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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신의 도해 한국전쟁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우에다 신 지음, 강영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5월
평점 :
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을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밀덕'이라는 말은 꽤 자주 들어봤습니다. 밀리터리 덕후?의 줄임말이겠지요. 군 관련 자료에 아주 진심인 사람들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훑어본 뒤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역시 밀덕의 세계는 깊고, 집요하며, 그래서 아름답다.”
전쟁은 분명히 엄청난 비극입니다.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전쟁사를 공부하는 사람들, 특히 군장과 병기, 장비의 세부를 끝까지 파고드는 이른바 ‘밀덕’들의 태도에는 분명 감탄할 만한 지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탱크 이름 몇 개를 외우는 수준이 아니라, 어느 시기 어느 전선에서 어떤 군복을 입었고, 어떤 소총을 들었으며, 어떤 장갑차와 항공기가 투입되었는지를 하나하나 복원해내는 집념. 이 책은 바로 그런 집념으로 그려진 것 같았습니다. 소름이 끼칠 정도의 자세한 묘사에는 경탄이 나오는 수준이었거든요.
표지의 전차 그림만해도 실제 전차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제목과 같이, 글로만 설명하는 책이 아닌 그림으로 그려냅니다.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괜히 '도해'가 아닙니다.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장비의 형태를 통해 설명하며, 군복과 병기의 차이를 통해 당시 전장의 분위기를 재구성합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차'의 중요성을 표지에서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표지를 열자마자 병사들의 다양한 복장이 등장합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전쟁이라고 하면 흔히 1950년 6월 25일, 남과 북의 충돌, 낙동강 방어선, 인천상륙작전 같은 큰 사건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이 책은 거기서 더욱 깊이 파고들어갑니다.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이 실제로 어떤 복장을 했는지, 어떤 장비를 지녔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같은 전쟁이라도 미군, 북한군, 중공군, 소련제 장비를 사용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모두 다릅니다. 이런 차이를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엄청난 연구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자세한 내용까지는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묘사된 그림을 보니 정말 빠져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전쟁사를 글로만 읽을 때는 이런 장비 이름들이 쉽게 흘러가 버립니다. 하지만 그림과 함께 보면 다릅니다. “아, 이 전차가 이런 생김새였구나.” “이 장갑차는 이렇게 작고 기동성을 중시했구나.” “당시 북한군이 소련제 장비에 상당히 의존했구나.” 같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러다보니 전쟁의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특히 한국전쟁 초반의 전황을 이해할 때 장비의 차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전쟁은 이념과 정치의 충돌이기도 하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병력, 보급, 기동력, 화력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런 물리적 조건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역사를 단순히 사건의 순서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전개가 가능했는가”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한국군이 전차가 얼마나 부족했는지에 대한 일화를 들어본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그 당시에 전차 부대 앞에 선 보병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이런 그림만 봐도 전쟁에서의 처절함이 느껴집니다. 야전상의와 오버코트 파카, 방한 장비를 착용한 병사들이 보입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한국전쟁이 얼마나 혹독한 전쟁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기후는 여름은 쪄죽고, 겨울은 얼어죽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한국전쟁은 여름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되었지만, 곧 혹독한 겨울 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장진호 전투를 떠올리면 추위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병사들의 생사를 가르는 또 하나의 적이었습니다. 책 속의 방한복과 파카 그림은 그 사실을 말해줍니다. 전쟁은 총과 포탄만의 문제가 아니라, 추위와 배고픔, 피로와 공포를 견디는 인간의 문제이기도 했다는 것을요. 실제 전쟁에서 총에 맞아 죽은 경우보다 얼어죽거나, 병에 걸려 죽거나, 굶어서 죽는 경우가 많은 사례도 존재했다는 걸 보면, 전쟁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또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우에다 신의 그림에서 또 느끼게 되었네요. 전쟁은, 없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더욱 잘 알아야 합니다.

총까지 자세하게 묘사한 집념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소련제 소총들인데요. 밀리터리 도감으로서 이 책의 매력을 잘 보여줍니다. 모신나강 M1891, M1944 카빈, SVT 계열 소총 등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모신나강은 왠지 제 머리에 잘 남아 있습니다. 어떤 영화에서 봤던 것 같기도 하구요. 잘 고장나지 않는 단순한 구조의 총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세한 총기의 구경, 탄약, 장탄 수, 작동 방식, 길이, 무게 같은 데이터가 함께 정리되어 있어서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라 자료집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이런 페이지는 밀리터리 입문자에게도 좋고, 이미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도 꽤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네요.

#AKTrivia 시리즈는 밀덕에 입문하는 분들에게 거의 필독서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자세한 밀리터리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시리즈가 존재하는 것인 줄은 이번에 알았습니다. 그림이라는, 일러스트라는 점이 큰 매력이겠네요. 머리에 쏙쏙 들어올 것 같습니다.

마지막 사진의 뒷표지 문구는 이 책의 성격을 정확히 설명합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각국의 병기, 군장, 장비품 등을 방대하고 자세한 일러스트로 소개한다는 문장. 실제로 책을 넘겨보면 이 설명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 해병대, UN군, 공산군의 병기뿐 아니라 당시 공중전과 해전에 투입된 항공기와 함정까지 다룬다는 점에서, 한국전쟁을 넓게 조망하려는 의도가 느껴집니다. 객관적인 내용이기도 하구요. 만화로 구성된 페이지도 수십페이지에 가까워 한국전쟁의 흐름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에다 신의 도해 한국전쟁』은 한국전쟁을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역사적 서사를 길게 풀어가는 책이라기보다는, 전쟁을 구성했던 물질적 요소들을 그림으로 정리한 도감입니다. 그래서 한국전쟁의 전체 흐름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독자라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반대로 입문자라면 그림을 통해 관심을 넓히는 계기로 삼기 좋습니다. 저도 한국전쟁의 흐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세부적으로 어떤 장비를 갖고 어떻게 싸워나갔는지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밀리터리 일러스트를 좋아하시는 분, 한국전쟁 당시의 군복과 병기, 장비 체계가 궁금하신 분께는 꽤 만족스러운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전쟁을 가볍게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자료로서의 세밀함과 그림책 같은 접근성을 함께 갖춘 책입니다. 다른 시리즈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을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