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이지수 옮김 / 디플롯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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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고 믿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라고 답할 것이다.

연일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지속되는 시대가 된 요즘을 보면서 느껴지는게 없는가.

인류는 지구를 너무 함부로 써왔다. 한결같이 무한정 줄 것만 같았던 자연들은 점차 반격을 시작했고 결국은 인류를 집어삼킬 것이라고 믿는다.


정말 계속 넘기고 싶어지지 않은 연작 소설이었다. 어떤 장면에서는 이미 인류는 멸종했고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 비슷한 종을 생산해내기도 하고 '국가'라는 개념없이 그저 살아있는 종들이 모여사는 촌락으로 이루어진 풍경들...가끔은 멸종한줄 알았던 어떤 거대한 포유류가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이라고 믿어지는 단 2명의 인간이 등장하는 장면도 있다. 하필 같은 성이라 둘 사이에 새로운 인간이 탄생되기는 불가능하다. 이 모든 결과는 인간의 탐욕이었다.

신, 혹은 그 비슷한 존재가 끊임없이 경고했고 멸망의 전조들을 보였주었음에도 인간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멸종했다.


인간이든 그 비슷한 새로운 종들은 후손의 번식을 위해 사명감같은 섹스를 하고 자식을 태어나게 하거나 클론과 같은 종들을 자가생산하기도 한다.

무서운 모습이다. 그렇게 태어난 종들에게는 이른 바 '감정'이라는게 없다.

죽음, 사랑, 미움같은 감정이 없는 세상에서는 전쟁도 없다. 다만 얼마만에 한 번 역병에 휩쓸려 생명이 사라지는 일들도 생긴다.


얼핏 새로운 종들이 잠식한 지구는 평화로워보인다.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일단 개체수가 너무 적어서, 완전히 같은 종이 아닌 변종들끼리의 소통이 적어서 싸울일이 없다. 다만 서로가 궁금하기는 하다. 마지막 인간으로 여겨지는 아이들중 하나는 인간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한다. 

자신 이외의 세포가 없으니 오래전의 인류는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저 쥐의 세포를 이용해 인간 비슷한 어떤 생물을 만들어내기는 했다.


인류의 진화는 끝났고 문명은 사라졌다. 지구는 어두워졌고 조용해졌다.

소행성과의 충돌, 빙하기의 추위에도 살아남은 종들이 있었으니 인간, 혹은 그 비슷한 어떤 종들은 불멸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멸망에 이르게 한 인간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으려나.

페이지를 넘어갈 수록 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무지개빛 세상이 무채색으로 변한 것처럼 그런 암울한 색만이 어른거렸다. 이 책의 저자 가와카미 히로미는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종들의 진화나 생식에 관한 정보가 다양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저 나는 이 소설이 미래의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멸망이 되기를 바라기도 한다. 인간이 선하게 살아남아 서로를 사랑하며 사는 미래는 오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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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법정 스님의 무소유 잠언집 - 스페셜 아포리즘, 법정 스님이 옮긴 <진리의 말씀> 법구 108경 수록
김세중 편저 / 스타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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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를 믿는 나는 지금 몇 번째의 삶을 살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업을 닦고 영원히 소멸하기를 소원한다. 인간으로 태어나 생로병사를 겪는 일은 엄청난 고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주에 생명이 태동된 이후 나는 어떤 시대,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는 곳에 와 살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가 있는지도 궁금해진다.

모든 것, 모든 생명의 타고남과 사라짐은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이미 부처가 있는 세상으로 향하신 두 스님의 말씀은 전쟁과도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생들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지침서이고 위로서이다.

그 첫 시작은 일단 자신을 바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장 소중하다고 믿는 것은 무엇이고 나란 존재는 어떤 것을 담고 살아가는 사람인걸까.


지금 혈연으로 맺어진 부모와 자식은 운명과도 같은 인연들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어도 인연이 된 사람들, 지인들도 있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다면 이런 인연들은 나에게 닿지 못했을 것이다. 올 사람은 오고 갈 사람은 가기 마련이다.

혹시라도 악연이 될까 미리 겁먹고 문을 닫아 둘 필요가 없단다. 세월이 흐른 뒤 돌이켜보면, 그토록 밀어내려 했던 인연이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는 순간이 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의외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자기 마음속에 숨어있는 존재들을 깨닫지 못한 경우가 많다. 외롭고 어두웠던 어린 시절의 내가 여전히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울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존재를 만나려면 고요해져야 한다.

명상을 하고 침묵을 하고 우주의 위대한 진리를 깨닫는 순간이 오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에 왜 그렇게 스토킹 범죄가 많아지고 이별한 전연인들 살해하는 사건들이 많아지는 것일까.

이미 떠난 인연이라면 과감하게 끊어야 하는데 집착이라는 그물에 걸려 허우적 거리게 되면서 내가 갖지 못한다면 차라리 없애고 말겠다는 악심으로 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세상은 살기 좋아졌다고 하는데 홀로 남겨진다는 두려움으로 허한 영혼들은 더 늘어났다.

법정 스님은 '집착'의 찌꺼기를 분별하지 못한 채 혼동하며 살아가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질타한다. 타인을 제멋대로 소유하고 통제하려 드는 이기심. 그건 진짜 사랑이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잘 살아가는 것일까. 내 마음 하나를 다스리지 못하면서 어찌 세상만을 탓할 것인가. 성철, 법정 스님의 말씀에 마음을 열다보니 평화가 찾아왔다.

두 스님이 세상과의 다리가 되고 싶다던 소망이 내게 이어져 '무소유'가 가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없는 것들을 가지지 않고 덜어내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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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짧고, 나는 가볍게 살기로 했다 - 차가운 접시 하나로 하루를 식히는 여름 에세이
조이연 지음 / 리프레시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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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무게만큼 나를 가볍게 해준 감사한 힐링에세이다. 너무 무겁게 살지 말라고 잘 살아왔다고 해주는 말에 코끝이 시큰해진다. 안아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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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짧고, 나는 가볍게 살기로 했다 - 차가운 접시 하나로 하루를 식히는 여름 에세이
조이연 지음 / 리프레시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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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록 몸은 땀에 젖어있고 폭염에 지쳤있지만 이 책은 꼭 안아주고 싶어졌다.

어쩌면 이렇게 무거운 나를 가볍게 해주다니...기특하기 짝이 없는 책이었다.


해마다 여름이 길어지고 지독해졌다. 짧은 봄이 지나가면 미리 두려움이 몰려온다.

올 여름은 얼마나 더우려나. 도대체 인간들은 지구에 무슨 짓을 한건가.

가뜩이나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인 나는 장보러 마트에 가는 일도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도 부엌에 서는 일이 힘들었다. 그래도 뭔가 요리를 해서 가족을 먹이고 나도 먹어야하는데..


냉장고 앞에 가만히 서서 오늘 저녁 만큼은 무겁게 차리지 않겠다고 작은 선택을 하는 일.

바로 지금 내가 저녁을 차리기 위해 냉장고를 가야 하는 이 시간, 이 대목이 나를 붙든다.

많은 것을 잘 해내려 하지 말고 내가 얼마나 데워져 있는지 먼저 알아차리라니.. 코끝이 시큰해온다.


인연이라는게 몇 만겁의 윤회를 통해 맺어졌다고 믿는 나는 쉽게 인연을 끊지 못했던 것 같다.

'관계에는 서로에게 맞는 온도가 있다'는 말은 이 나이에 이르고 보니 깊은 공감이 느껴진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도 쉽게 끊어내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니던 인연들.

계속 나를 졸아들게 만들면 불을 잠시 줄여야 한다. 맞다.

너무 오래 두면 타버리는 게 음식만은 아니다. 인간관계도 그렇다.


뭘 잘 버리지 못해서 집안은 늘 어수선하다. 그럼에도 조금만 비우면 다시 채우고 싶어지는 이상한 초조함이 있다. 막연한 욕망일까. 가난한 유년의 기억때문일까.

사실 얼만큼을 채워야 욕망이 사라지는지를 알지 못한다. 없어도 불편하지 않을 물건들이 너무 많음에도 쉽게 덜어내지 못하는 내가 부끄러워졌다.


이제는 좀 쉬어도 좋지 않을까...싶은 나이에 이르렀음에도 나는 늘 뭔가에 쫓기듯 쉬지 못한다.

그런 태생인지도 모른다. 잘 쉰다는 것은 나를 덜 추궁하는 일이라는 말이 훅 가슴을 친다.

아, 내가 나를 너무 몰아부치고 있었구나.

오늘 하루, 이 책을 만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가벼운 무게만큼이나 마음이 가벼워진다. '조이연'이란 이름을 오래 오래 가슴에 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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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사랑 이야기
도나쵸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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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에 '사랑'이 없었다면 사람들의 삶은 얼마나 피폐했을까.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란 노랫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 사랑이 늘 빛나고 삶을 충만하게 하는 것만은 아니다.


첫사랑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서 떠나간 첫사랑은 늘 애틋하게 가슴에 고여있다.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담겨있기도 하고 더 아프게 기억되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사랑에 빠져있을 때에는 세상이 달라보였던 것 같다.

마음도 넉넉했었고 그 넉넉함을 나누어도 다시 채워지곤 했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해주는 일이 그렇게 행복했다. '오다 주웠다'라는 말이 얼마나 위트가 넘치는가.


하지만 떠난 사랑은, 망한 사랑은 아프다. 어둠의 존재가 늘 뒤따르고 세상이 무너진 것 같다.

누구나 이런 아픔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예감없이 왔던 사랑은 예고 없이 떠나기도 한다.

마음에는 구멍이 뚫렸고 나란 존재는 마른 잎새처럼 초라하다.

영원히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상처만 남았다.


사랑에 정의란게 있기는 한걸까. 그 어떤 표현으로도 정의되지 않는다.

설렘과 희망이기도 하고 좌절과 후회이기도 하다. 정말 복잡해서 그 어떤 언어로도 정의되지 못한다.


찬란했던 사랑을 해봤고 떠나보냈던 사람만이 이 웹툰이 와 닿을 것이다.

고작 네 쪽의 그림만으로 망한 사랑을, 떠난 사랑을 표현해 낸 저자의 능력이 존경스럽다.

하지만 어떤 사랑이든 그 때 빛났으면 된 거라고 해줘서...위로가 된다.

망한 사랑이어서 한 때 나를 힘들게 했던 그 시간조차 지나고 보니 왔던 것도 떠난 것도 그저 운명이었을 뿐..내 잘못은 아니었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게 된다.

아주 오랫동안 잊었던 사랑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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