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의 끝에서 너를 기다린 하루
봄비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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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담출판사카페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언젠가 모두 죽는다.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은 존재로 태어난 인간이 그나마 겸손하게 살아가는 이유는 '죽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딱 타고난 그만큼만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질서를 유지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죽음이 예고되지 않기에, 간혹 시한부를 선고 받는 경우도 있지만, 사는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마지막 날인듯 살아가야 한다.


철학과 조교수인 여름이의 죽음도 그랬다. 강의를 끝내고 약혼자를 만나러 가던 중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깨어난 곳은 낯선 카페였다. 모든 것이 정지된 것 같은 이상한 카페.

70대로 보이는 여인이 나타나 이 카페는 이승에서 죽은 사람들이 완전한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기전에 머무는 공간이라고 말해준다. 내가 정말 죽었다고? 믿을 수가 없었다.

빛나는 미래만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죽기엔 너무 억울했다.


죽음을 돌이킬 순 없지만 과거의 삶을 1년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에 여름이는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더 강렬하게 사랑을 느끼게 해준 유현이와 처음 만났던 시간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렇게 시작된 과거로의 여행! 남자친구와의 의리를 지키고 싶어 진정으로 사랑을 느낀 유현이를 떠나보냈던 일이 후회로 남았었다. 다시 돌아가 유현이를 선택하고 싶었다.


여름이의 우유부단으로 남자친구였던 선우선배와 자신, 그리고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를 사랑했던 유현이 모두에게 불행한 시간들이었다.

그걸 되돌릴 수 있을까. 여름이는 처음 유현을 만나던 날로 시작해서 꿈같은 시간들을 보낸다. 선우오빠에게 좋아하는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이별 통보를 하고 이제 유현이만 바라보고 진정한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과거의 유현이 보다 왠지 거리를 두는 것 같은 꺼림칙한 느낌이 든다.

마음이 변할걸까.


과거에는 생각만 하다가 해보지 못했던 연극배우도 해보고 하루하루를 빛나게 보내려고 하지만 다시 살게 된 삶도 모두 잘해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니까 어느 삶을 살아가든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는 진실을.

그리고 거의 1년이 다되어갈 무렵 여름은 숨어있던 비밀을 알게된다. 너무 사랑해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그 시간들에 새겨진 아름답고 아픈 비밀을.


'스물 다섯, 스물 하나'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벅차게 행복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내가 지나왔던 가난했지만 빛나던 시간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아무 계산없이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들을 만날 수 있어서...이 소설도 그랬다.

여름이나 유현이처럼 같이 여행을 떠나볼 수도 없었고 맛집에서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는 여유는 없었지만 같이 걷기만 해도 서로 바라만 봐도 행복했던 시간들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살았었다.

그래서 여름이와 유현이의 시간들이 너무 아름답게 다가왔다. 그래 그 순간들이 얼마나 빛나는 시간이었는지 그 때는 알지 못했단다.

나도 사랑했던 사람의 손을 놓쳤었다. 그 시간으로 돌아가 다시 1년을 살아볼 수 있다면 나는 후회없는 삶을 다시 살아낼 수 있을까. 아마 분명 또 다른 후회가 기다릴지도 모른다.

이렇게 이 소설로라도 내 과거로 돌아가볼 수 있어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던 선택을 한 여름이에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나에게...

그냥 지금을 살아,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미래의 나에게 후회의 기억을 남기지 말자.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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