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우정 맹세
김희정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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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같이 할 친구를 만난 때가 언제였더라. 아마 여고시절이었던 것 같다. 쪼르르 19번, 20번, 21번이었던 삼총사!

50년을 훌쩍 넘는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고보니 남편보다, 자식보다 훨씬 내 마음을 알아주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가을이는 참 소심한 소녀이다. 초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아이들과 같은 중학교로 진학했지만 맘터놓고 지낼 친구가 없었다. 특히 김혜은이는 가을이에게 충분히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 일진들처럼 자신을 왕따 시키는 것도 아니고 폭력을 쓰는 것도 아니건만 자신쪽을 보면 '에이씨'같은 소리만 내도 자신을 향한 욕처럼 들렸다.


그렇게 소심한 가을이에게 먼저 다가온 친구가 바로 시우였다.

공부도 잘하고 반장인 시우는 성격도 좋아서 여러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는 인기많은 아이였다.

그런 시우가 마침 가을이네 집 근처에 살아서 버스정류장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

시우는 친구가 되는 법을 가르쳐주면서 '언제까지나 잊지 않을게'라고 말을 해주었다.

그 날 이후 가을이는 학교가는 일이, 매주 금요일 버스정류장에서 만나는 시우가 기다려졌다.


하지만 시우는 가을이하고만 친한 애가 아니었다. 가을이가 거리를 두던 아이들과 친하게 떡볶이를 먹는 사진을 본 순간 배신감이 느껴졌다. 아. 나만 시우를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인가.

학원 보충이 있다고 가서는 다른 아이들과 떡볶이를 먹었던거다.

이후 가을이는 시우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심지어 2학년에 올라가 같은 반이 되었고 다른 아이들이 인기장이 시우를 따돌림하는 상황에서도 가을이는 시우에게 거리를 두었다.

시우랑 친하게 지내는 걸 다른 아이들이 보면 자신도 따돌림을 당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시우는 밝게 지냈다. 그런 시우를 보면서 가을이는 부끄러웠다.

자신의 비겁함이 싫었다. 그래서 시우에게 사과를 하고 싶었다.

사과를 하기 위해 만난 시우는 오히려 가을이에게 전혀 거리감이 없었다고 위로한다.

더구나 따돌림을 당한던 자신을 도와주라는 선생님의 말에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다가왔다고 믿었던 것도 오해였음이 밝혀졌다.

우리는 서로의 비밀까지 다 밝힐 수 있어야 친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친구라면 오히려 묻지 않고 확인하지 않아도 믿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이미 지나온 시간이지만 나도 저렇게 친구와 우정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한 적이 있었던가 싶다.

사실 별거 아닌 것들도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했던 시절!

마치 무지개를 보는 것처럼 아롱다롱한 아이들의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그래 그 시간에는 그런 것들이 중요할 수도 있지. 하지만 더 큰 세상에 나오면 그런 것들이 얼마나 시시했던 일이었다는걸....그 때는 알지 못한다. 그래도 평생 같이 할 친구는 그렇게 만나는거야. 그러니 가을아, 시우야, 평생 좋은 인연으로 잘 지내렴. 이미 그런 인연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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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현의 지구촌 이야기 - 세계 96개 도시를 누빈 글로벌 펀드매니저의 세상 사람 이야기
염재현 지음 / 은빛물결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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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로만 본 저자의 이미지는 아주 귀여워서 어린 소년의 세계 여행기인가 싶었다.

읽다보니 마흔을 훌쩍 넘은 아저씨(?)라는데 표지 이미지처럼 동심이 가득느껴지긴 했다.

이미 스무살 무렵부터 배낭여행을 떠났다고 하니 일단 용기가 대단했던 것 같다.

내가 지금 후회하는 것중 하나가 이런 여행을 떠나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여행이 자유롭던 시절이 아니었던 것도 이유이긴 했다.  비자없이 다닐 수 있는 국가가 많아질 정도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는 것도 여행이 예전보다 훨씬 쉬워진 이유가 되었다.




지구위에 존재하는 나라는 196개국이라 하는데 96개국을 다녀봤다고 하면 반타작정도는 했구나 싶지만 이건 정말 대단한 발걸음이 아닐 수 없다.

지구를 몇 바퀴나 돌았던 것일까. 자비로 떠난 여행도 있고 출장으로 떠난 여행도 있다.

저자가 글로벌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을 가졌던 것도 여행이 잦아진 이유였으니 행복한 직업을 가졌다고 할 수도 있겠다.




망설임 없이 떠난 여행처럼 그가 도전했던 영역은 다양하다. 잘은 모르겠지만 따기 힘들다는 CFA를 13년에 걸쳐 도전해서 따냈다거나 마흔이란 나이에 실직을 하고 제빵사에 도전한 것도 늦은 박사학위 도전도 정말 멋지다.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96개국을 다니고 가장 가고픈 나라로 꼽은 스위스는 나도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경유지로 잠깐 들러간 기억만 있는 곳인데 내가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는 북유럽이나 크로아티아같은 나라이다. 뭔가 여유롭게 휘게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는 느낌이다.

북유럽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보니 더욱 가고픈 마음이 들었다. 나 1등이 아닌 '다같이 2등'을 지향하는 사회라니.




미국에서 2년정도 공부를 하면서 인종차별에 대한 실체를 겪어봤기에 저자의 인종차별에 관한 경험도 와 닿았다.

황색인종에 대한 차별, 흑색인종에 대한 차별...도대체 단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급을 정한다는 말인가. 그런 인간들이야말로 격이 떨어지는 하급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코스피가 8천을 훌쩍 넘고 주식투자를 해서 재미를 본 사람들의 소비가 늘어났다는 보도를 보면서 나도 해볼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매일 오르기를 기대하면서 주식동향을 지켜보는 일같은걸 못하는 사람이라 포기하긴 했지만 아마 나같은 생각으로 뒤늦게 뛰어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주식시장의 거대한 손이었던 국민연금공단이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빠지고 있다는 소식도 있고 정점을 찍었다는 설도 파다하니 늦게 뛰어든 개미들이 손해를 보지 않을까.


남이 하는대로, 혹시 기회를 놓치면 어쩌나 하는 기분으로 급하게 뛰어들지 말라는 조언이 맞는 소리다.  

확실히 경제를 읽어내는 능력을 가진 애널리스트의 눈으로 본 세상은 더 깊었다.

풍경만 보지않고 사람의 내면까지 읽어내려는 노력이나 그 나라의 역사까지 줄줄이 풀어내는 것을 보면 확실히 대충이라는 것은 없는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말처럼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실제 이런 설레임을 많이 갖지 못한 아쉬움을 이 책으로 달랠 수 있어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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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책방 도감 이야기가 있는 디테일 도감
마사키 데쓰야 지음, 백운숙 옮김 / 윌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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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려서 꿈은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는 서점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책이 흔한 시절도 아니었고 가난한 집안의 맏딸인 내가 가장 부러웠던 것은 잘 살던 큰 집에 가면 책장에 빛나게 꽂혀있던 세계동화전집이었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큰 집을 자주 가고 싶었던 것은 그 책을 다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읽고 싶었던 책이 들어와있으려나 싶어 쉬는 시간이면 학교도서관으로 뛰어갔던 기억들.

지금보다 훨씬 길고 많았던 청계천 헌책방을 정말 많이도 돌아다녔었다.

소설이며 하다못해 답이 적혀있던 낡은 참고서까지 더 저렴한 곳을 찾아다녔던 어린 나는 아마도 눈이 반짝 반짝 했을 것이다.


지금도 시내에 나갈라치면 도심에 대형서점을 찾곤 한다. 맘놓고 실컷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가는 것만큼이나 설레게 된다.

안타깝게도 이런 설렘들은 동네에서는 누릴 수가 없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가 되다보니 동네서점들은 거의 전멸상태가 된 것이다. 약간의 문학책과 주로 참고서들을 팔고 있는 작은 지하서짐이 하나 있긴 하지만

맘놓고 책을 읽거나 고를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아마 어려서 꿈이었던 서점주인이 되었다면 파산선고를 하고 나가떨어졌지 싶다.

그런데 이 책을 만나는 순간 갑자기 다시 꿈이 스멀 스멀 피어올랐다. 이런 서점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정말 지금 우리집의 작은 방 정도의 크기였다. 섬에서 살때에 서재보다 책은 더 적어보였다.

영화관 티켓부스를 이렇게 변신시키다니. 요즘 영화보는 사람들이 적어지면서 극장들도 문을 닫는다는데 영화관과 동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티켓부스정도라면 미니서짐의 주인도 될 수 있지 않으려나.


일본을 몇 번 가봤지만 그 때마다 인상깊었던 것은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버스를 타도 지하철을 타도 책을 읽는 사람들이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많이 보였다.

그리고 사람 다섯명 정도 앉으면 꽉 찰 것 같은 그런 조그만 선술집들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이런 선술집이 서점으로 탄생되었다니...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창의적인 변신이 아닌가.

하다 하다 이제 잘 보이지도 않는 공중전화부스 서점이라니..와우!!

요걸 무인서점으로 만들어냈다. 미니멀의 왕국 일본답다. 아무리 창의력이 갑인 나라라고 해도 책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절대 만들어질 수 없는 예술작품이 아닌가.


거리를 걷다보면 '임대'를 써붙인 가게들이 눈에 많이 띈다. 그만큼 경제가 어렵다는 뜻이다.

지하철을 타도 버스를 타도 책 읽는 사람들을 볼 수가 없다. 모두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항상 책을 백에 넣고 다니면서 책을 읽는 나로서는 슬픈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몇 백권 정도의 책을 진열하고 매일 책을 읽으면서 손님을 맞을 수 있는 그런 서점을 낸다고 해도 찾을 사람들이 있기는 할까. 임대료로 못건지는 현실에 지치기 전에 기다림에 지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공간들을 찾아내고 스케치를 하고 인테리어방법까지 안내해준 저자의 노력과 인내심에 놀라게 된다. 아 못가봤던 북유럽 여행보다 책의 향기와 추억을 그려보는 책방여행이 너무 가고 싶어졌다.

영국 어딘가에도 영화에 등장했던 책방이 있다고는 하는데...

일본어를 모르니 책을 읽을 수는 없겠지만 그냥 그 공간으로 들어가고 싶다. 책의 향기라도 실컷 빨아들이고 싶다. 너무 멋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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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의 끝에서 너를 기다린 하루
봄비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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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담출판사카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언젠가 모두 죽는다.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은 존재로 태어난 인간이 그나마 겸손하게 살아가는 이유는 '죽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딱 타고난 그만큼만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질서를 유지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죽음이 예고되지 않기에, 간혹 시한부를 선고 받는 경우도 있지만, 사는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마지막 날인듯 살아가야 한다.



철학과 조교수인 여름이의 죽음도 그랬다. 강의를 끝내고 약혼자를 만나러 가던 중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깨어난 곳은 낯선 카페였다. 모든 것이 정지된 것 같은 이상한 카페.

70대로 보이는 여인이 나타나 이 카페는 이승에서 죽은 사람들이 완전한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기전에 머무는 공간이라고 말해준다. 내가 정말 죽었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빛나는 미래만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죽기엔 너무 억울했다.


죽음을 돌이킬 순 없지만 과거의 삶을 1년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에 여름이는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더 강렬하게 사랑을 느끼게 해준 유현 이와 처음 만던 시간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렇게 시작된 과거로의 여행! 남자친구와의 의리를 지키고 싶어 진정으로 사랑을 느낀 유현이를 떠나보냈던 일이 후회로 남았었다. 다시 돌아가 유현이를 선택하고 싶었다.


여름이의 우유부단으로 남자친구였던 선우선배와 자신, 그리고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를 사랑했던 유현이 모두에게 불행한 시간들이었다.

그걸 되돌릴 수 있을까. 여름이는 처음 유현을 만나던 날로 시작해서 꿈같은 시간들을 보낸다. 선우오빠에게 좋아하는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이별 통보를 하고 이제 유현이만 바라보고 진정한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과거의 유현이 보다 왠지 거리를 두는 것 같은 꺼림칙한 느낌이 든다.

마음이 변할걸까.


과거에는 생각만 하다가 해보지 못했던 연극배우도 해보고 하루하루를 빛나게 보내려고 하지만 다시 살게 된 삶도 모두 잘해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니까 어느 삶을 살아가든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는 진실을.

그리고 거의 1년이 다되어갈 무렵 여름은 숨어있던 비밀을 알게된다. 너무 사랑해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그 시간들에 새겨진 아름답고 아픈 비밀을.


'스물 다섯, 스물 하나'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벅차게 행복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내가 지나왔던 가난했지만 빛나던 시간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아무 계산없이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들을 만날 수 있어서...이 소설도 그랬다.

여름이나 유현이처럼 같이 여행을 떠나볼 수도 없었고 맛집에서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는 여유는 없었지만 같이 걷기만 해도 서로 바라만 봐도 행복했던 시간들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살았었다.

그래서 여름이와 유현이의 시간들이 너무 아름답게 다가왔다. 그래 그 순간들이 얼마나 빛나는 간이었는지 그 때는 알지 못했단다.

나도 사랑했던 사람의 손을 놓쳤었다. 그 시간으로 돌아가 다시 1년을 살아볼 수 있다면 나는 후회없는 삶을 다시 살아낼 수 있을까. 아마 분명 또 다른 후회가 기다릴지도 모른다.

이렇게 이 소설로라도 내 과거로 돌아가볼 수 있어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던 선택을 한 여름이에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나에게...

그냥 지금을 살아,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미래의 나에게 후회의 기억을 남기지 말자.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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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의 꿈
미겔 본푸아 지음, 윤진 옮김 / 복복서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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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반전시킨 인간의 삶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게해준 감동스런 대서사 소설이다. 베네수엘라의 역사를 알게해준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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