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교양 :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 세계척학전집 5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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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을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세계척학전집 시리즈는 계속해서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싸움의 교양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손자병법 책을 읽으면서 필사를 하고 있는데, 이 책이 또 저를 '전략'과 관련된 생각에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미덕이라고 믿는 '정정당당함'과 '진심'이 실전에서는 어떻게 우리의 발목을 잡는지 알려주는 책입니다. 책의 표지에서 "세상은 당신이 누구인지 관심 없다. 어떤 '척'을 내보이느냐가 승패를 가른다"라고 선언하듯, 내면의 진심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전략적 자세가 더 중요한 것을 알려줍니다. 정정당당은 어릴 때 참 좋아하는 단어였는데, 지금은 좀 씁쓸하지만 물흐르듯이 사는 것에 더 역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내용도 좀 비슷합니다. 저자 #이클립스 가 지식 유튜버로 쌓은 내공이 이 시리즈에서 잘 드러나는 것 같은데, 싸움의 교양 이 책에서도 인류의 위대한 전략가들로부터 가져온 답이 나타납니다.


표지에도 있었던 말이지만, '세상은 당신이 누구인지 관심 없다' 에 진심은 전략이 아니다. 라는 말까지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고 사회적 실험도 있었습니다만 어떤 옷을 입었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대우가 달라지는 상황애서, 우리의 내면은 그대로이지만 달라지는 것은 외부에 드러나는 모습뿐이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협상 테이블에서도, 어떤 권력 관계에서도 작동하고 있는 원리이긴 합니다. 심지어는 가정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일이지요. 진심이 해결해주지 않는 복잡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실질적인 대처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세계척학전집 특성상 순서대로 쭉 읽어도 되고, 목차에서 솔깃한 부분부터 읽어도 됩니다, 추천 경로도 '작전' 이지만 저는 그냥 전진 경로로 차근차근 읽어보았습니다. 각 챕터가 독립적으로 완결되어 있어, 어디서 펴서 읽든 읽은 내용을 즉시 자신의 판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긴 한데, 시간이 있다면 전진 경로대로 읽는 것이 책의 묘미이겠지요. 읽는 방법도 '작전'이라고 하니, 책의 목표가 잘 느껴지는 저자의 의도가 보입니다.


책에는 다양한 전략이 언급되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재미있는 지식을 얻었습니다. 노르망디냐 칼레냐.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건 없다지만, 만약 히틀러가 칼레의 기갑부대를 노르망디에 배치하였으면 어땠을까요? 노르망디에는 연합군의 고무 전차만 있었지만 히틀러는 이에 속아넘어갔고, 2차 세계대전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되었구요. 전략의 결과는 생각보다 크게 나타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을 언급하면서 저자는 상대방보다 내가 더 급하거나 절실하면 무조건 불리하고, 그럴수록 처음부터 조건을 명확히 정하거나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전략가인 손자의 “전쟁은 속임수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기만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시간이 당신의 편이 아니다... 이것은 주식의 '손절'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아 좀 뜨끔하긴 했습니다. 손절을 몇 번이나 놓쳐서 퍼렇게 물든 계좌를 보기도 하니까요. 구조조정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겠네요. 기다림이 패배를 연장한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겠죠. 결단과 시간의 연결 관계를 설명하는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팃포탯 전략에 대한 이야기도 저에게는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상대가 먼저 협력하면 협력하고, 배신하면 곧바로 응징하며, 다음에는 다시 협력으로 돌아가는 간단한 전략인데, 말처럼 쉽게 또 되지는 않지요. 책의 사례는 돈을 빌려준 친구가 여러 번 변명을 늘어놓으며 갚지 않던 사례를 예로 들며, 처음에는 믿어주지만 두 번째 배신부터는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결국 서로에게 최적이라고 설명합니다. 무턱대고 참고 기다리는 것도, 처음부터 배신을 예상해 공격하는 것도 아닌, 조건부 호의와 신속한 보복, 그리고 용서의 균형이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에이 친구한테 어떻게 그렇게 해' 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저처럼 완전히 공감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파트는 협상의 세계가 단순히 음흉한 심리전이 아니라 반복 게임의 구조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렇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라 “때로는 선의가 계속되면 상대가 나를 만만히 본다”는 식의 조언을 덧붙입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많이 들어봤던 문장입니다. 배신한 상대를 용서하면 다음에는 더 큰 배신이 온다며, 선의와 호의조차 철저히 계산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죠. 이대로 끝을 내는 것도 좋지만 여기서 저는 조금 다른 관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지속적인 협력과 신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조건부 응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인간관계는 경제적 이익만큼이나 감정과 명예, 기대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팃포탯 전략이 유용한 상황도 있지만, 일상을 온통 전략 게임으로 여길 때 가장 소중한 인간관계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인간 관계를 흑백 논리로 할 수 없듯이, 자신만의 전략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 더욱 절실히 느껴집니다.



제목이 상당히 눈길을 끌었는데, 책 내용도 마찬가지로 제목처럼 갈등과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세상에서 이기는 법을 담아냈다고 결론지을 수 있겠습니다. 일상적인 인간관계나 회사 생활, 사회적 협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무력감의 이유를 ’전략과 전술 부재’에서 찾고, 고전과 현대 이론을 바탕으로 정보전, 속임수, 커밋먼트 전략, 팃포탯, 시간 관리 등 다양한 무기를 제공합니다. 이론만으로 본다면 이 책으로 세상사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가능하겠네요. 그런데 이 뿐만 아니라 판을 읽고 짜고 장악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은 단순한 처세서와 달리 구조적 관점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처세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리더로 나서는 그런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책을 읽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모든 관계를 전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팍팍하게 만들 수 있는지입니다. 인터넷의 자극적인 기사, 이야기들만 듣다보면 세상에 대한 관점이 비뚤어질 수도 있고, 요즘 그런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커뮤니티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책의 조언을 그대로 따르다 보면 상대를 끊임없이 경계하고, 배신에 대비하고, 속임수와 기만을 무기로 삼게 될지도 모릅니다. 전략과 교양은 분명 필요하지만, 신뢰와 연대 역시 인간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치입니다. 승리가 전부가 아닌 경우도 많고, 때로는 져주는 것이 더 큰 관계를 낳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이론대로 이루어 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실제 사회는 분명히 다르니까요. '융통성' 하나 만으로도 바뀌는 세상입니다.

이 책 <싸움의 교양>은 현실의 냉혹함을 직시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반면 순수한 마음과 관계의 온기를 소중히 여기는 분이라면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F냐 T냐 뭐 그런 관점에서도 다르게 읽힐 수도 있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T이기 때문에 책 내용에서 상당한 전략을 발굴해 낼 수 있었습니다.(물론 F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도 재미로 책을 읽는 것도 좋겠네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략일 뿐이지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어렵겠지요? 책을 통해 얻은 통찰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가려서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국 야망과 전략 사이의 거리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 우리 각자의 싸움에서 진짜 교양을 만드는 길일지 모릅니다. 다 같이 이 책을 읽으셔서, 나만의 처세 전략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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