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그려보는 연필 데생 AK Hobby Book
야나토리 분고 지음, 김진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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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카페 #책책책책을읽읍시다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 정말로 좋은 일이고, 누군가 그림을 잘 그리는 걸 보면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려보려고 이것저것 생각만 계속하곤 했엇습니다. 그런데 시작하려고 마음 먹는 것이 정말 힘들지요. 막상 첫 선을 어디서부터 그어야할지. 그러다가 계속 시간만 가곤 했었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과정이 초보자에게는 가장 막막한 부분이니까요.


표지의 그림들은 미술 교과서에서 자주 보이는 그런 친숙한 내용입니다. 그래서인지 묘하게 나도 그려볼 수 있겠다? 싶은 근자감이 생겼습니다. 사과의 경우에는 점점 완성되는 형태로 나와있네요.첫 번째 사과에는 중심선과 구조를 잡은 흔적이 남아 있고, 두 번째에는 명암이 들어가며, 세 번째에는 사과 표면의 질감까지 더해집니다. 완성된 그림만 보여주는 대신 한 대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앞표지에 그대로 꺼내놓은 셈입니다. 책의 내용을 완전 잘 요약했지요. 사실 쉽게...라고 하지만 절대 쉬울리는 없습니다. 수십년간 저도 쉽겠지.. 하겠지..하고 생각만 했지 실행에 옮긴 적은 없긴 하니까요.


왜 데생을 배워야 할까요? 하고 질문을 던지고, 여러 답변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기본을 배우고 싶어서, 사물을 보는 시각과 파악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같은 이유가 차례로 소개됩니다. 거창한 예술론보다 실제로 연필을 들게 되는 이유부터 이야기해주니, 좀 더 실용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저는 2번으로 시작해서 1번으로 가는 방향으로 의식이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기본을 배우고 나서 좋아하는그림을 그리고 싶어지는 것이죠.


기본을 배우고 싶어서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기본을 위해서는 일단 연필부터 이해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재료나 도구를 잘 준비하면 시작이 좋겠지요? 기초 설명에서 먼저 다루는 것은 연필의 경도입니다. 사진 속 페이지에는 10H에서 H까지의 단단한 연필, F·HB·B의 중간 단계, 2B에서 10B까지의 부드러운 연필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연필을 오래 써왔어도 HB와 2B 정도만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부분부터 새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10B는 본 적도 없는 것 같네요. 최대 4B인가? 미술 시간에 썼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어두운 부분을 그릴 때 연필을 세게 누르는 습관이 있어서 자주 그림을 망친 적이 있습니다. 종이에 자국이 깊게 남고, 나중에 지워도 선이 깨끗하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책의 설명을 보면 명암은 힘 조절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필의 성질을 골라 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단단한 연필은 비교적 연하고 또렷한 선을 내고, 부드러운 연필은 진하고 폭넓은 톤을 만들기 좋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이런 차이를 알고 시작하면 종이를 괜히 눌러 파는 일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연필 사진과 함께 단계가 정리되어 있어 재료 설명도 어렵지 않습니다. 미술용품을 잔뜩 준비해야 한다는 식이 아니라, 손에 든 연필이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부터 이해하게 합니다.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데생의 장점도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정말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지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겠네요. 그림을 그려야겠다! 하는 !


Lesson 1은 ‘형태 잡기’로 시작합니다. 이지에는 ‘실제 사과는 어떤 형태일까?’라는 질문과 함께 아주 옅은 밑그림이 실려 있습니다. 설명은 먼저 종이의 어느 위치에 사과를 놓을지 생각하고, 구도선과 접지면을 잡는 데서 시작합니다. 사과의 외곽선을 곧바로 진하게 따는 방식이 아닙니다.

평소 사과를 그리라고 하면 둥근 원에 꼭지를 하나 붙이는 식으로 시작하기 쉽습니다. 사과라는 물건을 그린다기보다 머릿속에 저장된 ‘사과 모양’을 꺼내는 셈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과는 완벽한 구가 아니고, 위와 아래의 폭도 다르며, 한쪽이 조금 더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책은 이런 차이를 발견하기 전에 먼저 화면 안에서 크기와 위치를 정하도록 합니다.

여기 보면서 데생은 선을 멋지게 긋는 기술보다 대상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는 연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익숙한 물건일수록 대충 안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사과, 컵, 양말처럼 매일 보는 것들도 막상 그리려고 하면 어느 부분이 넓고 어디에서 방향이 바뀌는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무엇을 그릴까’보다 ‘지금 무엇이 실제로 보이는가’를 먼저 묻게 됩니다. 관찰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합니다. 우리가 보이는 걸 잘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계속 강조하는 것 같네요.


이론을 주구장창 늘어놓는 그런 형식이 아닌, 그림 하나 위에 어떻게 해라, 하고 하면서 비교하게 합니다. 화살표로 어디를 강조해야 하는지 잘 가리키고, 설명도 바로 붙어 있어서 그림을 보면서 바로 따라 그리면 됩니다. 필요한 페이지 펼쳐두고, 그대로 설명 보면서, 그림 보면서 따라 그리면 되니 정말 편리하네요.


예제도 상당히 친숙한 연습 대상으로 구성한 게 많았습니다. 털실 양말을 따라 그리는 거, 사실 양말 없으신 분들은 없을테니, 그냥 양말 하나 꺼내놓고 그려도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주변의 사물을 잘 관찰해서 그려보는 연습을 하면서 계속해서 '관찰 연습'에 대한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책을 열심히 보고 나면, 주변 사물들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게 됩니다. 선, 명암, 질감 등을 관찰하게 되지요.


제목에 ‘쉽게’가 들어간다고 해서 책만 읽으면 완성도 높은 데생이 바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표지의 부츠나 곰 인형, 뒤표지의 커피 그라인더 완성작은 초보자에게 여전히 어렵게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선을 긋고, 지우고, 같은 대상을 다시 그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그 연습을 대신해주기보다 연습할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참 쉽죠?' 를 유행시켰던 어떤 분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노력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그 점이 솔직해서 좋네요. 오구오구 해준다기 보다는, 그림이 잘되지 않을 때, 형태와 입체감과 특징 가운데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 단계가 여러 예제에서 반복되기 때문에 한 번 익숙해지면 다른 물건을 그릴 때도 적용하기 좋습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기보다, 사과 한 장을 그려보고 다음 날 명암 부분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사용하면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이론서이자 실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좋은 부분입니다.



이 책은 연필 그림을 처음 배우는 분, 혼자 그리다 비율과 명암에서 자주 막히는 분에게 잘 맞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기초를 어디서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이라면 세 단계 구성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드로잉을 주로 하더라도 형태와 빛을 보는 기본을 다시 익히고 싶은 분에게도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낙서나 빠른 성장을 기대한다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의 재미는 설명을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같은 대상을 직접 보고 그려보는 데 있습니다. 연필과 스케치북을 옆에 두고 한 단계씩 따라갈 때가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관찰을 잘해가면서요. 관찰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긴 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처음부터 선을 정확하게 긋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만, 이 책을 보고 나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먼저 크게 보고, 빛이 어디에서 오는지 확인하고, 마지막에 그 물건만의 질감을 더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사과 하나도 대충 넘기지 않고 다시 보는 것. 이 책 #쉽게그려보는연필데생 은 그 기본적인 습관을 차근차근 연습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관찰, 관찰입니다.

이 서평은 네이버카페 #책책책책을읽읍시다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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