼈던 적이 있었지요. 물론 공부할 때는 무조건 네 개만 외우자! 하면서 시험을 준비하곤 했습니다.
막상 이렇게 책 이름을 보고 나니, 어떤 강들이 추가(?)되어 문명을 발전시켰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서평 이벤트를 신청을 했고, 이 책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목차에서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나일강과 그리고 그리고.. 나머지는 기존의 4대강 문명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왠지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인더스강 대신에 갠지스, 황하 대신에 양쯔강이, 그리고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가... 사라졌습니다. 각 강에 세 개의 장을 배정해 서로 다른 시대와 주제를 다룹니다. 일곱 강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왕조의 경쟁에서 종교, 무역, 노예제와 도시의 환경 문제까지 관심사가 바뀝니다. 아무래도 문명과 연결된 다양한 강의 이야기가 있겠지요. 강마다 특색있는 내용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도 저는 다뉴브강이 꽤나 신선했습니다. 아무래도 여러 지역을 연결하는 교역로이자 제국들이 맞서는 경계이다보니, 운하를 만들어 항해가 편리해져도 모두가 같은 이익을 얻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강한 놈(?)이 더욱 많은 것을 얻겠지요. 경쟁국의 곡물 무역상들에게 유리하다는 이유로 운하의 설계 결함을 바로잡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특히 눈에 들어옵니다. 이게 지금은 지탄 받을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그 논리가 통했던 것 같네요. 지도 속 물길과 국경을 함께 보면, 강을 둘러싼 계산이 왜 복잡했는지 이해하기 좋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다뉴브강과 연계되어 있는 것이지요. 저는 다뉴브강은 그냥 독일 정도랑 관계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여러 나라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걸 알고나니, 새삼 '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갠지스강, 하면 좀 더러운 이미지가 우리에겐 있습니다. 인도가 인도한... 그런 곳이지요. 하지만 현지에서는 성스러운 강입니다. 예전에도 그랬구요. 그래서인지 신앙과 권력의 관계가 드러납니다. 성지를 둘러싼 다툼은 서로 다른 종교 사이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힌두교 세력도 영토와 정치적 이익을 두고 경쟁했습니다. 반면 갠지스의 물은 다른 종교의 통치자들에게도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성스러운 강이라는 익숙한 이미지에 정치와 생활의 이야기가 더해집니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재밌습니다.
템스강은 영국의 대표적인 강인데, 저는 그냥 더러운 강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더러운 이유는 산업혁명이 일어난 곳이라서? 하는 생각 정도였지요. 그런 강과 관련된 세세한 이야기를 책에서 풀어나갑니다. 1858년의 ‘대악취’ 사건은 도시가 커지는 동안 무엇을 방치했는지 드러냅니다. 그래서 템즈강을 모델로 했다면, 굉장히 더러운 강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한강은 무척이나 깨끗합니다... 지금은 말이지요. 당시 영국은 국회의사당 근처에서도 악취를 피할 수 없었다는 대목이 특히 눈에 들어옵니다. 화려한 도시의 역사도 결국 사람들이 쓰고 버리는 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강이 정말, 문명의 방향을 결정하는 듯 싶습니다.

미시시피강이나 니제르 강도 흥미로웠지만, 사실 양쯔강이 워낙 흥미가 있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황하 대신에 양쯔강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봤더니 대운하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르코 폴로가 언급할 정도로 기억에 남았던 곳이겠지요. 대규모 건축에 의한 지반 침하... 결국 옛날 존재하던 운하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도시 문제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인가 봅니다.
이렇게 읽고 보니 아, 이래서 세븐 리버를 선정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명의 이야기만으로 완성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각 강의 특색있는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나갑니다. 성스러운 갠지스강, 더러운(?) 템스강, 노예의 미시시피강... 말리 제국의 니제르강... 다양합니다. 왕조의 다툼이 궁금하면 나일강을, 도시와 위생의 역사가 궁금하면 템스강을 먼저 읽는 식으로 강 하나씩 쏙쏙 뽑아보는 방법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좀 정신이 없어서, 7개 강을 한 번에 읽는 것보다, 맘에 드는 강 하나 잡고 읽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7개의 강에 세계사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 강들을 보면 세계사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지리와 얽힌 역사를 재밌어 하시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