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2025
일러스트레이터 142명 지음, 히라이즈미 코지 엮음, 박유미 옮김 / 잇담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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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의 소개로 서적을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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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생각은 어릴때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잘 그리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하기도 했고,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큼의 그림은 그릴 수 없었고, 그림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였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다면서도 그림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치거나 힘들때는 더더욱 말이지요.



책이 두툼하게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150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 다양한 그림이 책에 망라되어 있었습니다. 그림을 보면 즐거운 것이 사람의 본능일까요? 그냥 많은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특별 엽서도 같이 와서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한국판에는 142명으로 줄어들어 있었습니다. 제외된 작가의 명단도 책에 적혀 있어서 찾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일러스트 책 답게 목차는 작가의 이름으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142명의 그림. 제각각의 개성이 다양해서 목차만 보아도 142개의 세상이 보이는 것 같아 기대가 되었습니다. 사실 작가들의 이름은 잘 모르지만, 그림을 보면 이 그림 어디선가 본 거 같은데?! 하는 작가들이 있지 싶었습니다.


대중적인 그림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세계, 그리고 개성을 추구한 그림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독특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몇몇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화려한 색감이 제 취향인가 봅니다. 작가의 소개로 시작해서 작품들이 여럿 등장합니다.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다면 인터넷으로 금방 찾을 수 있으니, 참 편리한 세상입니다. 그런 편리한 세상이기 때문에 이렇게 작가의 작품을 책으로 보고, 소장할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일러스트북의 매력인가 봅니다. 아무래도 저는 디지털 인간이라기보다는 아직도 아날로그인간인가 봅니다.




일러스트북에는 인기가 많은 작가들의 - 물론 수록된 작가들이 인기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 대중적인 입맛에 맞는 그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인디작품이라고 해야할지, 개성적인 작품들이 많아서 정말 신선했습니다.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하는 작가들을 지원하게 되면서 예술의 스펙트럼도 넓어지겠지요? 작가들이 자신의 그림을 소개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저런 그림들이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 어떤 방법으로 그려졌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 많은 그림들을 딸깍 한 번으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에, 이런 종이 질감으로 사각사각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볼 수 있는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2025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았을 때, 2026년에도 또 이렇게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모여서 하나의 책을 만들겠지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 저에게 정말 딱 맞았습니다. 이런 매력을 느끼시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꼭 책을 소장하시면 좋겠네요.




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의 소개로 서적을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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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돈의 문법 세계척학전집 3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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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북유럽카페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부자가 되는 법, 부를 다루는 책은 서점에 정말 차고 넘칩니다. 몇 권 읽어봤는데, 대부분 비슷합니다. 아끼고, 투자하고, 복리를 믿어라. 맞는 말이지만 그게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다른 곳에서 출발합니다. '어떻게 벌 것인가' 이전에 '돈이란 무엇인가', '이 시스템은 누가 설계한 것인가'를 먼저 묻습니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마르크스, 아렌트, 베버, 피케티, 케인스, 소로스, 프리드먼 같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철학자와 경제학자들의 이름이 줄줄이 나오는데도 읽는 속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책의 큰 장점입니다. 2.500년간 인류 최고의 천재들이 도달한 결론을 가져와서 우리가 몇 시간 정도만에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가 이 책의 콘셉트라고 생각합니다.


뒷표지부터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와 토마 피케티가 한 말이 상당히 자극적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긁는다는 표현입니다. 이렇게 노이즈 마케팅처럼 쓴 글이 책을 다 읽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마케팅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실제 책 내용이 이 사람들이 말한 것에 대한 설명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책 전체의 방향을 그냥 '표현'하는 것입니다.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잠든 사이에 돈이 벌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이 책에서 파악하게 됩니다.


책 읽는 방법도 이렇게 이야기해줍니다. 순차적으로 독서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문제중심 독서로 가도 됩니다. 챕터가 여럿 있는데 그 중에 신경 쓰이는 제목을 선택하여 읽으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더군요. '가격은 가치가 아니라 기대다', '당신의 돈은 매일 녹고 있다', '경쟁은 패자들의 게임이다', '행복은 소득이 아니라 욕망의 크기다.' 이 중 어떤 문장에 눈이 먼저 가는지가 지금 자신의 상태를 보여준다는 말이기도 해요. 저는 매일 돈이 녹는다는 것이 걸렸습니다. 어딘가에서 제 돈이 새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으니까요. 그러면 그 챕터로 가서 읽으면 됩니다. 월급은 오르는데 생활이 나아진 느낌이 없는 이유를 오랫동안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거든요. 프리드먼의 인플레이션 챕터가 그 부분에 있었습니다. 이 책은 어디서 시작해도 되지만, 저는 결국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나갔습니다.


파트별 제목이 다 자극적입니다. 돈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는 게 파트 1인데, 결국 돈이라는 건 실체를 가진 것이라기 보다는 합의에 의해 가치를 가지는 종이 쪼가리라는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파트 1에서는 하라리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자연물이 아닌 합의된 이야기, 종이에 숫자를 썼는데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 어떻게 보면 논리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파트 1에서 파트 5까지의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책을 처음부터 조금 읽다가 보면 우리나라 지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수 잉크로 인쇄된 15.6 × 6.8센티미터짜리 면섬유 종이. 세종대왕 초상화. 홀로그램. 일련번호. 그게 전부입니다. 이 종이 한 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왜 이 종이쪼가리가 가치를 갖는 것일까요? 그저 믿기 때문에 서로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근거를 끝까지 추적하면 '다른 사람'이 믿으니까, 나도 믿는다가 됩니다. 우리의 저축과 월급, 노후 설계도 이런 믿음에 근거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 어떤 점에서는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누군가 믿지 않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초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밥 먹는 사이에 식사의 가격이 바뀐다는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다고 하지요. 짐바브웨만 해도 다들 아실 거 같습니다. 초인플레이션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종이는 그냥 종이로 돌아갑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면, 통장에 찍혀 있는 숫자가 잠깐 다르게 보입니다. 통장에 있는 원화, 달러화의 숫자는 어떤 역할인 것일까요? 책을 읽으면서 좀 철학적(?)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파트 2에서는 마르크스가 나오니 거기서는 이미 이야기가 끝난 것 같습니다. 유물론과 자본론에 대해 조금의 지식이 있다면 아, 그런 의미였구나 하고 이해가 될 것입니다.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파헤쳐보는 책입니다. 러시아 농부 파흠의 이야기입니다. 조금만 더 넓은 땅이 있으면 악마도 두렵지 않겠다고 말할 만큼 땅을 원했던 파흠은, 해가 지기 전에 자기 발로 돌아온 만큼의 땅을 가질 수 있다는 조건을 만납니다. 더 넓은 땅을 가지려고 더 멀리, 더 빠르게 달렸고, 결국 출발점으로 돌아온 순간 쓰러져 죽었습니다. 파흠에게 결국 필요했던 땅은 묻힐 자리,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경제철학 책에 갑자기 왜 나오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다 읽고 나면 여기서 책의 주요 주제가 드러난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이해하고 구조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머니게임 안에서 얼마나 달릴 것인지를 결정하는 건 결국 자기 자신입니다. '더 많이'가 아니라 '얼마면 충분한가'라는 질문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달리기만 하다가 얻는 것 없이 끝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책의 파트 4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목차에서 '어떻게 더 벌지?'에서 '얼마면 충분한가?'로 전환된다고 나와 있는데, 이 전환이 앞의 파트들을 읽은 사람에게만 진짜 무게로 다가온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알아야 무서운 줄 알고, 대비할 줄 알고 하기 때문이죠.


이 책은 서점에서 보면 철학 카테고리에 있습니다. 철학적인 이야기이지만 경제적 부분에 대한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경제관련 지식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결론을 내려주는 책은 분명히 아닙니다. 어디에 투자하라던지 그런 이야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 대신에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상식 수준의 것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 화폐의 가치, 임금의 구조, 인플레이션, 부채의 의미,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 — 등이 어떤 사람들의 어떤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그걸 알고 나면 우리의 이 게임판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아는 게 이긴다기보다, 적어도 속지는 않겠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냥 당하지만은 않게 될 그런 교양과 지식이 쌓였다는 걸 느꼈습니다. 철학 카테고리의 책이라 어렵지 않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각 챕터가 짧고 본문 중간중간에 인사이트 박스가 핵심 문장을 따로 정리해줘서 생각보다 술술 읽힙니다. 한 챕터가 10~15분 분량이라 끊어읽기가 쉽습니다. 출퇴근길이나 점심시간에 한 편씩 읽기에 딱 맞는 구조라 부담이 덜합니다. 저는 한 번에 다 읽기는 했습니다. 그만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철학을 몰라도, 경제학을 몰라도 읽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쪽을 너무 많이 아는 사람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나는 여기일까, 하는 분들이 읽으면 딱 좋겠습니다. 제가 딱 그런 쪽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철학적이면서도 경제에 대한 교양을 쌓고, 어떻게 보면 위험한 세상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 그냥 당하기(?)보다는 대비하면서 헤쳐나가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책을 추천합니다.

이 서평은 #북유럽 카페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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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깬, 28인의 AI 미래 통찰
강요식 지음 / 나이스에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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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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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비즈니스 환경과 사회 구조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이 미치는 파급력은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압도적입니다.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단 한 번 이긴 것이 뉴스로 나올 정도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무려 10년전입니다 - 이제 그 승부욕 강하던 이세돌이 더이상 인공지능에게는 이길 수 없다는 말까지 하였습니다. 바로 어제의 일입니다. 재대결의 결과는 여러분도 당연하게 여기다시피, AI의 승리였지요.

매일같이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적 성취와 패러다임의 전환을 마주하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지식 노동자로서 다가올 초지능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을 하면서도, 막상 AI 관련해서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선뜻 책에 손이 안 갔었는데, 책의 부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술혁명가와 인문철학자의 대담, 와트에서 칸트까지 어우르는 내용이 있다는 것은 상당히 독특했습니다. 말하자면 1차 산업혁명의 시작인 증기기관을 이끌어 낸 사람부터 등장하고, 철학자인 칸트가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는 샘 올트먼까지 나오는, 그야말로 1~4차 산업 혁명이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연결된 책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기술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혁신 엔진을 전속력으로 가속하는 것만큼이나 인류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윤리의 브레이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가상 대담을 통해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맹목적인 기술만 발전되면 괜찮다는 기술 지상주의를 경계하고 인간 고유의 비판적 사유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엿보이긴 합니다.



저자 강요식은 AI리스트이자 정치학 박사, 그리고 시와 수필로 작가로서 문단에 먼저 이름을 올린 사람입니다. 기술과 인문이라는 두 세계를 동시에 걷는 드문 이른바 문이과에 통달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청소년신문 사장과 서울AI재단 이사장을 거치며 정책·교육·현장을 두루 경험한 그의 궤적 자체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기술과 인문의 융합이 얼마나 절실한가—을 몸소 증명합니다. 맹목적인 기술 낙관론도, 과도한 비관론도 아닌 균형 잡힌 시각이 책에서 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습니다.


 

목차를 보면 역사의 흐름에 충실히 따르고 있니다. 책의 전반부는 제임스 와트와 토마스 에디슨 등 1차 2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을 주도한 선구자들의 치열한 발자취를 매우 세밀하고 분석적으로 추적해 나갑니다. 제임스 와트의 분리응축기 발명이 단일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 어떻게 거대한 자본주의 산업 사회의 튼튼한 근간을 형성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토마스 에디슨의 무수하고 끈질긴 실패가 어떻게 종국에는 빛의 민주화라는 인류사적 쾌거를 이루어냈는지 심도 있게 살펴보는 내용입니다. 이들 위대한 발명가들의 위대한 성취는 단순히 선천적으로 뛰어난 두뇌가 빚어낸 우연한 결과물이 아니라 시대의 요구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불굴의 도전 의지가 융합되어 만들어낸 위대한 합작품입니다.와트의 경우 책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상당히 독특한 경제 개념을 도입합니다. 읽어보시면 아하! 하고 무릎을 탁 치실 것 같습니다.

책의 중반부를 넘어서면 현대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인 앨런 튜링과 피시 대중화를 이끈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를 거쳐 인공지능 시대의 총아로 떠오른 젠슨 황과 일론 머스크에 이르는 현대인들의 서사가 진행됩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연결된 제 3차 산업혁명, 그리고 4차 초연결 혁명으로 급격하게 이행하는 과정입니다. 사실상 인류의 생존 방식과 문명의 패러다임이 통째로 재편되는 현장입니다. 그 현장에 저는 있었고 - 현재진행형이죠? - 지금도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 연산의 핵심인 GPU로 AI시대의 황제로 등극한 젠슨 황의 이야기와 우주 산업과 모빌리티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등장한 일론 머스크의 이야기는 현재의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가 얼마나 역동적이고 무자비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증명해 줍니다. 이른바 '용팔이'였던 젠슨 황이 세계 1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그때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젠슨 황이 한국을 방문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현대 인터넷 생태계를 지배한 구글의 창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그리고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오픈에이아이의 샘 올트먼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부분도 주의 깊게 읽어보면 좋습니다. 정보 검색의 혁명을 이룩한 구글의 압도적인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계가 스스로 문맥을 추론하고 새로운 창작물을 쏟아내는 샘 올트먼의 업적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기계의 알고리즘이 인간의 복잡한 지적 노동을 무서운 속도로 대체해 나가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우리 인간은 과연 기계와 차별화되는 어떤 고유한 창의성과 영적 가치를 발휘하며 생존해 나갈 수 있을까요?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아이, 로봇'을 아시는 분들은 유명한 대사를 알고 계실 겁니다. 로봇은 감정과 관련된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윌 스미스의 분노에 찬 대사가 있습니다. 2004년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나요? 화이트칼라의 많은 일들을 AI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블루칼라의 일도 많은 로봇들이 나타나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몇 년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생각만 해도 두렵습니다. 아니, 아직은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본문 내용 중 역사적 맥락을 직관적으로 바로 이해하게 해주는 부분은 1차 산업혁명부터 현재 진행형인 4차 산업혁명까지의 발전 과정을 도식화한 이 부분입니다. 1760-1840년에 걸쳐 약 80년 간 전개된 1차 기계화 혁명이 수십 년의 긴 세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사회 구조를 변화시켰다면 4차 초연결 초지능 혁명은 불과 몇 개월 단위로 전 세계의 산업 생태계를 송두리째 뒤바꾸고 있습니다. 새로운 AI 모델이 나올 때마다 큰 이슈가 되면서, 새로운 기능에 대한 이야기가 지구를 뒤흔드는 수준입니다. 주요 에너지원의 패러다임 변화와 생산 방식의 비약적인 진화 그리고 공장 노동자 중심에서 지식 노동자를 거쳐 새롭게 재편되는 노동 형태의 역사적 흐름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대단히 뼈아픈일입니다. 러다이트 운동이 과연 일어날까요? 로봇에 대한? 옛날과 지금은 분명히 다릅니다. 이 도표는 인간의 노동과 일자리 그 자체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해야만 하는 불가역적인 시점에 우리가 도달했음을 명확하게 인지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요?



책의 앞부분에서 언급하고 지나가는 내용이지만, '시간의 강물을 건너며' 이 부분이 책 전체의 내용에서 인문학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다 이야기해주는 것 같습니다. 기술은 눈부시게 진보하지만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가치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외침은 거대한 기술의 파도를 마주하며 우리가 반드시 쥐고 있어야 할 최후의 윤리적 보루와 같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 기계가 인간이 직면한 모든 문제에 대해 완벽에 가까운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유토피아적 시대가 도래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무지에 대한 겸허함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 삶의 목적을 묻고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인간 특유의 주체적 사유 능력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갈고닦아야만 합니다. 제가 이렇게 어려운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칸트에서 장 폴 사르트르까지 이르도록 많은 철학자들이 정립해놓은 철학 사상에서 얻어낸 지식일 따름입니다. AI와 인간을 구분짓는 유일한 부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책을 집어들었었습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이 책은 상당히 깊은 사유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속도와 효율성만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며 거침없이 질주하는 현대의 기술 만능주의가 도래한 AI 주도의 시대에 인문학적 제동을 강하게 걸어주기 위한, 그런 책인 것 같습니다. AI가 발전하기에, 더더욱 인간으로 남아야 한다는 그런 인문학적 이야기입니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인류의 물리적 육체적 근육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키며 문명의 도약을 이끄는 1차 산업혁명의 중요 포인트였다면, 다가오는 범용 인공지능 시대는 인류의 추상적이고 지적인 근육을 무한대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두 번째 도약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어야만 합니다. 저는 터미네이터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고, 이제 그것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30년 전만 해도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지금은 어떨려나요?

엄청난 기술 발전의 역사와 관련되어 인문학적, 인간의 철학적 흐름을 조화롭게 펼쳐낸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에 경의를 표합니다. 오랜만에 몰입되어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고도의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시대에 인간의 지성을 되새김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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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깬, 28인의 AI 미래 통찰
강요식 지음 / 나이스에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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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우리가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잘 풀어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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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패배
에마뉘엘 토드 지음, 권지현 옮김 / 아카넷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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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2022년 2월 24일은 세계사에서 특별한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우크라이나 진입을 발표했을 때 서방 세계는 이를 단순한 침략으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붕괴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에마뉘엘 토드는 이 사건을 나토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서구 문명이 직면한 거대한 해체의 신호탄으로 해석합니다. 인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저자는 표면적인 뉴스 이면에 숨겨진 심층적인 구조를 파헤치며 이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도 우러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자 소개를 읽고 나서야 이 사람이 보통 학자가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우러 전쟁에 프랑스, 거기다가 인류학자가 뭘 썼을까, 라고 생각을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엄청난 통찰력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1976년에 소련의 붕괴를 미리 예측한 『최후의 추락』을 쓴 사람이고, 2002년엔 미국의 경제적 쇠락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반미"를 외치는 선동가가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인구통계와 가족 구조, 문맹률 같은 데이터를 꼼꼼히 분석해온 학자입니다. 그 점이 읽는 내내 마음에 걸리긴 했습니다. '이 사람의 예측이 또 맞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내내 따라다녔습니다. 아무래도 내용이 좀 부정적이긴 하니까요. 비관론자가 맞으면 사실 좋을 일은 없다는 것이죠.



책의 핵심 주장은 간단히 요약하면 이런 내용인 것 같습니다. 우러 전쟁은 그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싸움이 아니라, 미국과 나토, 러시아 간의 전쟁이라는 것입니다. 푸틴이 2022년 2월 24일 전 세계 앞에서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진입했다"고 발표했을 때, 그의 연설은 우크라이나에 관한 것도, 돈바스에 관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나토의 지속적인 확장과 우크라이나의 군사화에 대한 도전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토드는 이 지점에서 시작해 전쟁의 본질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짚어 나갑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흥미로웠던건, 이 전쟁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것이 러시아의 강함이 아니라 오히려 서방의 내부적인 허약함이라는 그의 시각입니다. 러시아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고, 서방은 막대한 지원을 쏟아부으면서도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토드는 이를 서방 시스템이 이미 속부터 망가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여러 가지 관점에서 다른 의견들도 있겠지만, 이 의견도 매우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런데 저자의 특성이라고 해야될지 모르겠지만, 목차만 훑어봐도 꽤 공격적입니다. '유럽의 조력 자살', '영국: 제로 국가를 향하여', '미국의 본성: 과두제와 니힐리즘' 같은 챕터 제목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 대한 비판이 전방위적입니다. 러시아를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서방 스스로가 얼마나 부패하고 공허해졌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두들겨패기 같긴 합니다. 제목부터가 '패배'였으니 사실 긍정적인 부분이 나오긴 좀 힘든 것도 있긴 하지요.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프로테스탄티즘의 쇠퇴와 허무주의의 확산을 연결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종교적 기반이 무너진 자리에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으면서, 미국 사회는 신자유주의적 탐욕만 남은 텅 빈 상태가 됐다는 것입니다. 영국은 금융 중심 국가가 되면서 제조업과 문화적 정체성을 잃었고, 유럽연합은 이 종교적 진공 상태에 떠밀려 스스로를 파괴하는 선택들을 반복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스칸디나비아 챕터에서는 페미니즘이 극단화되면서 오히려 사회적 결속을 해치는 방향으로 흘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동의 여부를 떠나서 시각 자체가 꽤 날카롭습니다. 정치적 성향이라고 말하기엔 그렇지만 저자의 의견에 딱히 반박할 만한 논리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책 중간에 흥미로운 통계표도 등장합니다. 그냥 넘어갈만한 내용이 아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1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외국인 학생 숫자를 보여주는 통계표입니다.

중국이 88,512명으로 압도적 1위이고, 인도가 36,565명, 한국이 25,994명으로 3위입니다. 인구비율로 따지면 한국과 대만이 정말 엄청난 숫자라고 보이기도 하네요. 그런데 저자는 이 수치를 통해 미국이 전 세계 인재를 흡수해 굴러가는 구조임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미국 자국민들이 이공계 고급 학문을 기피하고 있다는 내부 공동화의 증거로 해석합니다. 미국이 강한 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인재를 빌려 쓰면서 강한 척하고 있다는 것이죠. 기회의 땅이라고 부르는 미국인데, 인재를 흡수하는 관점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나라로 돌아가지 않으면 미국의 것이 되는 거니까요. 지리적으로 가까운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하면 사실 좀 무섭기까지한 '동방'의 진출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책 말미의 추신에서는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다룹니다. 충돌이 재개된 직후 미국이 즉각 항공모함을 보내 이스라엘 편에 무게를 실어준 장면에서, 토드는 미국이 얼마나 폭력적인 방식을 선호하는지를 읽고 비판합니다. 민간인 희생을 대하는 방식에서 미국의 도덕적 권위가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가자 전쟁이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읽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고,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해석이 아닌가 싶은 대목도 있었습니다. 판단은 읽는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현재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다들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뒤표지에는 "서방은 분열을 넘어 해체 중이다!"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까 이게 단순히 책을 팔기 위한 자극적인 카피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소련이 붕괴된 이후로 전 세계적인 혼란이 발생하였고, 그 틈을 미국이 전적으로 채우려 했지만 여러 나라들과의 갈등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의 내용에 100% 동의하기엔 그동안 갖고 있던 지식과 정보가 막아섰습니다. 우리가 수십 년간 당연하게 여겨온 서방 = 서양= 선진 = 안정이라는 일종의 공식을 비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뉴스를 보면 항상 러시아가 나쁜 편이고 서방이 옳은 편처럼 묘사되는데, 이 책은 그 구도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에 전부 동의하기는 그동안의 제 인생이 용납하지 않습니다. 러시아의 폭력성을 너무 가볍게 다루는 부분도 있고, 서방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나라들이 서방 편을 들지 않는가, 라고 생각해보면 이렇게 차근차근 답하려 한 책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처럼 국제 정세가 복잡하게 돌아가는 시기에, 치우쳐 있는 뉴스만 보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기 쉽습니다. 이 책은 그런 점을 일깨워주는 하나의 척도였던 것 같습니다. 읽는 내내 이게 뭔 소리지? 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대목도 있었지만, 그 불편함 자체가 이 책을 존재하게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다양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알아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읽을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지금, 또 하나의 생각할 거리가 생겼습니다.

좋은 책을 소개해준 북카페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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