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6년 여름, 우리는 스위스로 여행을 갔고 - 프랑켄슈타인의 기원이 된 두 여행의 기록
메리 셸리.퍼시 비시 셸리 지음, 유혜인 옮김 / 이일상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체크카페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210여년 전 쓰여진 글이 현대에 도착하는 일쯤이야 별일도 아니겠지만 왜 이렇게 생생하게 그림이 그려지는 것일까. 저자가 쓴 풍경이 너무 리얼해서 그 시간속에 들어가있는 느낌이 들었다.

​


'프랑켄슈타인'은 기괴한 괴물에 대한 소설로 발간 당시에는 꽤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작가인 메리 셀리는 열 여덟에 이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상상력이 아주 특출했던 소녀였던 것이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풍경이 담긴 에세이가 바로 이 작품이다.

영국은 날씨가 형편없는 나라로 알고 있는데 바다를 건너 프랑스에만 가도 날씨는 달라진다고 한다.

날씨가 다르고 풍경이 다르면 사람들의 성격도 달라지는지 메리가 본 독일, 스위스의 사람들의 성격도 확연히 달랐다고 한다. 사실 국경이 맞붙어 거리감도 별로 없는 나라들인데 말이다.

​


지금이야 여행이 자유롭고 돈만 있으면 언제든 가능한 시대이지만 200여년 전 국경을 넘는 여행, 그것도 마차를 타고, 심지어 걷는 여행이라니..이 에세이의 주인공들은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길이 좋기를 했을까. 묵었던 숙소들의 상태를 보면 벼룩이 들끓는 농가의 창고만도 못했던 것 같다.

​


거기에다 이 여정의 주인공들은 남자가 아니다. 편한 복장도 아니었을 것이고 화장실 문제는 어떠했을 것이고 빨래는 어떻게 했을지 왜 난 이런 것들이 궁금한걸까.

지금의 나라도 이런 형편없는 환경의 뚜벅이 여행이라면 선뜻 나설 수 없었을 것이다.

​


메리의 이런 과감한 성격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명작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고 어린 메리를 데리고 여행을 나섰던 선진적 사고를 가진 부모에게도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메리의 행운이었다. 메리가 닿았던 곳을 가본적은 없지만 그녀가 보았던 산이며 숲의 모습은 여전하지 않을까. 메리의 말처럼 자신이 보았던 나무들은 늙었거나 사라졌겠지만 나무의

후손들은 번성해 또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기후위기에 희생되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

기록의 힘이 무엇인지를 다시 깨닫는 시간이었다. 늘 일기를 썼던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탁월한 글솜씨를 지닌 작가의 눈으로 본 세상의 풍경이 현재에도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여정이 후일 '프랑켄슈타인'에 담겼다니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 희망이 사치일 때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는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 닻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들리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시가 떠오른다.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도 뜨거운 햇살사이로 부는 잔바람이 있고 소나기가 내리면서 나무가 휠 정도로 세찬 바람이 부는 순간들이 있다.

​

​

인생을 반 넘어 살고보니 고해의 바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어느 순간 잠시 평화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늘 긴장했고 넘어야 할 산이 버티고 있었다.

그럼에도 살아내야 하는 것이 인생이었기에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줄 존재가 필요했던 것같다. 나는 그 존재가 바로 책이었다.

​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코옙스키의 삶을 보면 그 자체가 한 편의 소설이고 드라마였다.

가난과 빚에 시달리다 사형수의 처지가 되기도 하고 돈을 갚기 위해 글을 썼던 사람이다.

만약 그가 풍요로운 삶을 살았더라면 그의 명작들은 탄생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



'죄와 벌'이나 '노름꾼'같은 소설은 자신을 비추면서 쓴 글이 아닌가 싶다.

고작 사형시작 5분전에서야 사면장을 받고 살아났다는 이야기는 알면서도 소름이 돋는다.

사형장에 선 순간, 아니 사형수가 되는 순간부터 집행전에 이르기까지의 시간들은 지옥과 같았을 것이다. 그 마지막까지 남은 5분이란 시간은 여느 사람의 5분과는 달랐을 것이다.

​


무심코 호흡했던 공기들, 낮과 밤을 갈랐던 해와 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과 땅의 냄새까지도 왈칵 다가오지 않았을까. 이런 것들을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시간들이 너무 아쉬웠을 것이다.

이후 그의 작품은 이전과는 같을 수 없었다.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는 시간을 살면서 순간 순간이 얼마나 소중했을까.

​


이 책을 쓰게해준 주인공 도스토옙스키의 삶이나 사상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걸 알아보고 내 삶에 투영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안목과 선택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칸트며, 헤르만 헤세같은 위대한 철학자나 사상가는 넘친다.

그럼에도 왜 도스토옙스키였는지 이 책을 읽다보면 깨닫게 된다.

​

이름도 알 수 없는 야생화가 거친 들판에서 흔들리고 있다.

아무도 그 꽃의 이름도, 존재도 알 수 없었겠지만 누군가 이름을 불러주고 가만히 바라만봐줘도 꽃은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된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알아봐준 누군가의 눈길이, 마음이 닿아 더 각별해지는 그런 존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안녕, 고마워
조상미 지음 / 베어캣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적이 있었나요? 많이 아팠던 할머니, 기르던 강아지...

이 그림책속에 등장하는 소년의 할머니도 하늘나라로 떠난 것 같습니다.

​


세상이 어두워지고 마음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것 같고 가슴 구멍안에서 비가 주룩주룩..

바람이 쌩쌩 부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느낌은 아주 오랫동안 남을겁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사랑하는 두 동생이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게 벌써 20여 년이 되어가는데도 마음 속 구멍은 메워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책 첫장을 펴는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아마 저자는 18년 동안 함께했던 고양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토리'라니...지금 만 9년 저와 함께 하고 있는 강아지의 이름이 바로 토리거든요.

18년이라는 시간을 살았다면 아주 장수를 한 셈인데요. 그래도 더 살아주기를 바랬을거에요.

과연 나와 토리가 함께 할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으려나...그래서 가슴이 쿵 했습니다.

​


돌아가신 할머니가 자신을 찾아준 사람들을 다독이는 것 같습니다.

괜찮다고..

​


아이의 마음속에 생긴 구멍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쌩쌩 부는데

귀여운 고양이 녀석이 슬며시 부드럽게 아이의 다리를 감싸더니 자꾸 자꾸 고양이들이 찾아왔습니다. 

​


그렇게 아이의 구멍은 조금씩 매워지나 봅니다.

아이의 웃는 모습에서 조금씩 마음이 편해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완전히 잊을 수는 없겠지만 새 친구들이 구멍을 조금씩 매워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짧은 동화지만 여운은 길게 남았습니다.

고양이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보는 영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슬픈 아이의 마음을 파고드는 고양이처럼 지금 슬픔으로 가슴이 아픈 사람들에게 고양이들이 찾아와 슬며시 안겼으면 좋겠습니다. 이 동화는 바로 그런 고양이 같은 동화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천하장사 육지환
박영광 지음 / 스토리가든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엄마는 아버지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어린 소년은 할머니에 의해 키워졌다.

살인자인 아버지 육태진을 잡기 위해 소년은 경찰이 되었다.

아버지도 힘이 장사였다고 하더니 소년 육지환은 씨름선수처럼 힘이 장사였다.

​


지환은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일단 몸으로 승부를 보는 성격이었다. 지켜보는 동료들이나 상사들은 조마조마한 경우가 많았지만 범인이 어린 여자애를 범하고 성매매를 시키거나 어린 딸을 학대하다가 죽이는 부부들을 보면 일단 주먹부터 나간다. 주먹이 법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


자살처럼 보이는 타살도 흔하다. 순고한 모정도 범죄에서는 수단처럼 이용되기도 한다.

그저 범인만 잡아서 감방에 처 넣는 것으로는 마음이 차지 않는다.

그리고 어머니를 죽인 아버지를 찾는 일이 지환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이런 막무가내 지환을 지키려는 친구 덕규와 선배 시호가 있다. 범인을 잡겠다고 현관문을 부수고 범인을 폭행해서 징계에 처할 위기에 빠지자 증거를 구해 지환을 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환이 그토록 찾고 싶었던 아버지에 대한 비밀들이 서서히 밝혀지는데..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들이 숨기고 싶었던 진실들이 하나 둘 밝혀지고 지환은 그 진실과 마주한다.

빌런들의 습격으로 덕규도 시호도 지환까지도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


살인을 저지른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증거를 없앤 경찰간부의 이야기로 세상이 시끄럽다.

하지만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밤잠을 미루고 발로 뛰는 경찰들이 더 많을 것이다.

실제 이런 쓰레기들을 청소하는 현장을 뛰는 형사의 눈으로 쓴 리얼 소설은 그래서 더 와닿는다.

때론 돈으로, 때론 칼로 덤벼드는 위기에 맞서 정의를 실현하는 수많은 경찰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역량붕괴 Competency Collapse - 강한 조직은 어떻게 역량을 지키는가
남기웅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러사람이 모여 하나의 조직이 만들어지고 물 흐르듯이, 막힘없이 움직인다면 그 조직은 많은 성과를 낼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과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직장생활을 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 조직마다의 특성이 있었던 것 같다.

​


세계 여러 나라에 지점을 둔 다국적기업의 경우 이미 80년대 초였지만 불필요한 동선이 없었고 상명하복의 우리나라 문화가 발을 디딜 수 없는 구조였다.

아랫사람에게도 '~씨'나 영어이름을 쓰면서 가능한 수평적인 관계로 매끄러운 업무가 진행되었다.

능력이 없고 어깨에 폼만 들어간 리더를 만나 업무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도 있었고 아무리 설명해도 따라오지 못하는 후배때문에 몇 배 더 일을 해야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


특히 성격이 급했던 나로서는 위에서 결정이 나기까지 기다리거나 아랫사람의 일처리를 기다리는 일이 몹시 힘들었던 것 같다. 당시 국내굴지의 대기업들, 70~80년대 한국의 경제를 이끌었던 기업들을 방문했을 때 일단 분위기가 달랐었다. 일을 진행하는 속도가 달랐고 역동적이었다.

물론 그 조직에 들어가는 인력의 수준이 높았기도 했고 나라의 경제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이 높았던 시기이기도 했다. 확실히 지금보다 조직에 헌신하려는 충성심이 강하던 시절이었다.

​


다행스럽게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고 IT대국의 영광에 한류의 인기까지 더해 더 이상 예전의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하지만 그 사이 IMF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열심히 일했던 화이트칼라들이 길거리에, 공원에서 할일없이 하루를 보내는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살아남은 조직들은 뭐가 달랐던 것일까.

거의 30여년을 한국 IT산업의 한복판에서 보냈다는 저자의 안목으로 살펴보는 살아남는 조직의 힘을 보면 미처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깨우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


결정이 느려지고 질문이 사라지고 고급인력들이 서서히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징후가 나타난다.

그래도 인력은 다시 채워지기 때문에 아직 위기를 느끼지 못한다.

이미 조직의 회로는 끊어지고 실적도 낙하한다. 그제서야 아차 하지만 이미 늦었다. 무능한 리더는 갑자기 무슨 일이야 하겠지만 갑자기가 아니다.

​

무엇이 무너지는지, 징후가 시작되면 빨리 알아채야 치료가 가능하다.

저자의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진단을 해보자. 그리고 무엇을 살려야 조직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

단지 거대한 조직에만 적용되는 조언이 아니다.

조그만 구멍가게를 해도 막힘없이 순화되는 구조를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엄청난 둑이 무너지는 것은 조그만 구멍하나로 시작될 때가 많다는 것이 다시 떠올랐다.

지금 조직을 이끄는 리더나 중간관리자들이 특히 이 책을 필독했으면 싶다.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고 혹시라도 틈을 발견했다면 속히 막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