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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 ㅣ 세계척학전집 4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사랑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낄 때가 있습니다. 사랑이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목을 매고 사랑 때문에 전쟁까지 일어나는 등 인생의 많은 부분을 사랑에 쏟는 경우가 있지요. 그래서 그런지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랑과 관련된 물건들 - 책을 포함하여 - 이 존재합니다.
그렇게 많은 사랑의 책 대부분은 이럴 때는 이렇게 하세요”, “상대의 마음은 이렇습니다”처럼 조언을 건네는 데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 #세계척학전집사랑은오해다 는 조금 다른 길을 택합니다. 이 책은 사랑을 단순한 감정이나 분위기가 아니라, 구조화 할 수 있는 문제로 보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흥미를 끌었습니다.
표지디자인부터 책 색상까지, 적갈색에 가까운 표지가 사실 어그로(?)를 많이 끌었습니다. 우리가 언제나 생각하는 붉은 색 하트 - 사랑과도 연관이 있겠지요. 그런데 더욱 어두운 갈색에 가까운 빨간색이라, 제멋대로의 해석이지만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자, 하는 저자의 마음을 느껴보았습니다.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사랑의 공식 -
사람이 얼마나 있어보임, 에 목숨을 거는지 많은 분들이 아실 겁니다. 2500년간 인류 최고의 천재들이 가져온 사랑의 공식에 대해 감상적으로가 아닌, 분석적으로 다루어 보겠다는 책의 태도를 표지에서 이미 느꼈습니다.
사랑을 '느낌' 만으로 보는 것이 아닌 생각의 대상으로 보겠다는 것도 저와 상당히 가까운 태도라는 걸 느껴서 더욱 호기심을 갖고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사랑은... 어렵습니다. 사랑이 쉬운 분들이라면 나름 '선택' 받으신 분들이 아닐까 싶네요.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나에게는 관심이 없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고. 경험해보신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적에는 사랑 하나 때문에 모든 일을 제껴두고 손해보는 일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덜하긴 하지만.. 아니면 덜한 척 하는 것 뿐일 수도 있겠죠.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 책이 꽤 현실적인 감정에서 출발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먼저 다가가면 손해 보는 것 같고,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면 괜히 약해 보일 것 같고, 연락 하나에도 괜히 마음이 흔들리는 그 느낌 말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감정을 아주 익숙한 언어로 꺼내 보여주기 때문에, 읽는 입장에서 “아, 이건 너무 먼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제 이야기는... 아닌 것 같기도 하면서 비슷한 일이 있었지요.

책을 읽는 방법 등은 다른 세계척학전집에서도 본 적이 있는 내용이었는데, 아무래도 사랑과 관련된 책이니만큼 사랑 공식 부분에 눈길이 갔습니다.
이 책은 정답을 딱 잘라 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지금 내 관계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게 해주는 책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이 부분이 저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현실의 관계는 항상 변수투성이여서, 단순한 요령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 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정답이다! 이러면 사이비 같이 느껴질 뿐인 것이 사랑과 관련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잘하는 법’을 알려주기보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이해하게 해주는 책에 더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사랑을 감성적으로 보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론으로 이해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한 가지 시선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랑을 심리로 설명하고, 어떤 사람은 철학으로 설명하고, 또 어떤 사람은 사회 구조나 욕망의 문제로 봅니다. 이 책은 그런 여러 관점을 한데 묶어 보여주면서,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이 사실은 꽤 복합적인 감정과 구조라는 점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특히 “사랑에 빠지는 것”과 “사랑 안에 서 있는 것”은 다르다는 식의 문제의식이 눈에 띄었는데, 이건 정말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아하는 감정이 강하다고 해서 꼭 건강한 관계가 되는 것은 아니고, 설렘이 크다고 해서 사랑의 깊이까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 부분은 연애를 많이 해본 사람일수록 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은 늘 감정만으로 설명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기도 하니까요. 경험이 많을 수록 성숙해진다는 건 어떤 곳에서도 적용이 되는 거 같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합니다. 자주 연락하고, 시간도 내고, 성실하게 대하고, 진심을 보입니다. 그런데도 결과는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탓하게 됩니다. 내가 부족한가, 내가 덜 매력적인가, 내가 뭘 잘못했나 하고요.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상황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하는 듯했습니다.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관계가 놓인 구조나 선택의 자리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는 식의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이 부분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서서 꽤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한쪽이 손해보는 사랑.. 한쪽이 더 사랑한다... 이런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물론 저도 들어봤구요. 경험도 해봤네요. 그럴 때마다 자책이라고 할지 점점 깊이 파고들어가서 손해만 보았는데, 이 책에서는 좀 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사랑이 안 되면 자꾸 자신에게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 조금은 위안처럼 다가왔습니다. 물론 모든 실패를 구조 탓으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부족해서만 그런 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은 사람을 덜 무너뜨리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열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는 없다'는 위험한 발상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말하지 말걸 그랬다”라는, 이 장면도 정말 현실적이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바로 집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관계에서 마음이 상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습니다.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 표현 방식 하나, 감정을 꺼내는 타이밍 때문에 대화가 순식간에 싸움으로 번질 때가 많습니다.
사진 속 내용도 그런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사실 원하는 건 관심과 이해였지만 말하는 방식이 꼬이면서 서로 방어적으로 변하고 결국 상처만 남는 상황이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사랑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분명히 감정 자체보다 감정을 전달하는 언어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은 있는데, 그 마음을 상대가 알아듣게 말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요. 게다가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쉽게 서운해지고, 더 쉽게 오해하게 됩니다. 내가 이럴려고 그렇게 말한 건 아니었는데, 와 같은 후회는 지나고 나면 늦지요.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이런 아주 현실적인 장면을 추상적으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랑은 중요하다” 같은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왜 자꾸 같은 방식으로 엇갈리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매번 다른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왜 상처받는 방식은 항상 똑같을까요?”
저는 이 문장이 이 책 전체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사람은 계속 바뀌는데, 아파하는 방식은 늘 비슷합니다. 사랑이 시작되는 방식도, 흔들리는 방식도, 무너지는 방식도 놀라울 만큼 반복될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늘 상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을 이해하는 방식, 내가 끌리는 구조, 내가 관계에서 반응하는 패턴 안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쇼펜하우어, 에스테르 페렐, 에리히 프롬 같은 여러 사상가와 이론을 불러오며, 사랑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물론 이 책이 모든 사람에게 쉽고 가볍게 읽히는 책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취향 차이는 어쩔 수 없겠지요?
사랑을 달달하게 위로해주는 책을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점이 좋았습니다. 이런 걸 T라고 하던가요? F의 반대의미로요. 사랑을 지나치게 미화하지 않고, 우리가 실제로 부딪히는 문제들을 정면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예쁘게만 보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차분한 해석과 판단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