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쓸모 있는 수학적 사고 - 복잡한 세상을 꿰뚫는 19가지 생각의 기술
류쉐펑 지음, 이서연 옮김, 김지혜 감수 / 미디어숲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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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수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오래된 수능 문제지가 떠오르거나, 풀다 포기했던 미적분의 기억이 되살아나거나, 아니면 그냥 막연히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느낌이 드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수학적 사고'가 일상에서 정말로 쓸모 있다고요? 수학을 어디에 쓰지? 하는 생각을 했네요.

그런데 계속해서 책을 읽다가 보니, 와, 이렇게 수학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이었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식이 막 나오긴 하는데, 머리가 아픈 것 같으면서도 생활에서 적용되는 이야기를 해주네요.



저자는 다른 것보다도 100편 이상의 논문 발표, 2023년 세계 상위 2% 우수 과학자 명단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수학과 관련한 검증이 된 분이라는 걸 알 수 있네요. 문제는 잘 아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잘 알려주는 것)은 다른 것이라는 건데요, 이 책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물론 기초적인 수학 - 방정식이나 확률, 통계 정도의 지식 - 은 필요합니다. 차분히 읽으면서 머리 속에서 이해가 된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당신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 이유는 딱 하나,

확률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책의 표지에 이런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이런 도발적인 문장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읽다 보니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알것 같았습니다.

저자는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생각과 '운명은 정해져 있다'는 생각, 이 두 가지 세계관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결과가 따라오지 않으면 쉽게 좌절하고, 팔자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면 노력 자체를 포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확률적 세계관'입니다.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노력으로 성공 확률을 꾸준히 높여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만이 좌절하지 않고 마침내 성공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확률, 확률하다보니까 확실히 수학자는 수학자이구나, 하고 느껴졌네요.



이 관점은 '큰 수의 법칙' 챕터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펼쳐집니다. 도박장 운영자가 돈을 버는 방식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내용인데, 모든 도박판은 확률상 운영자가 게이머보다 조금 더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고, 시행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 작은 유리함이 점점 확실하게 실현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원리는 우리의 노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한 번의 완벽한 시도보다 수많은 시도를 통해 확률을 쌓아가는 것, 그것이 결국 성공에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라는 것이지요. 물론 독립시행인 것은 감안해야합니다... 독립시행을 무시하다가는 큰 손해를 보겠지요.





추천사와 이 챕터 부분을 연결해서 보면 좋을 것 같아서 같이 언급하고자 합니다.

인생의 축소판 알고리즘. 사실 우리의 하루는 알고리즘과 같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잘되면 쭉쭉 진행하고, 잘 되지 않으면 보완하여 다시 진행하거나 다른 플랜 B를 찾는다던지 하잖아요? 알고리즘과 인생은 모두 무언가를 설계한다는 면에서 닮아 있고, 그 설계가 성공하려면 논리적 사고와 경험, 그리고 창의성이 함께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컴퓨터 과학에서 쓰이는 개념들이 사실은 우리 삶의 구조를 꽤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읽을수록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인상 깊었던 챕터를 소개드리자면, '젊었을 때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였습니다. 여기서는 '담금질 기법 알고리즘'을 활용해 인생의 진로 선택을 설명합니다. 담금질 기법이란 함수의 최적해를 찾는 수치 알고리즘으로, 초반에는 넓은 범위를 탐색하고 점점 좁혀가는 방식입니다. 저자는 이것을 인생에 빗댑니다. 젊을 때는 다양한 직업과 경험을 시도해 보고, 나이가 들수록 점차 자신에게 맞는 방향으로 수렴해 나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최적화 과정이라는 것이지요. 안정적인 직장을 이른 나이에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좁은 해를 선택하는 것일 수 있다는 시각이 신선하고도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수학의 세계와 인생은 닮아 있다? 와 같은 결론을 내려주는 것 같아서 납득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에는 이런 흥미로운 수학 개념들이 가득합니다. 뒷표지에 정리된 19가지 수학 도구만 살펴봐도 그 폭이 꽤 넓습니다. '합성곱의 이해'를 통해 소확행과 대확행 중 무엇이 더 이득인지를 따져보고, '양성 피드백과 음성 피드백'으로 '다다익선'과 '설상가상'의 구조를 설명하며, '편차 기반 학습'으로 예측-오차-수정으로 이어지는 성장의 구조를 이야기합니다. '기초 설계의 원리'에서는 거대한 성취일수록 기초부터 탄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수학적으로 풀어내고, '시행착오의 가치'에서는 실패를 자산으로 바꾸는 학습 전략을 이야기합니다. 어느 것 하나 낯선 이야기가 아닌데, 수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보니 훨씬 선명하게 이해됩니다.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 중에 공부를 한다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를 높인다는 말이 있는데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480p 정도의 해상도로 보이던 어떤 특정한 도구가, 그 특정한 도구와 관련된 공부를 하게 되면 1080p 정도로 도구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가고, 주변에 관련된 자료나 정보에 대해 받아들이는 능력도 높아진다는 것이지요. 굳이 말하면 안경이 없다가 안경을 쓰게 되면 파악하는 속도나 수준이 올라간다?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저도 언제나 수학은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사실 지금도 수학 자체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수학이 이렇게 적용되고, 실제로 적용할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도박이야기만 해도 굉장히 친숙하게 느껴지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입니다.

'수학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진 분들, 혹은 열심히 살고 있는데 결과가 늘 아쉬운 분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읽으면서 단 한 번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다 읽고 나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이 머릿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복잡한 세상을 조금 더 단순하고 명쾌하게 바라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이 분명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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