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분 만에 끝내는 주식투자 AI활용법 - 종목 발굴에서 매매까지 실전 프롬프트 레시피 252
박성재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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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네이버북유럽카페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바야흐로 대주식의 시대(?)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작년부터 반신반의했는데, 되돌아보니 엄청난 기회를 놓친 것 같네요. 저 같은 사람이 이제 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그것이 고점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엔 억울한 듯한 마음이 또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사자니 무지로 인한 걱정이 앞서고, 공부를 하자니 또 시간이 부족한 문제가 있지요. 그래서 속성(!) 공부를 해보려 하다보니, AI 공부를 하고 있던 저에게 상당히 맞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프롬프트는 진저리 쳐질 정도로 많이 만들어 봤는데, 이제 이걸 주식에 적용하면 된다는 것이겠네요. 물론 저는 주식 관련 프롬프트는 크게 관심도 없었고, 뭘 해야 할지도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투자수익의 성패가 질문의 질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진짜 돈이 걸린 일이라면 대충 묻고, 그럴듯하게 나온 답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요. 어떻게 질문해야 하고, 어떤 조건을 붙여야 하며, 답변의 어느 부분을 다시 검증해야 하는지부터 배워야 한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수백 개의 경제 기사, 유튜브에서 저마다의 논리로 떠들어대는 전문가들의 상반된 전망, 그리고 지인들의 은밀한 종목 추천까지. 정보는 홍수처럼 넘쳐나는데, 정작 거친 시장의 파도 속에서 내 피 같은 돈을 지킬 방법은 구체적으로 누구도 짚어주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주식, 저 주식을 사라, 라고 언급하는 것이 아닌, 주식을 발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 책에 흥미가 더욱 가게 되었습니다.

책 앞부분에는 ‘주식투자 고수들만 아는 AI 실전 매매의 비밀’이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제목만 보면 대단한 비법이 이어질 것 같지만, 실제 핵심은 의외로 현실적입니다. AI를 단순한 종목 추출기로 여기지 말고, 정보를 모으고 비교하고 의심하는 도구로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AI에게 어떤 종목이 오를지 바로 찍어달라고 하면 답은 쉽게 나옵니다. 문제는 그 답이 내 투자 기준과 연결되어 있지 않고, 사용한 데이터의 시점이나 근거가 불분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책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 질문 안에 상황과 목표, 기간, 비교 대상, 위험 조건을 넣도록 이끕니다. 할루시네이션에 꽤 많이 당해본 바가 있으니, 검증은 필수겠지요. 할루시네이션을 믿고 재산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하지만 데이터 해석에서는 AI 쪽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막연하게 특정 기업의 주가 전망을 묻는 질문과, 최근 공시나 경쟁사의 실적 가이던스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함께 제시한 질문은 답의 밀도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전자는 검색창에 종목명을 입력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후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를 AI에게 알려줍니다. 같은 AI를 써도 프롬프트가 계좌를 가른다는 표지 뒤 문구가 조금 과장처럼 보이면서도, 질문 설계의 중요성만큼은 납득이 갔습니다.

‘AI로 정보 불균형을 해결하라’는 장도 같은 맥락입니다.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자와 똑같은 정보망을 갖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공시, 실적 발표, 업계 자료, 경쟁사 뉴스처럼 흩어진 정보를 빠르게 정리하고 서로 연결하는 일은 AI가 꽤 잘할 수 있습니다. 책에 나온 예시처럼 단순 전망을 요구하기보다, 특정 공시와 경쟁사의 가이던스를 대조하고 앞으로의 점유율이나 수익성 변화를 추론해달라고 하면 정보가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일일이 회사 홈페이지 다 들어가서 다운받고 이러기에는 시간이 아쉽지요.

저처럼 경제 기사를 읽다가 모르는 용어가 연달아 나오면 탭만 여러 개 열어두고 결국 포기하는 사람에게는 이 방식이 꽤 실용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기사 한 편을 요약하게 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그 뉴스가 매출과 비용,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단계적으로 묻는 것입니다. 내가 놓친 반대 근거를 찾아달라고 하거나, 답변에 사용한 자료의 날짜와 출처를 표시하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정보가 많다고 판단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니,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지 정하는 질문을 더욱 잘 파악해야겠지요. 그래서 프롬프트 레시피 부분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더더욱 갖게 되었습니다.


책에는 종목 발굴에서 매매까지 활용할 수 있는 252개나 되는 실전 프롬프트가 담겨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많아 보이지만 다 외울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필요한 상황에 맞는 레시피를 찾아보고, 나의 조건에 맞게 빈칸을 바꾸어서 적용해보면 됩니다. 사진에 보이는 ‘완벽한 매매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9가지 기술’만 해도 손익비 최적화, 분할 매수 계획, 목표가 설정 근거, 기계적 손절가 산출처럼 실제 매매 과정에서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항목들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마저도 고민 안했던 저로서는 이걸 보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나온 단어들의 의미 정도는 파악은 해야 주식을 할 자격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부분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동안 결과만 물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를 종목을 묻고, 목표가를 묻고, 지금 사도 되는지를 물었습니다. 그게 끝이었지요. 반면에 이 책은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필요한 조건을 잘게 나눕니다. 기대수익과 손실 위험을 비교하고, 하락할 경우 어느 가격대에서 얼마씩 나눠 살지 정하고, 목표가를 어떤 근거로 계산했는지 확인하고, 예상이 틀렸을 때 빠져나올 기준도 미리 정하게 합니다. AI가 정답을 대신 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빠뜨리기 쉬운 질문을 순서대로 꺼내주는 방식입니다.

물론 프롬프트 252개를 그대로 복사한다고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장되었다면 지금 저자는 어떤 상황일까요?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대로 복사하는 데서 끝나면 또 다른 형태로 AI에의 의존이 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문장 자체보다는 문장 구성의 구조였습니다. 왜 기간을 정해야 하는지, 왜 비교 기업을 넣어야 하는지, 왜 상승 가능성뿐 아니라 하락 요인과 반대 근거도 함께 요구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프롬프트는 질문을 대신해주는 주문이라기보다는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놓고 하나하나 체크해 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재무제표라는 이야기만 들으면 어렵습니다. 언젠가는 제대로 볼 수 있도록 공부해야지, 하면서 미뤄두게 됩니다. 당장의 주가가 더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매출, 영업이익, 현금흐름 같은 주식과 관련된 몇몇의 단어는 알지만, 실제 기업 재무제표를 보면 막막하기만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AI에게 표를 던져주고 요약만 시키는 것과, 5년간의 추세를 비교하고 이익률 개선의 원인이 일회성인지 구조적인지 따져달라고 하는 것은 AI를 전혀 다르게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런 심층적인 질문으로 데이터를 얻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좀 더 주식에 AI 활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다만 여기서 꼭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AI가 자신 있게 말한다고 해서 데이터가 최신이라는 보장은 없고, 계산과 해석이 언제나 맞는 것도 아닙니다. 할루시네이션에 내 돈이 날아간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니터 속의 AI를 어떻게 할 수도 없구요. 반드시 공시 원문과 실제 수치를 다시 확인해야 하며, AI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판단을 돕는 재료로 봐야 합니다. 판단은 본인이 하게 되는것입니다. 특히 목표가나 손절가처럼 계좌에 바로 영향을 주는 숫자는 더 그렇습니다. 이 책도 결국 AI가 고른 답을 믿는 사람이 아니라, AI에게 더 구체적으로 묻고 답을 검증하는 사람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의 내용을 깊이 잘 파고들어야 합니다.


60분 만에 끝내는 이라고 적혀는 있지만, 실제로 60분 만에 투자 실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좀 그렇습니다. 그래도 책이 두껍지도 않고, 주식 투자에 필요한 알짜배기 내용들로 구성이 분명하게 되어 있어, 한 번 빠르게 훑어 보고 나서 필요할 때 프롬프트 위치를 찾아서 확인하기에는 참 좋습니다. 정독하고 나서 아 잘 읽었다, 이렇게 할 책이 아니고, 주식 매매하기 전에 필요한 부분을 생각한 다음에 펼쳐놓고 프롬프트 입력하고, 그렇게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목표를 정해서 - 예를 들면 종목 발굴, 정보 분석, 매매 시나리오 - 와 같이 정해놓고 필요한 부분을 펼쳐보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겠습니다.

소액으로 매매를 할 때는 기업 이름 넣고 전망 물어보고, 그렇게 투자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투자를 하려고 하니, 이렇게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책이 있으니 도움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분석 기간과 투자 관점을 정하고, 참고할 기업의 공시와 실적 자료의 날짜를 확인하고, 낙관·중립·비관 시나리오로 각각 나눠보고 데이터를 뽑는 겁니다. 그다음 각각의 시나리오가 틀렸다고 판단할 조건을 묻고, 마지막으로 매수와 매도 기준을 제 투자 성향에 맞게 조정해보려 합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특별한 비법이라기보다 기본에 가까운데, 막상 혼자 하면 가장 쉽게 빼먹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제 돈은 소중한데, 그동안은 왜 그렇게 막무가내로 투자를 했는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AI가 모든 것을 대신해준다기보다는 - 공부를 안해도 된다기 보다는 - 짧은 시간 안에 무엇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 훨씬 현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을 보고 느낀 것으로는, 확실한 종목 추천이나 단기간 수익을 위한 공식을 원하는 분보다는, AI를 써본 적은 있지만 투자에 어떻게 적용할지 막막했던 분에게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경제 기사와 공시는 쌓이는데 어디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는 초보 투자자, 매번 비슷한 질문만 던지고 비슷한 답을 받는 분, 자신의 매수·매도 기준을 문장으로 정리해보고 싶은 분에게도 참고가 되겠습니다. 가성비로 보시면 제일 맞을 것 같네요. 고수분들은 자신의 기준으로 그대로 가시는 것이...

저도 우선 관심 종목 하나를 정해 책에 나온 프롬프트를 그대로 복사하기보다, 제 투자 기간과 감당 가능한 손실 범위를 넣어 다시 써볼 생각입니다. 돈이 걸려 있으니 AI의 답을 그대로 믿는 것보다는 출처와 전제를 확인하는 꼼꼼함이 더 중요하겠지요. 대주식의 시대가 정말 온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미 한국 증권 시장은 엄청난 상승을 이루었다는 것은 알 수 있긴 합니다. 다만 뒤늦게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도, 최소한 남의 확신을 빌려 사는 대신 자기 질문부터 만들어볼 방법은 남아 있었습니다. 모든 주식투자자분들, 성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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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그려보는 연필 데생 AK Hobby Book
야나토리 분고 지음, 김진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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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카페 #책책책책을읽읍시다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 정말로 좋은 일이고, 누군가 그림을 잘 그리는 걸 보면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려보려고 이것저것 생각만 계속하곤 했엇습니다. 그런데 시작하려고 마음 먹는 것이 정말 힘들지요. 막상 첫 선을 어디서부터 그어야할지. 그러다가 계속 시간만 가곤 했었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과정이 초보자에게는 가장 막막한 부분이니까요.


표지의 그림들은 미술 교과서에서 자주 보이는 그런 친숙한 내용입니다. 그래서인지 묘하게 나도 그려볼 수 있겠다? 싶은 근자감이 생겼습니다. 사과의 경우에는 점점 완성되는 형태로 나와있네요.첫 번째 사과에는 중심선과 구조를 잡은 흔적이 남아 있고, 두 번째에는 명암이 들어가며, 세 번째에는 사과 표면의 질감까지 더해집니다. 완성된 그림만 보여주는 대신 한 대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앞표지에 그대로 꺼내놓은 셈입니다. 책의 내용을 완전 잘 요약했지요. 사실 쉽게...라고 하지만 절대 쉬울리는 없습니다. 수십년간 저도 쉽겠지.. 하겠지..하고 생각만 했지 실행에 옮긴 적은 없긴 하니까요.


왜 데생을 배워야 할까요? 하고 질문을 던지고, 여러 답변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기본을 배우고 싶어서, 사물을 보는 시각과 파악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같은 이유가 차례로 소개됩니다. 거창한 예술론보다 실제로 연필을 들게 되는 이유부터 이야기해주니, 좀 더 실용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저는 2번으로 시작해서 1번으로 가는 방향으로 의식이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기본을 배우고 나서 좋아하는그림을 그리고 싶어지는 것이죠.


기본을 배우고 싶어서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기본을 위해서는 일단 연필부터 이해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재료나 도구를 잘 준비하면 시작이 좋겠지요? 기초 설명에서 먼저 다루는 것은 연필의 경도입니다. 사진 속 페이지에는 10H에서 H까지의 단단한 연필, F·HB·B의 중간 단계, 2B에서 10B까지의 부드러운 연필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연필을 오래 써왔어도 HB와 2B 정도만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부분부터 새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10B는 본 적도 없는 것 같네요. 최대 4B인가? 미술 시간에 썼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어두운 부분을 그릴 때 연필을 세게 누르는 습관이 있어서 자주 그림을 망친 적이 있습니다. 종이에 자국이 깊게 남고, 나중에 지워도 선이 깨끗하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책의 설명을 보면 명암은 힘 조절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필의 성질을 골라 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단단한 연필은 비교적 연하고 또렷한 선을 내고, 부드러운 연필은 진하고 폭넓은 톤을 만들기 좋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이런 차이를 알고 시작하면 종이를 괜히 눌러 파는 일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연필 사진과 함께 단계가 정리되어 있어 재료 설명도 어렵지 않습니다. 미술용품을 잔뜩 준비해야 한다는 식이 아니라, 손에 든 연필이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부터 이해하게 합니다.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데생의 장점도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정말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지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겠네요. 그림을 그려야겠다! 하는 !


Lesson 1은 ‘형태 잡기’로 시작합니다. 이지에는 ‘실제 사과는 어떤 형태일까?’라는 질문과 함께 아주 옅은 밑그림이 실려 있습니다. 설명은 먼저 종이의 어느 위치에 사과를 놓을지 생각하고, 구도선과 접지면을 잡는 데서 시작합니다. 사과의 외곽선을 곧바로 진하게 따는 방식이 아닙니다.

평소 사과를 그리라고 하면 둥근 원에 꼭지를 하나 붙이는 식으로 시작하기 쉽습니다. 사과라는 물건을 그린다기보다 머릿속에 저장된 ‘사과 모양’을 꺼내는 셈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과는 완벽한 구가 아니고, 위와 아래의 폭도 다르며, 한쪽이 조금 더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책은 이런 차이를 발견하기 전에 먼저 화면 안에서 크기와 위치를 정하도록 합니다.

여기 보면서 데생은 선을 멋지게 긋는 기술보다 대상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는 연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익숙한 물건일수록 대충 안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사과, 컵, 양말처럼 매일 보는 것들도 막상 그리려고 하면 어느 부분이 넓고 어디에서 방향이 바뀌는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무엇을 그릴까’보다 ‘지금 무엇이 실제로 보이는가’를 먼저 묻게 됩니다. 관찰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합니다. 우리가 보이는 걸 잘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계속 강조하는 것 같네요.


이론을 주구장창 늘어놓는 그런 형식이 아닌, 그림 하나 위에 어떻게 해라, 하고 하면서 비교하게 합니다. 화살표로 어디를 강조해야 하는지 잘 가리키고, 설명도 바로 붙어 있어서 그림을 보면서 바로 따라 그리면 됩니다. 필요한 페이지 펼쳐두고, 그대로 설명 보면서, 그림 보면서 따라 그리면 되니 정말 편리하네요.


예제도 상당히 친숙한 연습 대상으로 구성한 게 많았습니다. 털실 양말을 따라 그리는 거, 사실 양말 없으신 분들은 없을테니, 그냥 양말 하나 꺼내놓고 그려도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주변의 사물을 잘 관찰해서 그려보는 연습을 하면서 계속해서 '관찰 연습'에 대한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책을 열심히 보고 나면, 주변 사물들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게 됩니다. 선, 명암, 질감 등을 관찰하게 되지요.


제목에 ‘쉽게’가 들어간다고 해서 책만 읽으면 완성도 높은 데생이 바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표지의 부츠나 곰 인형, 뒤표지의 커피 그라인더 완성작은 초보자에게 여전히 어렵게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선을 긋고, 지우고, 같은 대상을 다시 그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그 연습을 대신해주기보다 연습할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참 쉽죠?' 를 유행시켰던 어떤 분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노력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그 점이 솔직해서 좋네요. 오구오구 해준다기 보다는, 그림이 잘되지 않을 때, 형태와 입체감과 특징 가운데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 단계가 여러 예제에서 반복되기 때문에 한 번 익숙해지면 다른 물건을 그릴 때도 적용하기 좋습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기보다, 사과 한 장을 그려보고 다음 날 명암 부분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사용하면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이론서이자 실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좋은 부분입니다.



이 책은 연필 그림을 처음 배우는 분, 혼자 그리다 비율과 명암에서 자주 막히는 분에게 잘 맞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기초를 어디서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이라면 세 단계 구성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드로잉을 주로 하더라도 형태와 빛을 보는 기본을 다시 익히고 싶은 분에게도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낙서나 빠른 성장을 기대한다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의 재미는 설명을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같은 대상을 직접 보고 그려보는 데 있습니다. 연필과 스케치북을 옆에 두고 한 단계씩 따라갈 때가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관찰을 잘해가면서요. 관찰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긴 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처음부터 선을 정확하게 긋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만, 이 책을 보고 나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먼저 크게 보고, 빛이 어디에서 오는지 확인하고, 마지막에 그 물건만의 질감을 더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사과 하나도 대충 넘기지 않고 다시 보는 것. 이 책 #쉽게그려보는연필데생 은 그 기본적인 습관을 차근차근 연습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관찰, 관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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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받는 1등의 언어
유미라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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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말이라는 건 참 어렵습니다. 말과 관련된 다양한 속담이나 명언이 그걸 증명합니다. 한 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도 없고, 영향력도 어마어마합니다. 그런 말을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하고 있는 걸까요? 생각해보면 말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말을 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이 책은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관련된 전략과 기술을 소개해 줍니다.


이 책의 흥미로웠던 점 중에 하나는, 말의 좋은 사례와 나쁜 사례를 정리해두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말투의 내용은 대부분 BAD 쪽에 가 있더군요. 어떻게 보면 흑역사와도 같은 이야기인데 좀 부끄러웠습니다. 곁에 있는 누군가가 "요즘 새로운 취미를 시작했는데 잘 안되네"하고 이야기 할 때, 저는 십중팔구 "원래 처음엔 다 그래. 꾸준히 해봐"라고 무 심하게 던지곤 했습니다. 나름대로 상대를 격려하는 어른스러운 방식이라고 믿었죠. 그런데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이런 말투가 상대의 고민과 과정을 아주 흔해 빠진 일로 취급해버려 더 이상의 깊은 대화를 거부하게 만드는 나쁜 단절이라고 꼬집습니다. 생각해보니 아,,,,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저자가 제안하는 좋은 대답은 전혀 다릅니다. "오, 새로운 시도를 했구나! 어 떤 점이 더 어렵게 느껴졌어?"라고 상대의 단어를 포착해 꼬리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이 사소하고 섬세한 질문 하나가 대화의 물꼬를 트게 하는 것 같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표시, 계속해서 대화를 해나가고자 하는 의지. 그런게 느껴지는 대답이었습니다.



제목과 연관된 '1등'의 이야기가 여러 가지로 많이 나옵니다. 저자도 처음부터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말의 '근육'을 계속해서 키워나가게 되었고, 경험을 쌓아가면서 어떻게 말하면 효과적인지를 체득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많이 보입니다. 스피치의 고수란, 말을 쏟아내며 무대의 주인공이 되려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을 스스로 말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 어주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책은 계속해서 일깨워줍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억지로 주목받으려 애쓰는 대신 최고의 '경청자'가 되는 길을 택하라는 조언은 잘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상대의 말에 "아, 그렇군요!"라며 진심 어린 추임새 를 넣고, 상대가 신나서 길게 대답할 수 있는 '개방형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관계가 잘 풀려 나간다는 것을, 사실 우리도 알고 있긴 합니다.

70:30의 듣기:말하기 규칙을 잘 지키면 좋은 스피치를 할 수 있다고 하네요.

경청과 관련하여 좋은 내용이 있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경청이라고 해서 그냥 '잘 듣기'라고 하는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라, 상대를 정면으로 마주 보고(Squarely), 팔짱을 끼지 않은 채(Open), 상대 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이며(Lean), 눈을 맞추고(Eye contact), 편안한 태도를 유지하는(Relax) 것. 진짜 대화는 성대의 얕은 떨림이 아니라, 타인을 향해 기꺼이 내 몸의 방향을 틀어주는 온몸의 기울기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좀 웃기게 말하면 온몸으로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하는 것을 보여주라는 말인 것이죠. 스피치 1등의 비결은 경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 잘 기억해야겠습니다. SOLER라고 되어 있는 약어로 잘 외우면 될 거 같네요. 이 책에는 이런 식으로 외우기 쉽게 만들어 놓은 약어가 꽤 많습니다. 이것을 기억하는 재미도 있을 거 같습니다.

약어 관련해서 또 이런 것도 있습니다. STOP입니다. 다정함이 선을 넘는 무례함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저자는 나를 지키기 위한 단호한 경계를 세우는 3단 계 'STOP' 법칙을 통해 건강한 관계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내 몸의 불쾌한 감정을 알아차리고(Scan), 짧게 내 감 정을 즉시 표현하며(Tell), 상대의 반응을 살피는 것(Observe). 지속적으로 선을 넘는다면 거리를 두어 스스로를 보호(Post)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지켜낼 줄 아는 단호함이 있어야, 타인을 향한 다정함도 지치지 않고 오래갈 수 있습니다. '선넘네' 표현은 많이 사용되지만, 이렇게 직접 당해보면 어떻게 해야할지, 좋은 대처를 찾을 수가 있네요.


"당신의 입술에는 과연 어떤 온도의 언어가 머물고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계의 성패가 화려한 언변 이나 타고난 성격에 달려 있다고 굳게 믿곤 합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아나운서로 수많은 사람의 표정과 말을 지켜 본 저자는 달랐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곁에 머물게 하는 진짜 힘은 시간과 장소, 상황(TPO)에 맞춰 언어의 온도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다정한 맞춤법'에 있다는 이야기가 깊게 남네요. 책에는 사실 면접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등의 다양한 상황에서의 좋은 대처법이 등장합니다. 말의 실력 향상이나 상황 대처법을 익히고 싶은 분은 책이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내 뜻대로 움직여보겠다는 헛된 욕심은 버려야겠습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저 내 곁의 누군가가 지친 마음을 기대어 올 때, 섣부른 조언으로 그 사람의 상황을 단정 짓는 대신 따뜻한 질문을 건네주는 사람. 하던 일을 멈추고 온전히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여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어가는 연습을 이 소란스러운 일상 속에서 천천히 해보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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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세계문화전집 2
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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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책을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카프카에 대해서는 사실 문학에 관심이 있었던터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에곤 실레는 솔직히 잘 몰랐었지요. 얼마전에도 이렇게 문학과 미술의 콜라보가 된 책에 대해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흥미가 느껴졌습니다.


제목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만나지 않은 쌍둥이.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점점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이, 역시 철학적인 접근입니다. 제목에 맞는 내용이 잘 담겨져 있는 책입니다. 카프카와 실레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업한 사람들이지만, 둘 다 인간의 불안하고 어긋난 부분을 오래 들여다본 사람들처럼 느껴졌습니다. 한 사람은 문장으로, 한 사람은 그림으로요. 이런 연결을 어떻게 찾아냈는지, 참 멋진 센스를 가진 저자입니다.

“내 몸은 정말 내 것인가. 아니면, 국가와 사회와 가족에게 점령당한 영토인가.”

문장이 주는 느낌이 상당히 우울합니다. 그런데 카프카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이런 문장이 책 전체의 내용을 표현하는 핵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작가와 화가를 묶어서 연결해준다, 이런 느낌이라기 보다는 두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의 불안이나 고독에 관련된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책인 것 같습니다.


카프카의 글을 보면 정말 우울한 느낌입니다. 그런 와중에 또 에곤 실레의 적절한 그림이 문장에 힘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여러 그림과 글이 있지만 「얼굴을 가린 소년」이 실린 장면은 꽤 직접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소년은 서 있지만 어딘가 웅크린 듯하고, 얼굴은 손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옆 페이지에는 “그러니까 나는 아버지에게 그 정도로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이라는 문장이 놓여 있습니다. 실레의 그림 속 인물들은 어딘가 비틀려 있고,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쓴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존재합니다. 실레의 그림은 사실 예쁘게 잘 그렸다, 라는 느낌은 객관적으로도 아니고, 주관적으로도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떠 느낌이냐 하면, 사람을 안정적으로 그린다기보다, 흔들리는 상태 그대로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카프카의 글과 와 함께 놓였을 때 어색하지 않고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서로의 세계를 조용히 비춰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이래서 쌍둥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일까요?


카프카의 <변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내용에 따르면 카프카는 이 내용을 1912년에 썼고, 1915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초판은 약 800부였지만 1년이 지나도록 400부조차 팔리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지금은 원체 유명하여 두루두루 읽히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습니다. 팔리지 않는 책, 창고에 남은 재고, 검열 도장이 찍힌 판본. 지금 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는 작품도 처음부터 고전으로 대접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카프카의 기분이 우울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책의 내용이긴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부분도 있습니다. 출판사 대표였던 쿠르트 볼프의 말도 나옵니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지, 숫자가 아니었다.” 판매 부수보다 문학적 가치를 먼저 보았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숫자는 중요합니다. 책도 팔려야 하고, 글도 읽혀야 합니다. 그래도 숫자로 바로 증명되지 않는 가치가 분명히 있다는 말이 가끔은 필요합니다. 어떤 작품은 당대보다 훨씬 늦게 독자를 만납니다. 카프카의 책이 그랬던 것 같네요. 저는 유명한 카프카만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좀 다른 느낌입니다.

카프카의 글만이 이 책의 주요 읽을 거리가 아니라, 실레의 그림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창백한 얼굴, 약간 긴장된 시선, 길게 드러난 목과 얼굴선, 그리고 옆에 놓인 붉은 꽈리 열매가 한 화면 안에 있습니다. 붉은색이 화려하게 보인다기보다는, 흰 배경과 창백한 얼굴 사이에서 혼자 살아 있는 색처럼 느껴졌습니다. 실레 그림의 특징인가 봅니다. 사실 이런 그림을 보면 뭔가 기분이 좋다, 멋지다, 이런 것보다는 어려움, 힘듦, 고뇌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더 들긴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읽는 동안 마음이 밝아지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족, 몸, 불안, 소외, 죄책감 같은 주제가 이어집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도 와 재밌다, 이런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다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될지, 자전적으로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사실 생각보다 많은 것에 맞춰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족의 기대에도 맞춰야 하고, 일과 사회의 규칙, 타인의 시선 등 생각만 해도 피곤한 것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삶이라고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방향보다는 타인의 추구에도 맞춰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문장과 그림, 시, 편지들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 같지만, '자기성찰'에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조용한 시간에 천천히 넘기며 소화시키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한 번에 많이 읽기보다, 마음에 걸리는 문장이 있으면 멈추고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그런 철학적 느낌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카프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시면 당연히 좋을 것입니다. 이미 변신이나 카프카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카프카의 문장을 좀 더 다른 분위기에서 접할 수 있어 흥미를 느끼실 수도 있겠네요. 카프카의 독특한 세계가 어렵게 느껴지셨던 분들이라면, 다른 쌍둥이인 실레의 그림과 해설을 보면서 카프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실레의 그림은 정말이지 카프카의 문장과 닮아 있습니다. 책을 읽으시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쉽게 아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생각이 많거나, 혼자만의 사색할 시간이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조용히 이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대한 돌아보기, 성찰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입니다.

책을 읽을 때 같이 곁들이면 좋을 8곡의 클래식도 한 번 들어보시면 카프카와 실레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 만나지 않은 쌍둥이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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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교양 :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 세계척학전집 5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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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을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세계척학전집 시리즈는 계속해서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싸움의 교양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손자병법 책을 읽으면서 필사를 하고 있는데, 이 책이 또 저를 '전략'과 관련된 생각에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미덕이라고 믿는 '정정당당함'과 '진심'이 실전에서는 어떻게 우리의 발목을 잡는지 알려주는 책입니다. 책의 표지에서 "세상은 당신이 누구인지 관심 없다. 어떤 '척'을 내보이느냐가 승패를 가른다"라고 선언하듯, 내면의 진심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전략적 자세가 더 중요한 것을 알려줍니다. 정정당당은 어릴 때 참 좋아하는 단어였는데, 지금은 좀 씁쓸하지만 물흐르듯이 사는 것에 더 역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내용도 좀 비슷합니다. 저자 #이클립스 가 지식 유튜버로 쌓은 내공이 이 시리즈에서 잘 드러나는 것 같은데, 싸움의 교양 이 책에서도 인류의 위대한 전략가들로부터 가져온 답이 나타납니다.


표지에도 있었던 말이지만, '세상은 당신이 누구인지 관심 없다' 에 진심은 전략이 아니다. 라는 말까지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고 사회적 실험도 있었습니다만 어떤 옷을 입었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대우가 달라지는 상황애서, 우리의 내면은 그대로이지만 달라지는 것은 외부에 드러나는 모습뿐이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협상 테이블에서도, 어떤 권력 관계에서도 작동하고 있는 원리이긴 합니다. 심지어는 가정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일이지요. 진심이 해결해주지 않는 복잡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실질적인 대처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세계척학전집 특성상 순서대로 쭉 읽어도 되고, 목차에서 솔깃한 부분부터 읽어도 됩니다, 추천 경로도 '작전' 이지만 저는 그냥 전진 경로로 차근차근 읽어보았습니다. 각 챕터가 독립적으로 완결되어 있어, 어디서 펴서 읽든 읽은 내용을 즉시 자신의 판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긴 한데, 시간이 있다면 전진 경로대로 읽는 것이 책의 묘미이겠지요. 읽는 방법도 '작전'이라고 하니, 책의 목표가 잘 느껴지는 저자의 의도가 보입니다.


책에는 다양한 전략이 언급되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재미있는 지식을 얻었습니다. 노르망디냐 칼레냐.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건 없다지만, 만약 히틀러가 칼레의 기갑부대를 노르망디에 배치하였으면 어땠을까요? 노르망디에는 연합군의 고무 전차만 있었지만 히틀러는 이에 속아넘어갔고, 2차 세계대전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되었구요. 전략의 결과는 생각보다 크게 나타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을 언급하면서 저자는 상대방보다 내가 더 급하거나 절실하면 무조건 불리하고, 그럴수록 처음부터 조건을 명확히 정하거나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전략가인 손자의 “전쟁은 속임수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기만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시간이 당신의 편이 아니다... 이것은 주식의 '손절'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아 좀 뜨끔하긴 했습니다. 손절을 몇 번이나 놓쳐서 퍼렇게 물든 계좌를 보기도 하니까요. 구조조정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겠네요. 기다림이 패배를 연장한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겠죠. 결단과 시간의 연결 관계를 설명하는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팃포탯 전략에 대한 이야기도 저에게는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상대가 먼저 협력하면 협력하고, 배신하면 곧바로 응징하며, 다음에는 다시 협력으로 돌아가는 간단한 전략인데, 말처럼 쉽게 또 되지는 않지요. 책의 사례는 돈을 빌려준 친구가 여러 번 변명을 늘어놓으며 갚지 않던 사례를 예로 들며, 처음에는 믿어주지만 두 번째 배신부터는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결국 서로에게 최적이라고 설명합니다. 무턱대고 참고 기다리는 것도, 처음부터 배신을 예상해 공격하는 것도 아닌, 조건부 호의와 신속한 보복, 그리고 용서의 균형이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에이 친구한테 어떻게 그렇게 해' 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저처럼 완전히 공감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파트는 협상의 세계가 단순히 음흉한 심리전이 아니라 반복 게임의 구조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렇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라 “때로는 선의가 계속되면 상대가 나를 만만히 본다”는 식의 조언을 덧붙입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많이 들어봤던 문장입니다. 배신한 상대를 용서하면 다음에는 더 큰 배신이 온다며, 선의와 호의조차 철저히 계산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죠. 이대로 끝을 내는 것도 좋지만 여기서 저는 조금 다른 관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지속적인 협력과 신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조건부 응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인간관계는 경제적 이익만큼이나 감정과 명예, 기대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팃포탯 전략이 유용한 상황도 있지만, 일상을 온통 전략 게임으로 여길 때 가장 소중한 인간관계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인간 관계를 흑백 논리로 할 수 없듯이, 자신만의 전략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 더욱 절실히 느껴집니다.



제목이 상당히 눈길을 끌었는데, 책 내용도 마찬가지로 제목처럼 갈등과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세상에서 이기는 법을 담아냈다고 결론지을 수 있겠습니다. 일상적인 인간관계나 회사 생활, 사회적 협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무력감의 이유를 ’전략과 전술 부재’에서 찾고, 고전과 현대 이론을 바탕으로 정보전, 속임수, 커밋먼트 전략, 팃포탯, 시간 관리 등 다양한 무기를 제공합니다. 이론만으로 본다면 이 책으로 세상사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가능하겠네요. 그런데 이 뿐만 아니라 판을 읽고 짜고 장악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은 단순한 처세서와 달리 구조적 관점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처세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리더로 나서는 그런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책을 읽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모든 관계를 전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팍팍하게 만들 수 있는지입니다. 인터넷의 자극적인 기사, 이야기들만 듣다보면 세상에 대한 관점이 비뚤어질 수도 있고, 요즘 그런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커뮤니티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책의 조언을 그대로 따르다 보면 상대를 끊임없이 경계하고, 배신에 대비하고, 속임수와 기만을 무기로 삼게 될지도 모릅니다. 전략과 교양은 분명 필요하지만, 신뢰와 연대 역시 인간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치입니다. 승리가 전부가 아닌 경우도 많고, 때로는 져주는 것이 더 큰 관계를 낳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이론대로 이루어 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실제 사회는 분명히 다르니까요. '융통성' 하나 만으로도 바뀌는 세상입니다.

이 책 <싸움의 교양>은 현실의 냉혹함을 직시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반면 순수한 마음과 관계의 온기를 소중히 여기는 분이라면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F냐 T냐 뭐 그런 관점에서도 다르게 읽힐 수도 있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T이기 때문에 책 내용에서 상당한 전략을 발굴해 낼 수 있었습니다.(물론 F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도 재미로 책을 읽는 것도 좋겠네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략일 뿐이지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어렵겠지요? 책을 통해 얻은 통찰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가려서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국 야망과 전략 사이의 거리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 우리 각자의 싸움에서 진짜 교양을 만드는 길일지 모릅니다. 다 같이 이 책을 읽으셔서, 나만의 처세 전략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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