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다 거짓이야
대니얼 나예리 지음, 김래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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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인 이유로 조국을 떠나야 하고 난민으로, 망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가슴아프게 그려져있다. 인간의 이기심과 잔인함에 가슴이 저릿해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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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다 거짓이야
대니얼 나예리 지음, 김래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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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금 한창 미국과 전쟁을 벌이는 아라비아, 이란의 문학을 만나본 적이 있는가? 없다고 생각했다면 '천일야화'혹은 '아라비안 나이트'로 알려진 동화를 떠올려보라.

하룻밤을 보낸 왕비를 죽이는 왕을 위해 세헤라자데가 이어가는 이야기에 푹빠진 기억이 없는가.

이 책에서도 세헤라자데가 등장한다. 소설의 주인공-아마도 저자의 실제 모습으로 짐작되는-이 세헤라자데가 되어 한 편씩 전하는 이야기들은 동화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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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란에 대한 방송을 보면서 이란은 아랍과는 전혀 다르다는 말에 놀랐었다.

아랍이라는게 사우디아라비아 언저리에 있는 나라들을 주욱 합쳐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란사람들은 아랍과 이란은 엄연히 다른 문화라고 단언했다.  이란이라기 보다는 '페르시아'라는 표현을 더 좋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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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많은 이유가 되는 종교가 문제이다.

이란은 당연히 이슬람국가이다. 하지만 이란의 이슬람교도는 시아파라고 한다. 하지만 대다수 이슬람교도는 수니파인 모양이다. 그래서 소수는 숨을 수밖에 없단다.

우리가 아는 세계의 3대종교의 뿌리는 같다. 하물며 이슬람교도의 뿌리도 같을텐데 두 개의 파로 나뉘어서 서로를 증오하다니..인간은 이렇게 어리석고 이기적인 존재임을 다시 깨닫는다.

이 이야기를 이란의 비밀경찰이 감지한다면 나를 암살하려고 킬러를 보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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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토리의 주인공 호스로(미국으로 이주해서는 대니얼로 불린다)는 이란내에서는 제법 상류층의 아이로 태어나 풍요를 누렸다. 아빠도 엄마도 의사였지만 문제는 역시 종교였다.

엄마가 기독교로 개종을 결심한다. 그들의 주변엔 비밀경찰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릴 스파이들이 널려있다. 누가 그런 이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거의 모두일 수도 있다.

엄마는 호스로와 누나를 데리고 이란 탈출을 감행한다. 이게 가능한가?

불과 몇 개월전이던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고 거리를 다녔다는 이유로 이란의 비밀경찰은 여자 하나를 잔혹하게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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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종교지도자가 실질적인 리더이지만 대통령이 있다. 종교지도자를 보호하겠다고 만들어진 비밀경찰이 모든 권력이 중심이다. 법도 그들을 이기지 못한다.

그 무서운 조직을 넘어서 이란을 탈출하다니...하지만 엄마는 멈추지 않았다.

아빠의 도움이 있었다. 치과의사였고 고위층에 아는 사람들이 있었다. 서류가 만들어졌고 두바이를 거쳐 이탈리아에서 난민으로 1년을 머물렀다. 누군가 이 가족들을 받아주겠다는 승낙이 있어야만 했다. 저자의 이 말이 가슴을 친다. 난민들의 가장 큰 두려움이 무엇일까.

바로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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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엄마와 호스로, 누나는 미국 오클라호마에 정착한다. 크게 환영받는 존재는 되지 못했다.

아이들은 호스로의 나라가 궁금했고 왜 미국으로 망명했는지 알고 싶어했다. 존중은 없었다.

제 나라를 떠난 난민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을 수 없는 존재가 된다.

기껏 벌어서 낸 세금을 거저 받아가는 기생충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복닥거리고 살아도 제땅에 사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지 다시 깨닫는다.

이제 서른 중반에 이르렀다는 호스로가 언제든 고향이 그리울 때 엄마를 모시고 다녀올 수 있기를 바란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폭력과 살인을 서슴치 않는 모든 인간에게 저주가 있기를..

오래전 읽었던 '테헤란의 지붕'이나 '연을 쫒는 아이'가 떠올랐던 시간이었다. '인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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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처리반
손선영 지음 / 삼인서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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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릴 것 같은 게 바로 삼각김밥이다. 나도 몇 번 사먹어 본 적이 있지만 제대로 뜯어본 적이 없다. 남들은 잘도 뜯던데...결국 비닐을 하나씩 벗겨내고 먹었다.

마흔 아홉살의 불볶, 서른 일곱살의 전비, 스물 다섯살의 참마는 삼각김밥을 만든다. 자신들이 만드는 분야의 김밥이 별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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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에 있는 삼각김밥공장에서는 김밥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처리해야 하는 시신까지 깔끔하게 없애주는게 이들의 부업, 아니 본업이다.

사고와 범죄뒤에 남은 흔적까지 없애주는 그야말로 클리너들이다. 물론 댓가는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다. 엄숙한 사명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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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못 벗기는 나로서는 은행 지점장의 '이딴 거 잘 벗겨요. 제가 잘 벗겨요'라는 외침이 몹시 부러웠다. 물론 바깓에서 듣는 사람들은 '잘 벗긴다'라는 말에 귀가 쫑긋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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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지 않은 죽음이란 것 없다고는 하지만 정말 우연한 사고로 자신의 죽음도 인지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있지 않겠는가. 편의점 사장이 자신의 편의점에서 죽은 남자가 딱 그런 케이스라고 주장했다. 

삼각김밥처리반은 범인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깔끔하게

치워주기만 하면 된다. 리더격인 불볶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동거남의 폭력으로 거의 죽음직전에 이르렀고 살아났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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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걸린 할아버지를 실종사건으로 위장시키고 없애달라는 주문을 받은 삼각김밥 처리반.

할아버지는 사라졌는데 얼마 후 할머니가 죽음을 맞는다. 수상하다.

누군가 삼각김밥 처리반의 정체를 알고 있고 서서히 숨통을 조여오는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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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일곱건을 처리했고 백 건은 너끈히 해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위기가 닥쳤다. 과연 삼각김밥 처리반을 쫓는 정체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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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시신을 처리하는 스토리가 무섭기는 커녕 자꾸 웃음이 나온다.

폭염에 정신이 어떻게 되었나? 웃긴 호러가 있긴 있구나 싶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유부녀 킬러'를 보면서도 웃음이 나왔었다. 나는 호러가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다. 요 소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면 대박이다. 감독님들 얼른 달려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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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떠나는 사람 - 태원준 여행 산문집
태원준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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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에 담긴 풍경과 시간과 스토리로 하여 폭염을 잊고 즐거운 여행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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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떠나는 사람 - 태원준 여행 산문집
태원준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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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래전에는 '역마살'이 있다고 하면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떠돌다가 죽는다는 뜻으로 좋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구촌 시대은 현대에서는 이처럼 좋은 팔자가 또 있을까 싶다. 

 월요일 아침 겨우 일어나 만원버스나 지옥철을 타고 출근하지 않아도 어찌되었든 먹고 살고 있으니 팔자중에서도 상팔자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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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유명한 TV프로그램에 나오기도 하고 강연도 하고 지금처럼 책도 내고 있으니 직장인들보다 더 열심히 발품을 팔고 입품도 팔고 글품도 파는 사람이다.

그래도 부럽다. 조금 전 몇 달만에 겨우 취업을 하고 희망을 갖고 출근을 하던 딸내미가 이달까지만 근무하기로 했다는 비보를 들은 직후라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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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여행을 시작하던 무렵에는 지금처럼 검색이 용이하지 않아서 일일히 지도를 보고 계획서를 짰다고 한다.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게 해결되는 시간에 이르렀으니 그의 여행은 좀더 편리해졌을 것이고 섬세해졌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몇 년전 읽었던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보다

여유롭고 활기가 팍팍 느껴졌다. 나이가 들었어도 오히려 체력은 좋아진 모양이다.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 https://blog.naver.com/hjmjkklll/20192978933

그래도 기록에 대한 열망은 여전한 모양이고. 그걸 어떻게 다 보관하고 있는지, 혹시 모를 지구 멸망에 대비해 복제한 외장 하드 세 개를 꽁꽁 싸맨 뒤 각기 다른 안전한 장소에 분산해놓았다고 뿌듯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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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여행자가 '극한직업'이란 생각도 든다. 시장에서 파는 벌집의 원조를 찾아가는 촬영에서 너무 오지랖이 넓었다. 가뜩이나 자신의 집을 탈취당한 벌들이 얼마나 화풀이를 하고 싶었겠나.

결국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 강연을 가야했던 사연을 보니 웃기만 할 수가 없었다. 촬영에 진심이었고 프로는 프로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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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만 하면 터지는 비극적 뉴스는 바로 '무차별 총기난사'이다. 자신을 왕따시켜서, 혹은 신념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는 범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런 장면을 전하는 영상에서 기적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총을 들고 교실로 들어가는 학생을 본 교사가 가만히 그에게 다가가 그냥 안아주었다. 순간 악마였던 소년은 교사의 품에 안겨 눈물을 쏟고 총을 내려놓았다. 그게 바로 허그의 힘이 아니던가.

여행중에도 비슷한 감동이 있었던 모양이다. 고성방가로 민폐를 끼치던 여행자를 가만히 안아주었다는 할아버지. 어떤 감동적인 영화보다 더 아름다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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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카메라가 몇 대 있다. 한창 디카가 유행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화질도 좋은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저자가 들고 다니는 카메라에 찍힌 영상은 남달랐다. 그냥 풍경이 아닌 그 무엇들이 담겨있었다. 확실히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를 아는 전문가답다. 감사하게 이 사진들로 해서 내가 닿지 못했던 곳, 시간들과 만날 수 있었다.

잘 읽고 잘 보고, 잠시 시름을 잊고 웃었다. 그리고 쓰기의 달인인 저자처럼 나도 글을 남긴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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