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성미의 진짜 정체를 알게되면 나를 비롯한 독자들은 놀라움을 느낄 것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대한민국의 모습들은 너무 리얼하고 직선적이어서 민망함이 몰려온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한국에서 외교관인 남편과 함께 5년을 살았다.
그런 그녀가 우리나라의 진짜 모습을 이렇게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깊은 속살까지 봤다는게 부끄러웠다. 지호와 성미의 사랑, 지호를 사랑했던 사랑의 죽음같은 스토리짜임도 훌륭했지만 무속신앙과 유교문화에 대한 이해까지 웬만한 한국인보다 깊숙한 세심한 시선이 놀라울 정도이다.
지금은 희미해진 펜데믹 시기에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던 모습들이 다시 떠올랐다.
불과 얼마전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잊혀지고 있었는데...그저 '박피'라는 제목으로는 짐작하기 어려운 주제를 잘 다룬 놀라운 소설이었다. 누구나 매끈한 피부를 갖고 싶을 것이다.
삶도 그렇고. 인위적인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허망한지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