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스터리 스토리콜렉터 39
리 차일드 외 지음, 메리 히긴스 클라크 엮음, 박미영 외 옮김 / 북로드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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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 <페이스오프>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으로 말하자면 22명의 추리,스릴러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자신들이 창조한 전설적인 캐릭터들을 한 이야기속에 등장시켜 서로 경쟁과 협력을 통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들을 엮은 책인데요. 정말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땐 신선한 충격이었죠. 22명의 작가들을 다 알진 못하지만 그래도 추리, 스릴러를 읽는다 하면 알 수 있는 유명한 작가분들도 있었으니까요. 두 작가의 두 캐릭터가 콜라보로 등장하여 각자의 매력도 뽐내야 하고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하니 글쓰기가 좀 어려웠겠다 싶지만 독자들의 입장에선 정말 환영할 만한 기획이었죠.



오늘 읽은 <뉴욕 미스터리>라는 책도 17인의 작가가 쓴 단편들이 묶여진 책이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책에서 등장한 작가들도 있고 잘 모르는 작가들도 있지만 이런 책을 통해 새로운 작가를 알아가게 되는거죠. 생각보다 잘 알지 못했던 작가들의 이야기가 참 재미있어서 단편인게 좀 아쉬운 이야기들도 꽤 있었습니다. 내가 단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한참 재미있어 지는데 이야기가 급하게 끝나버리거나, 스릴러의 경우 긴 사건의 전개끝에 맞이하는 반전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런 부분이 조금 미흡하다 느낄때가 가끔 있어서입니다. 이 책속의 17가지 이야기중에도 그런 이야기가 몇가지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푹 빠져서 읽게 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좋았던 이야기는 "낸시 피커드"의 <진실을 말할 것> "토머스 H. 쿡"의 <지옥으로 돌아온 소녀>였습니다. <진실을 말할 것>에서는 왠지 소설속의 이야기라고만은 할 수 없는, 흔히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 더 가슴에 와 닿았던것 같았습니다. 이처럼 이 책 속의 이야기들중에는 단지 스릴과 긴장보다는 여운이 남는 이야기들이 꽤 있었습니다. 이 책을 추천한 독자들의 말처럼 특별할 것 없는, 뉴욕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면서 그들의 삶이 맞이하는 반전의 순간과 일상을 잘 담은것 같았습니다.



뉴욕은 정말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도시였는데요.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센트럴 파크", "유니언 스퀘어", "타임스 스퀘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월 스트리트"등. 뉴욕의 이러한 장소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잘 포착한 내용들이라 이 책을 읽고나니 뉴욕이란 도시가 더 궁금해 졌습니다. 미국추리소설가협회의 70주년 기념작인 <뉴욕미스터리>. 미스터리한 뉴욕의 그 거리들을 한 번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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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악마다
안창근 지음 / 창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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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로 영미스릴러를 주로 읽는 편입니다. 일부러 가려 가며 읽는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손에 잡히는 책들이 죄다 영미..ㅋ 예전엔 일본 추리소설도 참 많이 읽었는데 일본 소설은 왠지 읽고 나면 허무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암튼 좀 가벼운 느낌이 없잖아 있었는데 그건 뭐 저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니까요. 아무튼 오늘은 국내 작가님의 스릴러 소설을 읽었습니다. 국내작가의 스릴러는 처음인가 싶네요. 이 책, 먼저 읽으신 분들이 다들 워낙 재미나다고 해서 무지 기대하고 읽었습니다.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주로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프로파일러"에 대한 부분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요. 스릴러에선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예전에 "프로파일러"란 제목의 책이 있길래 내용도 살펴보지 않고 무조건 읽었는데요. 소설이라기 보다는 프로파일러인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해야 할 듯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책 읽다가 집어던질뻔 했다지요. 무지하게 재미가 없었거든요. ㅋ 근데 오늘 문득 그 책의 내용과 목차를 보니 묘하게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어 지네요.



그건 그렇고 이 책속에도 "프로파일러"가 등장합니다. 바로 연쇄살인범으로 복역중인 김민수라는 인물인데요. 민수는 프로파일러이자 경찰이었는데 어째서 그랬는지 세명의 여자를 살해하고 감옥에 수감중인 범죄자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홍대거리에서 마이클잭슨의 "스릴러" 플레시몹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 여자가 수차례 칼에 찔려 살해됩니다. 이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다름아닌 자신을 스스로 "유령"이라 칭하는 연쇄살인범입니다. 이 살인은 미리 예고가 되었었는데요. 그리고 이 장소에는 예고된 살인을 막고자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었지 말입니다. 예고된 살인도 막지 못하자 경찰은 여론의 뭇매를 맞게되죠. 그렇지만 유령은 계속해서 메세지를 보냅니다. 마치 경찰을 조롱이라도 하듯. 그래서 경찰은 복역중인 전직 프로파일러인 민수에게 수사의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민수와 유령의 두뇌싸움이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막 이상한 공식도 나오고...같이 풀면 더 재밌겠지만 머리 쓰는건 싫어서 난 그냥 지켜보면서 즐기기만. ㅋ 얼마전에 "스틸미싱"이란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 등장하는 살인범은 여주인공을 납치해서 아주 끔찍하고 잔인하게 학대를 하죠. 그에 비하면 "유령"은 아주 양반입니다. 여경인 노희진이 유령에게 잡혀가 몇일동안 고생을 하는데요. 유령은 민수를 꾀어내기 위해 희진을 인질로 삼은거죠. 희진을 구하기 위해 민수는 탈옥을 시도하게 되는데요. 탈옥이라기 보다는 눈속임에 가깝습니다. 이 부분은 좀 현실감이 없었습니다. 현실에서도 이런일이 가능하면 정말 큰일나겠죠. 민수와 유령의 만남이 이루어지기까지 민수는 유령이 제시한 암호를 풀며 한발한발 유령과의 간격을 좁혀가는 긴박한 상황이 흥미진진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보니 한국의 장르문학도 참 많이 그 구성이 탄탄해졌구나 하는걸 느꼈습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 수수께끼와 암호를 함께 풀어보면 더 재미있는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르소설을 사랑하는 한 독자로서 앞으로 한국작가분들의 더 많은 장르소설 출간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더불어, 책 내용중에 민수가 어째서 살인을 저질렀는지 잠깐 회상씬으로 과거 이야기를 넣어주셨어도 좋았을듯 싶네요. 그 부분이 많이 궁금합니다.



누구보다 연쇄살인범의 세계를 깊이 연구한, 그리고 그 세계에 직접 발을 들인 사람다운 대답이었다. 그렇다. 항상 사람이 악마다. 연쇄살인범은 멀리 있지 않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출근길에 같은 버스를 탄 사람,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사람 중에 연쇄살인범이 있다. 경찰이라고 연쇄살인범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본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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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2 - 밥 먹어야지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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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유난히 무서워 했던 나는 아주 조그만 강아지라도 질색팔색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길 가다가 조그만 강아지가 쫄래쫄래 따라오면 죽어라 도망을 가곤 했죠.

근데 이눔의 강아지들은 사람이 뛰면 따라 뛴다는것을 그때는 어찌 몰랐을까요. ㅠ

그에 반해 고양이란 동물은 예전부터 어른들이 "요물"이라고들 하셔서

그냥 그 자체로 무서운 동물이었습니다.

특히, 특정한 시기가 되면 이 녀석들이 밤에 합창을 하는데, 정말 아기 우는 소리 같거든요.

소름이 오소소...



하지만 요즘엔 애견인들도 많지만 그만큼 애묘인들도 많습니다.

그렇게 강아지를 싫어 했던 저도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강아지와 함께 생활하고 있을 정도니깐요.

처음 딸아이와 아빠가 같이 강아지 한마리를 분양받아 왔을때만해도 손도 못댔습니다.

가까이 가기도 싫었습니다. 하지만 이 강아지란 녀석들, 정말 묘한 매력덩이들이죠.

일주일만 함께 생활해보면 강아지에 대한 모든 고정관념들, 안좋은 생각들은 안드로메다로.

더불어 이 세상 모든 동물에 대한 애정이 새롭게 피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고양이도 한번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특히, 요,요,,콩알이와 팥알이 같은 고양이라면 더욱.



천방지축 콩알이와 팥알이를 보고 있노라면 고양이는 강아지와 이렇게 다르구나,

이럴땐 강아지랑 비슷하구나. 하면서 막 공감하고 혼자 끄덕거리기도 합니다.

그림이 어찌나 귀여운지, 이 책을 보면 그냥 콩알이와 팥알이의 매력속으로 퐁당 빠질것입니다.

네코마키라는 작가는 부부입니다. 주로 개 혹은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를 그리는 부부인데요.

"네코마키"라는 한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일러스트입니다.

일본에서는 애묘인부부로 아주 유명하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유명한 모바일메신저 Line의 고양이 스템프 원작자라고 합니다.

콩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작가분이 굉장히 고양이를 사랑하는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콩고양이에는 일반적인 가정의 한 가족과 세마리의 동물인 콩알이, 팥알이,

그리고 암탉인 마당이가 등장합니다.

콩알이와 팥알이를 데리고온 일명 집사처녀(딸), 냥이들을 아껴주는 의리파 내복씨(할아버지),

고양이를 싫어하는 심술궂은 마담북슬씨(엄마), 집에서 존재감 제로인 집동자귀신(아빠),

그리고 오덕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안경씨(아들).

이렇게 콩알이 팥알이외 등장인물들도 무척이나 개성만점입니다.

특히 콩알이 팥알이의 천방지축 장난을 다 받아주고 휴지심으로 캣타워까지 만들어주는 내복씨!

매력적입니다.

저도 가끔 하는 진공청소기로 강아지 따라다니며 장난치기, 요고 마담북슬씨도 하더라구요. 공감백배 ㅋㅋㅋ



오랜만에 아무 생각없이 재밌게 만화책 한 권 뚝딱 했습니다.

콩고양이 시리즈는 계속된다고 하니 다음편엔 또 어떤 에피소드들이 가득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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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사랑
쯔유싱쩌우 지음, 이선영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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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송승헌과 중국의 여배우 유역비와의 열애설이 있었죠. 사실 송승헌은 예전에(아주 예전) 시트콤을 통해서 참 신선하게 보아왔었습니다.  최근엔 드라마를 잘 보지 않아서 드라마에서의 활약상은 잘 모르겠고 제일 최근에 보았던 송승헌 주연의 영화가 "인간중독"이란 영화였습니다. 근데 그 영화에서 어째 참 연기가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어색하더구만요. 영화가 워낙에 좀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그 영화를 보고 난 후 송승헌이 예전에 했던 연기들의 기억은 안드로메다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이 책은 송승헌과 유역비 주연의 영화 "제3의 사랑" 원작인데요. 이 영화에서는 어떤 연기를 펼쳤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이야기는 추월이라는 여자가 한 남자 때문에 자살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치림기업이라는 대기업에 다니는 추월은 그 회사의 본부장인 임계정이라는 남자에게 홀딱 빠져 이런 무모한 짓을 저질렀죠. 변호사인 추월의 언니 추우는 동생의 행동이 너무 기가막혀 회사를 그만두게 했는데 회사의 방침상 사직서를 반려했다는 말을 듣고 곧장 그 본부장이라는 사람을 만나러 가게 됩니다. 키도 크고 돈도 많고 잘 생기기 까지한 임계정. 회사내의 모든 여성들로 부터 선망의 대상인 그 남자를 아무리 사랑앞에서 냉정한 추우라고 어찌 그냥 지나쳐갈 수 있겠습니다. 임계정과 추우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흔해빠진, 딱 연애소설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맨스라는 것이 이렇게 끝나면 안되는 거잖아요. 달달하게 시작했으면 달달하게 끝나야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여지껏 제가 보아왔던 연애소설들은 거의 모두 "그래서 그 남자와 그 여자는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로 끝났지만,  이 소설은 새드엔딩입니다. 대기업에는 다 있는, 경원권 다툼. 임계정은 둘째 부인의 아들인데 그 엄마는 돌아가시고 배 다른 형과의 경영권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는데요. 경영권을 승계받기 위해 또 다른 대기업의 외동딸과 결혼을 앞두고도 있죠. 참 이래저래 임계정과 추우는 이루어지기 힘든 현실인거죠. 이 남자가 모든걸 다 팽개치고 추우를 가지고자 했다면 이 소설 또한 해피엔딩으로 끝이나면서 여타의 다른 연애소설들과 다를바 없는 그저 그런 이야기가 되었겠죠.



그는 너무 높은 곳에 있어 모든 사람이 올려다보고 있지만, 나는 그저 사람들 속에 파묻혀서 수많은 비슷한 얼굴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그는 나를 볼 수 없을 것이다. 나를 발견할 수도 없을 것이다. 여기가 바로 내가 있어야 할 위치다. (225쪽)



이 소설은 인터넷에서 연재가 되었었고 2007년에 정식 출간이 되어 7년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드라마로도 이미 만들어졌고 최근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죠. 올해엔 우리나라에서도 개봉예정이라는데 무척 궁금해요. 원작이 있는 영화는 항상 보고나면 실망하긴 하지만 그건 어떤 배우가 캐스팅될지 몰랐을때의 이야기고요. 이번엔 송승헌과 유역비가 주연이라는걸 알고 읽었기에 책을 읽는내내 송승헌이 남주와 오버랩되어 조금 방해가 되긴 했지만 영화 개봉하면 꼭 한번 봐야겠어요. 오랜만에 읽어본 달달한 연애소설. 이렇게 한번씩 연애소설은 읽어줘야 합니다. 스릴러에 치인 나의 메마른 감성에 촉촉한 단비를 뿌려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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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미싱 판타스틱 픽션 화이트 White 2
체비 스티븐스 지음, 노지양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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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니 정말 놀랍네요. 몇년전에 입소문을 듣고 구입한 책인데 구간을 만들어 읽는 능력이라니...! 어쩌다 책장 속 구석진 자리에서 나의 눈에 띄어 집어들었는데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은것 같습니다. 책이 출간될 당시 유괴를 소재로 한 소설들이 꽤 있었던것 같은데, 소재의 참신함이나 독자성을 얘기하자면 흔하디 흔한 소설이 될 수 있겠지만 그 내용으로 판단해 보건데 이 책은 너무나 독특하고 재미있는 구성으로 독자들을 단번에 매료시켜버립니다.



이야기는 여주인공인 애니가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는 내용으로 시작됩니다. 상담의 내용은...아...한마디로 참혹합니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그 내용들이 불편하게도 느껴집니다. 애니는 부동산 중개업자로 오픈하우스에서 퇴근직전 데이비드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다가온 호감어린 남자에게 납치를 당하고 맙니다. 어딘지도 모를 산속 오두막으로 끌려간 그녀는 그곳에서 그 남자와의 동거가 시작되는데요. 먹는것, 입는것, 자는것, 심지어는 화장실 가는것 조차 그 남자가 정한 룰대로 해야만 하는 생활들. 수없이 강간을 당하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던 중, 그녀에게 아기가 생기고 맙니다. 괴물같은 남자로 인해 생긴 아이, 과연 애니는 이 아기를 사랑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막상 아기가 태어나고 보니 여자의 본능일지도 모를 모성애가 생겼던거죠. 



나에게도 저런 일이 닥친다면 과연 나도 애니처럼 그럴 수 있을까? 괴물로 인해 생긴 아이지만 과연 나에게도 모성애라는 것이 생길까, 생각하면 정말 살떨리는 두려움부터 느껴지지만 잘은 모르겠어요. 가까스로 오두막을 탈출한 애니가 여전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하는 내용이 쭉 이어지는데요. 상담이라고는 하지만 까칠하면서도 담담하게 이어지는 애니의 이야기는 거의 독백에 가깝습니다. 현 시점과 오두막에 감금되어 있던 시점을 오가며 그때의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책을 읽는동안 같은 여자로서 너무 무섭고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 대해 많은 분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부분이 반전과 결말인데요. 반전이 정말 대단하다는 말을 듣고 읽어서 인지 정말 어마무시한 반전을 기대했는데 말이죠. 처음엔 깜짝 놀랐지만 사이코패스인줄 몰랐던 부분을 감안하면 절대 그래서는 안되지만 어쩌면 있을법도 한 일이었기에 조금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서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결말이 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려 몸부림 치는 애니를 현실은 가만 놔두질 않습니다. 한 여자에게는 정말 지옥같은 1년이었지만 그 이야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주변사람들을 볼때 인간은 얼마나 더 잔혹해질 수 있나 생각하게 됩니다. 주변의 관심이 사라지지 않는한 제목처럼 애니는 여전히, 아직도 실종상태이지 않을까요.



1,2초 동안 대답을 기다리다 남자가 너무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 뭔가 단단한 것이 등 아래쪽을 누르는 게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려 하자 남자가 한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잡아챘다. 너무 아파 머리 가죽이 다 벗겨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심장이 갈비뼈 밖으로 튀어 나올 것처럼 거칠게 뛰고 온몸의 피가 한꺼번에 머리로 몰렸다. 발로 차고 도망가려 해봤지만 몸을 뜻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본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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