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아픈 아이 잘 낫는 아이 이렇게 키워라 - 장 건강으로 완성하는 우리 아이 회복력 통합의학 가이드
엘리사 송 지음, 김예성 옮김, 김경철 감수 / 정말중요한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평은 #네이버북유럽카페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아이가 아픈 것을 원하는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이 참 직접적입니다. 아이가 안 아팠으면 좋겠고, 설령 아프더라도 오래 끌지 않고 잘 나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죠. 아이가 감기 걸리거나 하면 집안이 뒤집어집니다. 열나면 열나는대로 걱정이고, 부모한테 옮아 한동안은 집안에서 기침소리가 끊이질 않기도 합니다. 열이 오르는지 계속 이마를 만져보게 되고, 밤새 기침을 하면 옆에서 같이 잠을 설치게 됩니다.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오면 일단 한숨 돌리지만, 며칠 뒤 비슷한 증상이 다시 시작되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부모도 아파버리면 정말... 생각도 하기 싫은 일상이 반복되니까요.


단순히 “이 음식이 좋다”, “이 영양제를 먹어라” 식의 건강 정보만 담은 책이라기보다, 아이 몸이 왜 자주 아픈지, 회복력이라는 것을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 같은 내용이 많습니다. 아이 건강을 감기, 기침, 알레르기 같은 개별 증상으로만 보지 않고, 장 건강과 면역, 생활 습관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려는 책입니다. 체온이 몇 도 오르면 뭐 면역력이 증가한다? 그런 뜬구름 잡는 것보다, 어떻게 해서 면역력이 증가한다, 와 같은 구체적인 이야기도 해주니까 신뢰도가 좀 있습니다.


정상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면 바로 즉답하려고 하니 금방 답이 안나옵니다. 저자는 아이의 건강을 단순히 검사 결과나 평균 수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병원에서 “정상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분명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는 계속 피곤해하고, 자주 아프고, 회복이 더딜 때가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경우가 꽤 있지요. 정상 소견인데 피곤하고, 아픕니다. 잠도 계속오고 말이지요. 저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참 애매한 입장이 됩니다. 큰 병은 아니라는데, 그렇다고 마냥 괜찮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평소보다 축 처져 있거나, 감기가 오래가거나, 알레르기 증상이 반복되면 마음 한켠이 복잡하게 됩니다. 정말 괜찮은 것인지? 아닌지? 헷갈리지요. 병원에서는 수치상 정상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기에 '정상'이라고 하는 것이니까요. 숫자가 정상 범위 안에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아팠을 때 다시 회복하는 힘을 갖고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그런 부분에 중점을 맞추었습니다.


책에는 여러 질병에 대한 내용이 등장하는데, 이렇게 결막염에 관련된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결막염은 아이들에게 흔히 생길 수 있는 증상이지요. 눈이 붉어지고, 눈곱이 끼고, 가렵고,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책에서는 결막염의 주요 증상을 차분히 정리하면서도, 단순히 눈에 생긴 문제로만 보지 않는 태도를 보입니다. 아이에게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우리는 대개 그 부위만 보게 됩니다. 눈이 아프면 눈, 코가 막히면 코, 배가 아프면 배를 먼저 생각합니다. 물론 당장 불편한 부위를 살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증상은 겉으로 드러난 결과이고, 그 안쪽에는 면역 반응이나 염증, 장내 환경, 생활 리듬 같은 요소가 함께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아플 때 “왜 또 이러지?” 하고 속상해하기보다, 전체적으로 몸이 보내는 복합적인 신호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에 대해 어떻게 해야 되는가, 하는 점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레시피들은 서구 식단에 맞춘 내용이긴 합니다. 그래도 건강식이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어 먹이는 데는 부담이 덜합니다. 해시브라운 아침에 먹이는 경우는 좀 드물긴 할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 뭐, 꼭 책에 나온 방식 그대로 따라 하지 않더라도, 핵심은 아이가 좋아할 만한 형태로 채소와 단백질, 좋은 지방을 자연스럽게 넣어보자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와플 기계가 없으면 팬에 구워도 될 것이고, 재료가 다 없으면 집에 있는 채소나 달걀 위주로 응용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아이 건강식을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평소 먹는 음식 안에서 조금씩 바꿔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아이가 갑자기 안 아프게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고, 필요한 치료는 받아야 합니다. 다만 이 책은 병원 진료 이후의 일상, 그러니까 아이가 왜 자주 아픈지, 왜 회복이 더딘지, 평소 생활에서 부모가 무엇을 살펴볼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무조건 약이 나쁘다거나, 영양제만 먹이면 된다는 식의 책은 아니어서 그 점은 좋았습니다. 다만 통합의학적인 관점이 강하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그대로 실행해야 하는 정답처럼 보기보다는, 아이의 몸을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게 해주는 참고서처럼 읽는 것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부모의 시선을 바꿔준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가 또 감기에 걸렸네, 또 눈이 빨갛네, 또 배가 아프네, 이렇게 증상 하나하나에만 매달리다 보면 부모도 지치고 아이도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증상 뒤에 있는 식습관, 수면, 장 건강, 염증, 면역 반응 같은 것들을 함께 보자고 말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아플 때도 조금은 덜 당황하고, 평소에 무엇을 챙겨야 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완벽하게 안 아픈 아이를 키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감기도 걸리고, 눈병도 생기고, 배탈도 나고, 이런저런 과정을 겪게 되니까요. 하지만 아프더라도 오래 끌지 않고 잘 회복하는 아이, 평소 몸이 튼튼한 아이로 자라나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적혀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이 건강을 조금 더 근본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부모에게 꽤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니다. 특히 아이가 자주 아프거나, 병원에서는 괜찮다고 하는데 부모 눈에는 어딘가 계속 신경 쓰이는 경우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합니다. 완벽한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아이의 몸을 이해하는 기준을 하나 더 마련해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중독시대, 우리 아이 지키기
김태온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길을 걷다보면 스마트폰에 눈을 고정한 채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그렇게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저도 간혹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기도 합니다. 저는 하면서, 아이들은 안된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는 건 알지만, 아이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면 어떻게하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이 없으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딜레마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예로, 아이가 스마트폰을 너무 오래 보는 것 같을 때, 유튜브를 끄라고 하면 짜증을 낼 때, 게임을 그만하라고 하면 갑자기 예민해질 때, 부모는 자주 헷갈립니다. 이게 단순한 버릇인지, 훈육의 문제인지, 아니면 정말 중독이라고 봐야 하는지 말입니다. 우리 아이는 아닐거야, 하면서도 걱정이 되니까요.

​

“스마트폰을 든 3세, 유튜브에 빠진 7세.

지금, 아이의 뇌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

좀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 책 내용을 계속 읽다보면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스마트폰이 무조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나 전자매체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객관적인 설명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설득당하게 됩니다. 어떻게 설득당할까요?


여러 가지 중독과 관련되어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 저자입니다. 중독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시는 분이네요.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학자 타입이라기 보다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타입이라 좀 더 실용적인 내용으로 구성하였다는 것이 신뢰가 갑니다. 현장에서 어떤 것을 느꼈는지, 그런 내용으로 책을 썼을 거란 말이죠.

​

보통의 부모라면, 아이들이 디지털 기기 사용을 할 때 문제가 발생하면 아이들의 의지부족으로 몰고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좀 다르게 보는 것 같았습니다. '뇌'와 관련하여 이런 저런 분석을 하면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화가 났을 때 아이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그런 내용도 있어 실생활에서 참 유용하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계속 보다보면 알게 되는 점이 있는데, 책에서 반복해서 강조되는 핵심은 결국 ‘뇌’입니다. 아이의 뇌는 아직 발달 중이고,

특히 충동을 조절하고 판단하고 기다리는 힘과 관련된 전두엽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숏폼 영상이나 게임, 빠른 보상 체계는 아이의 뇌를 기다림보다 즉각적인 자극에 익숙하게 만듭니다. 어른도 짧은 영상 하나만 본다고 했다가 어느새 30분, 1시간을 넘기는 일이 흔한데, 아직 자기 조절 능력이 충분히 자라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그 영향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숏폼, 쇼츠.. 정말 큰일이죠. 노래도 예전에는 4분이 넘어갔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노래들은 2분 정도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이유가 집중력의 저하라고 하니, 문제점이 계속 느껴집니다.

MZ세대 그런 것이 아니라, 잘파 세대가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세대들을 말하는 것이지요. 다섯 살 짜리가 태블릿을 달라...고 하는데 부모는 놀라지 않습니다. 그런 것이 익숙하기 때문이지요. 디지털 환경과 함께 자라난 아이들, 말보다 영상을 먼저 접하고, 기다림보다 즉각적인 반응에 먼저 익숙해진 세대입니다. 책 속 표에서는 이전 세대와 잘파세대의 차이를 비교하는데, 이 부분이 참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예전에는 말을 먼저 배우고, 관계를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인내한 뒤 보상을 받는 구조가 비교적 자연스러웠다면, 지금 아이들은 영상으로 먼저 배우고, 온라인 관계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며, 흥미가 없으면 몇 초 만에 넘겨버리는 환경 속에 있습니다. 집중력이 12초에서 3초로 줄어들었다...는 것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당히 걱정되게 만듭니다.

물론 이것이 아이들이 나빠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들은 그 시대의 환경에 적응하며 자랍니다. 문제는 그 환경이 너무 빠르고, 너무 강하고, 너무 자극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어른들은 어린 시절에 흙을 만지고, 친구들과 뛰어놀고, 심심함을 견디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에게 심심함은 거의 주어지지 않습니다. 잠깐만 조용해도 영상이 있고, 기다리는 시간에는 게임이 있고, 밥을 먹는 동안에도 화면이 켜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생각을 하고자 합니다.

​

‘우리가 편하자고 아이에게 너무 쉽게 화면을 쥐여준 것은 아닐까?’

뜨끔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신적인 문제만으로 끝난다면 다행인데, 이렇게 물리적인 신체 능력 저하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몽골 사람들이 눈이 좋다...는 것은 아실텐데, 대부분 넓은 평원에서 먼 곳을 보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보니, 코앞에 디지털 기기를 갖다놓고 계속해서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그것이 시력 저하만으로 연결된다면 그나마 나을지도 모르는데, 저자는 뇌 건강의 이야기를 합니다. 청색광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망막 시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광선이라고 설명합니다. 지속적인 손상은 디지털 황반변성 초기 증후군 증가와 관련될 수 있고, 취침 전 사용은 멜라토닌 억제로 깊은 수면을 방해하며, 시각피질에도 영향을 주어 정서 조절과 학습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정리되어 있습니다. 더 세부적인 내용은 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해도 크게 와닿는 부분입니다. 스마트폰 문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주로 공부 시간, 시력, 약속 지키기 정도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 감정 조절, 학습 집중, 관계 맺기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가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고, 짜증이 늘고, 수업 중 집중이 떨어지는 것이 각각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또 기억에 남은 부분은 챕터 14였습니다. 6초의 기적 부분인데요. 감정이 폭풍처럼 몰아칠 때, 뇌를 붙잡는 법으로 소개된 내용입니다. 감정이 치솟는 순간 곧바로 반응하지 않고 6초를 기다리는 것, 멈추고 호흡하고 관찰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이 부분은 아이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도 꼭 필요한 내용이었습니다.

아이와 스마트폰 문제로 다투다 보면 결국 부모도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아이는 “조금만 더”라고 하고, 부모는 “당장 꺼”라고 말하고, 그다음에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부모의 화가 먼저 폭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자는 이 6초가 전두엽이 다시 가동될 시간을 벌어준다고 설명합니다. 짧지만 결정적인 골든타임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6초를 참으면 아이의 인생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부모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보다 조금 더 늦게 화내고, 조금 더 천천히 반응하고, 조금 더 오래 기다려주는 부모일 것입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야속했던 적이 많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에게 같은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고 반성을 하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끄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의 마음을 완전히 닫아버리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단호함을 말하지만, 동시에 회복과 관계를 놓치지 않습니다. 책의 많은 부분에서 이러한 부모의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어서, 쭉 읽기에 좋았습니다. 아 이부분은 이렇게 해야겠다, 하면서 공감도 하면서 말이죠.



“오늘 어땠어?”

​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평범한 질문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화면에서 아이를 떼어내는 첫걸음은 어쩌면 금지가 아니라, 아이의 하루를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의 관심이 있다면, 아이들의 태도는 분명히 바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는 스마트폰을 쥐여주었다는 죄책감이 아니라 방향 설정이라는 점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이미 스마트폰을 보여줬다고 해서 늦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유튜브를 좋아한다고 해서 부모가 실패한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하냐, 하는 것입니다. 하루 30분이라도 아무 자극 없이 쉬는 시간, 잠들기 전 화면을 멀리하는 습관, 아이와 하루를 돌아보는 짧은 대화, 손으로 만들고 움직이며 노는 시간. 이런 것들이 결국 아이의 뇌를 다시 건강한 방향으로 돌리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시작해야 합니다.

책의 모든 내용을 그대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론대로 모든 것이 된다면, 세상은 문제가 없는 완벽한 곳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맞벌이 가정도 있고, 여러 아이를 키우는 집도 있고, 부모가 너무 지쳐 있는 날도 있고 감정조절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고 “이제부터 디지털 환경을 완전히 끊어야겠다”라고 생각하기보다 “우리 집의 디지털 환경을 다시 점검하여 좋은 쪽으로 가자”는 형태로 받아들였습니다. 아이를 혼내기 전에, 우리 집에서 디지털 기기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먼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달래기 위한 도구인지, 부모가 쉬기 위한 임시방편인지, 아니면 정말 필요한 학습과 소통의 도구인지 말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마지막이겠지요.

​

이 책은 부모를 죄책감에 빠뜨리거나 불안하게 만드는 책은 아닙니다, 그래서도 안되구요. 문제 해결을 위해 이 책을 읽으려고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반은 성공하신 것 같습니다. 자녀의 디지털 환경에 불안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에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방법을 찾아서 적용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두고 매번 싸우는 가정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고, 아이가 영상과 게임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해 걱정되는 부모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더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중독시대, 우리 아이 지키기
김태온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어땠어?" 아이에게 디지털 중독을 이야기하기전에, 대화를 시작하라는 가르침을 주는 책. 디지털시대 아이의 미래,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일깨워주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어둠의 천문학
은하른(신박천문연구소) 지음 / 든해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세상 맘수다 카페를 통해 업체에서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천문학이라고 하면, 무엇인가 마음속에서 멋지다, 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낭만의 학문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스갯소리로도 천문학은 먹고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생활에서는 동떨어져있기에, 마음속에 멋진 느낌만을 간직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제목을 보는 순간, 이 책은 꼭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둠의, 어둠의 천문학. 어둠의 천문학이라니, 처음에는 블랙홀이나 암흑물질처럼 아주 어려운 천문학 이론을 다루는 책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장을 넘겨 보니, 어렵기만 한 책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천문학 지식 너머에 있는, 조금 더 낯설고 흥미로운 우주의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들려주는 이야기책이었습니다.


이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표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천문학을 어느 정도 배웠습니다. 태양계 행성 순서도 외웠고, 지구가 자전하고 공전한다는 것도 알고, 별자리 이름도 몇 개는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밤하늘을 보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질문을 몇 개 스스로 해보았습니다.

별은 왜 반짝일까요?

토성의 고리는 정말 우리가 보는 그 고리가 전부일까요?

소행성이 지구로 날아오면 인류는 막을 수 있을까요?

우리 은하는 우주 속에서 어느 정도 크기의 존재일까요?

​

이 책은 그런 질문들을 하나씩 꺼내서 던집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단순히 “우주 지식을 배웠다”는 느낌보다, “아, 내가 우주를 너무 단순하게 알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겉핥기도 못하고 있었네요.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 소행성 충돌 이야기는 생각보다 현실적이다 -

​

DART 미션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이게 무엇인가 하니, 인류가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켜 그 궤도를 바꾸는 실험이었습니다. 책에는 디모르포스라는 소행성의 공전 주기를 단축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천체의 궤도에 직접 영향을 준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살짝 소름끼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주 이야기는 멀고 낭만적인 것으로 느껴지기 쉽습니다. 별, 은하, 행성, 망원경, 이런 단어들은 아름다운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소행성 이야기는 다릅니다. 예전에 아마게돈이라는 영화가 갑자기 생각이 나는데, 현실로 다가온다면 과연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했습니다. 지구는 어떻게 될까요?

책에서는 잠재적 위험 소행성, 즉 PHA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현재 2,400개 이상의 잠재적 위험 소행성이 목록에 올라 있다고 합니다. 물론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지구 주변을 지나가는 수많은 천체를 계속 관측하고 계산해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주가 마냥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간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이롭고 아름다운 우주는 차갑고 무서운 면모도 있다는 것이죠.

​

천문학은 먼 별을 바라보는 학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구를 지키기 위한 학문이기도 합니다. 망원경은 아름다운 은하 사진을 찍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천체를 미리 찾아내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DART 미션은 꽤 상징적인 사건처럼 느껴졌습니다. 창고에 있는 십여년전에 구매한 천체망원경을 꺼내보고 싶어졌습니다.

과거의 생명체들은 거대한 소행성 충돌을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인류는 적어도 관측하고, 계산하고, 실험하고, 방어할 가능성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과학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아마게돈 영화에서도 결과는, 아시죠?

​


토성 하면 누구나 고리를 떠올립니다. 아니면 저만 그런 것일지도요. 그런데 이미지는 언제나 고리를 갖고 있는 별, 하면 토성이긴 합니다. 저도 어릴 때 과학책에서 토성을 보면 늘 예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행성보다 훨씬 특별해 보였고, 고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태양계에서 가장 멋진 행성처럼 느껴졌습니다. 영어이름도 멋진 새턴입니다.

​

그런데 이 책에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토성의 고리보다 훨씬 거대한 고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바로 포에베 고리입니다. 이 고리는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령 고리’라는 표현이 붙은 듯합니다. 책에서는 이 고리가 왜 보이지 않는지도 설명합니다. 고리를 이루는 입자들이 햇빛을 잘 반사하지 않고 흡수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시광선 관측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볼 수 있는 방식이 제한되어 있었던 셈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쉽게 믿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그냥 있는 말은 아니겠지요. 반대로 보이지 않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천문학은 계속 그 생각을 깨뜨립니다.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빛, 인간의 감각으로는 느낄 수 없는 거리, 인간의 시간 감각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우주적 시간을 도구와 계산으로 밝혀냅니다.

포에베 고리 이야기는 그래서 단순히 “토성에 더 큰 고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게합니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세계는 사실 아주 작은 일부였구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구나. 과학은 결국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일일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답을 얻게 됩니다.

​

천문학을 하면 누구나 감성적으로 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만해도 그런 느낌이 드네요.

​


다양한 사진과 그림들이 이 책에 등장하면서 거대한 우주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러시아 전통 인형인 마트료시카는 큰 인형 안에 작은 인형이 들어 있고, 그 안에 또 더 작은 인형이 들어 있는 구조입니다. 책은 이 비유를 통해 우주의 구조를 설명합니다. 이렇게 하니 이해가 쏙쏙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

우리는 처음에는 태양계를 배웁니다. 태양이 있고,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있습니다. 어릴 때는 태양계만 알아도 우주를 꽤 많이 아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수금지화목토천해... 이렇게 외우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태양계를 익히지요. 그런데 조금 더 배우면 태양계는 우리은하 안의 아주 작은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은하도 다시 은하군, 은하단, 초은하단 같은 더 큰 구조 속에 들어 있습니다. 책에는 라니아케아 이야기도 나옵니다. 결국 우주는 하나의 구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구조 안에 또 다른 구조가 들어 있는 방식으로 이해됩니다. 광년에 대한 개념도 익힙니다. 지구를 순식간에 도는 빛이 몇억년을 가도 도달하지 못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상당히 신선한 충격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인간의 위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자기 삶이 세계의 중심인 것처럼 살아갑니다. 내 일, 내 고민, 내 가족, 내 직장, 내 하루가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은 자기 삶을 살아야 하니까요. 그런데 우주의 크기를 생각하면 그 모든 것이 아주 작은 점처럼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허무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중한 것과 함께 살아가는 그 가치는 무엇과도 비할바가 아니니까요.

​

​

우주는 어둡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 아니라,

어둡기 때문에 더 알고 싶어지는 곳이다.

​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은 불안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질문을 만들기도 합니다. 어둠이 있기 때문에 관측이 필요하고, 모르는 것이 있기 때문에 과학이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것들을 얻었습니다.

- 소행성 이야기는 우주가 현실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 토성의 유령 고리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보여 주었습니다.

- 겨울 대육각형은 밤하늘을 그냥 보는 것과 알고 보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 마트료시카 우주는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리고 그 작은 인간이 얼마나 큰 질문을 던지는 존재인지 생각하게 했습니다.

​

책을 다 읽고 나니 정말로 밤에 한 번 밖으로 나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오늘 하늘에 별이 보일지, 시리우스는 어디쯤 있을지, 내가 보고 있는 저 빛은 언제 출발한 빛일지 궁금해졌습니다. 몇억년을 달려온 것일까요? 저 별은 지금은 존재하는 것일까요? 도시에 살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기도 했습니다.

​

우주에 관심은 있지만 너무 어려운 천문학 책은 부담스러웠던 분들이라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겠네요. 또 별자리나 행성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 아이들과 함께 우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께도 좋겠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밤하늘이 예전과 조금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별은 그냥 반짝이는 점이 아니라, 아주 먼 곳에서 온 오래된 신호처럼 느껴질 테니까요.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우에다 신의 도해 한국전쟁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우에다 신 지음, 강영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을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밀덕'이라는 말은 꽤 자주 들어봤습니다. 밀리터리 덕후?의 줄임말이겠지요. 군 관련 자료에 아주 진심인 사람들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훑어본 뒤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역시 밀덕의 세계는 깊고, 집요하며, 그래서 아름답다.”

전쟁은 분명히 엄청난 비극입니다.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전쟁사를 공부하는 사람들, 특히 군장과 병기, 장비의 세부를 끝까지 파고드는 이른바 ‘밀덕’들의 태도에는 분명 감탄할 만한 지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탱크 이름 몇 개를 외우는 수준이 아니라, 어느 시기 어느 전선에서 어떤 군복을 입었고, 어떤 소총을 들었으며, 어떤 장갑차와 항공기가 투입되었는지를 하나하나 복원해내는 집념. 이 책은 바로 그런 집념으로 그려진 것 같았습니다. 소름이 끼칠 정도의 자세한 묘사에는 경탄이 나오는 수준이었거든요.

​

표지의 전차 그림만해도 실제 전차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제목과 같이, 글로만 설명하는 책이 아닌 그림으로 그려냅니다.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괜히 '도해'가 아닙니다.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장비의 형태를 통해 설명하며, 군복과 병기의 차이를 통해 당시 전장의 분위기를 재구성합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차'의 중요성을 표지에서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표지를 열자마자 병사들의 다양한 복장이 등장합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전쟁이라고 하면 흔히 1950년 6월 25일, 남과 북의 충돌, 낙동강 방어선, 인천상륙작전 같은 큰 사건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이 책은 거기서 더욱 깊이 파고들어갑니다.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이 실제로 어떤 복장을 했는지, 어떤 장비를 지녔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같은 전쟁이라도 미군, 북한군, 중공군, 소련제 장비를 사용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모두 다릅니다. 이런 차이를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엄청난 연구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저는 이런 자세한 내용까지는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묘사된 그림을 보니 정말 빠져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전쟁사를 글로만 읽을 때는 이런 장비 이름들이 쉽게 흘러가 버립니다. 하지만 그림과 함께 보면 다릅니다. “아, 이 전차가 이런 생김새였구나.” “이 장갑차는 이렇게 작고 기동성을 중시했구나.” “당시 북한군이 소련제 장비에 상당히 의존했구나.” 같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러다보니 전쟁의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특히 한국전쟁 초반의 전황을 이해할 때 장비의 차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전쟁은 이념과 정치의 충돌이기도 하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병력, 보급, 기동력, 화력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런 물리적 조건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역사를 단순히 사건의 순서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전개가 가능했는가”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한국군이 전차가 얼마나 부족했는지에 대한 일화를 들어본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그 당시에 전차 부대 앞에 선 보병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이런 그림만 봐도 전쟁에서의 처절함이 느껴집니다. 야전상의와 오버코트 파카, 방한 장비를 착용한 병사들이 보입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한국전쟁이 얼마나 혹독한 전쟁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기후는 여름은 쪄죽고, 겨울은 얼어죽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한국전쟁은 여름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되었지만, 곧 혹독한 겨울 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장진호 전투를 떠올리면 추위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병사들의 생사를 가르는 또 하나의 적이었습니다. 책 속의 방한복과 파카 그림은 그 사실을 말해줍니다. 전쟁은 총과 포탄만의 문제가 아니라, 추위와 배고픔, 피로와 공포를 견디는 인간의 문제이기도 했다는 것을요. 실제 전쟁에서 총에 맞아 죽은 경우보다 얼어죽거나, 병에 걸려 죽거나, 굶어서 죽는 경우가 많은 사례도 존재했다는 걸 보면, 전쟁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또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우에다 신의 그림에서 또 느끼게 되었네요. 전쟁은, 없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더욱 잘 알아야 합니다.


총까지 자세하게 묘사한 집념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소련제 소총들인데요. 밀리터리 도감으로서 이 책의 매력을 잘 보여줍니다. 모신나강 M1891, M1944 카빈, SVT 계열 소총 등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모신나강은 왠지 제 머리에 잘 남아 있습니다. 어떤 영화에서 봤던 것 같기도 하구요. 잘 고장나지 않는 단순한 구조의 총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세한 총기의 구경, 탄약, 장탄 수, 작동 방식, 길이, 무게 같은 데이터가 함께 정리되어 있어서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라 자료집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이런 페이지는 밀리터리 입문자에게도 좋고, 이미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도 꽤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네요.

​



#AKTrivia 시리즈는 밀덕에 입문하는 분들에게 거의 필독서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자세한 밀리터리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시리즈가 존재하는 것인 줄은 이번에 알았습니다. 그림이라는, 일러스트라는 점이 큰 매력이겠네요. 머리에 쏙쏙 들어올 것 같습니다.




마지막 사진의 뒷표지 문구는 이 책의 성격을 정확히 설명합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각국의 병기, 군장, 장비품 등을 방대하고 자세한 일러스트로 소개한다는 문장. 실제로 책을 넘겨보면 이 설명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 해병대, UN군, 공산군의 병기뿐 아니라 당시 공중전과 해전에 투입된 항공기와 함정까지 다룬다는 점에서, 한국전쟁을 넓게 조망하려는 의도가 느껴집니다. 객관적인 내용이기도 하구요. 만화로 구성된 페이지도 수십페이지에 가까워 한국전쟁의 흐름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에다 신의 도해 한국전쟁』은 한국전쟁을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역사적 서사를 길게 풀어가는 책이라기보다는, 전쟁을 구성했던 물질적 요소들을 그림으로 정리한 도감입니다. 그래서 한국전쟁의 전체 흐름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독자라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반대로 입문자라면 그림을 통해 관심을 넓히는 계기로 삼기 좋습니다. 저도 한국전쟁의 흐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세부적으로 어떤 장비를 갖고 어떻게 싸워나갔는지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

특히 밀리터리 일러스트를 좋아하시는 분, 한국전쟁 당시의 군복과 병기, 장비 체계가 궁금하신 분께는 꽤 만족스러운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전쟁을 가볍게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자료로서의 세밀함과 그림책 같은 접근성을 함께 갖춘 책입니다. 다른 시리즈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

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을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