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교양 :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 세계척학전집 5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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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있는 싸움이라는 존재할까? '진흙탕 싸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싸움은 부정적인 의미만 떠오르지 않는가.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제목이 참 기가 막힌다는 생각이 든다. 교양을 넘어서 아름답기까지 하니 말이다.


인류의 진화는 온통 전쟁의 역사 아닌가. 그냥 얌전히 당하기만 하고 지내왔다면 전멸했을걸.

내 자리를 잡아먹으려고 달려드는 존재와는 싸우는게 정답인데 피를 안 묻히고 이긴다면 이것보다 더한 승리가 있겠는가. 오랜 고전도서들중 '손자병법'이나 '영웅전'같은 것들이 지금까지 읽힌다는 것은 진정한 승리의 비법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진실만이, 성실함만이 전략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적을 베는 것이 칼은 맞는데 같은 칼이라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꺼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니 제대로 쓰라는 것이다.

'판을 읽어라, 그리고 설계하라'


저자가 어떻게 찾아냈는지 '피루스의 승리'를 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이기고도 진 승리. 궁금하면 찾아보라. 사실 우리네 삶에 이 피루스의 승리가 너무 흔하다. 분명 이긴 것 같았지만 속이 쓰리고 손해뿐인 승리말이다.


다시 볼일이 없을 것 같은 상대에게 충심을 다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정말 얼굴 볼일 없는 세상인 지금같은 시대에 그나마 사기가 적은 이유는 반복 게임의 조건을 붙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맞는 말이다. 리뷰와 별점이 도덕 교육 백 시간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안다.

이 예에서 나는 저자에게 탄복하게 말았다. 이런걸 찾아내는 재능은 타고난 것일까?


전쟁 좋아했던 부시는 이라크와 두 번의 전투를 벌였다. 뭐 뉴스를 통해 알았던 사실이다.

하지만 첫 번째 전쟁의 결과와 두 번째 전쟁의 결과가 이렇게 달랐다고?

두 선택의 다른 결과를 보면 이 책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포인트를 알게된다.

'전쟁의 규모는 목적의 크기에 비례해야 한다. 목적을 달성하고도 멈추지 못하면, 수단이 목적을 삼킨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목적을 달성했는지 모르겠지만 전쟁은 멈추지 않는 현실에 짜증만 늘어난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

죽이고 싶은 상대가 많다면 더 더욱 이 책을 열어보라.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승리의 깃발을 날릴 수 있는 비법이 여기 있다.

더구나....너무 재미있어서 스트레스가 날아갈 지경이다. 안 읽어보면 손해다. 패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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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 - 건축가 황두진이 그리는 지속 가능한 도시적 삶
황두진 지음 / 해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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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문안 거주자들이 점차 없어지고 도시공동화가 심화되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멋진 도시계획법을 제시하는 이 책으로 도시의 미래를 건설할 대책을 찾아볼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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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 - 건축가 황두진이 그리는 지속 가능한 도시적 삶
황두진 지음 / 해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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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울 인구가 천만 정도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사대문안-정의가 좀 모호한 점이 있는 구역이긴 하다-의 인구가 얼마인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궁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저자같은 건축학자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생각해봤을 주제이다.


보광동, 한남동, 이태원 일대에서 태어나 아주 오랫동안 살았고 불광동이나 상계동같은 곳에 살았으니 사대문안에 살아본 적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사대문안에서 한 적은 많아서 지금은 사라진 피맛골이나 광화문 골목근처에 가면 고향에 온듯한 정겨움을 느끼곤 한다.


관광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는다는 북촌 한옥마을이나 서촌같은 주거지역은 살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너무 번잡스럽고 생활편의시설들이 멀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어쩐지 분명 누군가는 살고 있는 주거지임에도 그저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많았다는 생각과 인사동이나 종로3가의 허름한 뒷골목등을 걸으면 왜 마음이 편했었는지 골똘히 생각하게 되었다.


깔끔하고 기획되고 정리된 신도시나 대단위 아파트단지에는 왠지 사람냄새가 적은 것 같았다.

좀 왁자하고 사람끼리 좀 부딪히기도 하고 높은 건물이 아닌 낮은 건물 사이에서 느껴지는 바람냄새가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궁이 있는 광화문이나 청운동뒷편의 주택들은 건축법이 까다로워 큰 건물을 지을 수 없다고 들었다. 청와대때문이라고 하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부암동을 넘어 그 뒷편에 골짜기가 있고 조선시대 양반들의 놀이터인 정자기 있다고도 들었다.

사대문안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안에 몇 안되는 생생한 타임캡슐같은 공간인 것이다.


저자가 예로 든 낙원상가며 세운상가, 서소문등에 숨어있는 아주 오래된 아파트들을 기억한다.

왜 재개발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저 오래된 건축이 넘어지지 않아 신기하기도 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이런 의문에 대한 답과 도심의 공동화를 이겨낼 정책들이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한다. '무지개떡 건축'이라는 절묘한 방법에 마음이 확 이끌린다.

5층짜리 높지 않은 건물에 상가와 사무실과 주거지가 공존하는 스타일. 그거 참 마음에 든다.

저자의 지적대로 주차장이 걱정스럽긴 하지만 많이 만드는 것 보다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한 답만 찾는다면 우리는 교통지옥에 시달리지 않으면서도 인정스러운 공간안에 어울려 사는 미래를 펼칠 수가 있는 것이다. 멋지다.

감사하게도 난 사대문안에서 살짝 비켜난 성동구에 살고 있다. 한강과 남산의 중간이라 사대문에 가기도 강남에 가기도 참 좋은 중앙에 살고 있다.

살살 걸어서 사대문에 접근할 수도 있다. 시장도 가깝고 신도시보다 사람냄새도 풋풋하게 느낀다.

하지만 동네 길을 걷다보면 거의 다 노인들이다. 오래된 동네에 오래된 사람들이 넘친다.

오래된 사대문 안 동네에 신선한 세대들의 진입이 많아지면 서울이 더 젊어지지 않을까.

저자의 '무지개떡 건축'을 많이 응원한다. 마침 서울시장 선거도 있으니 시장후보님들 고려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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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디자인
석지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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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심코 골라드는 제품에는 '끌림'의 디자인들이 숨어있었다.

눈길을 끌거나 손을 잡아끄는 끌림의 비밀들은 무엇일까.

꼭 필요한 제품이었지만 고를 선택의 폭이 넓었다면 내 눈길과 손길을 이끌었던 디자인을 만들어낸 저자의 비밀은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관련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큰 흥미를 준다.


넛지: 강요나 금지 없이 선택의 환경을 바꿔서 사람이 특정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도록 유도하는 설계.

넛지의 정의인데 색을 바꾸고 문장의 순서를 바꾸고 버튼의 위치만 바꾸는 것으로도 끌림과 선택을 이끌어내는 비법에 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놓은 책이라 재미있었다.


산타할아버지의 붉은 색은 코카콜라의 광고때문에 굳어진 이미지이고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의 색감이 왜 더 많은 고객을 이끄는지를 알게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사람들은 일단 색에 먼저 끌린다. 차를 고를 때, 옷을 고를 때에도 디자인보다 색을 먼저 고려하지 않는가. 색은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폰트라고 하는데 문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사람에 대입하면 말투인데 아무리 정장을 입고 말끔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라도 말투가 허접하면 모든 인상은 달라진다.

디자인에서도 폰트는 이렇게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한다.


이 책은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이해하고 지금 나처럼 글을 쓰는 순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일단 글을 쓰고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잘라내고 또 잘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이야 디자인이나 광고문구와는 다르게 수식어가 많이 필요하겠지만 빠르게 대응하려는 시대인만큼 몰입감을 높일 문장능력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SNS가 또다른 언어이고 소통시대인 시대라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많은 도움이 되는 정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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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알베르 카뮈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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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인 지금 낮 최고온도가 32도가 넘었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기후가 계속된다면 '뜨거운 태양의 열기 때문에'이라고 살인의 이유를 답했던 뫼르소같은 인물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도입부는 양로원에 있던 엄마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집을 나서는 뫼르소의 덤덤한 외출로 시작된다. 버스를 타고 두 시간 넘어 가야하는 여정이 따분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틀간의 휴가를 혹시 사장이 못마땅하게 생각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뿐이다.


장례식에 참석한 뫼르소에게 애도의 말을 건네는 원장이나 수위는 자신의 엄마 나이도 모르고 눈물도 흘리지 않는 모습에 못마땅한 생각이 든다. 뫼르소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연인인 마리부터 만나 수영을 하고 사랑을 나눈다. 보통사람의 윤리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심리다.

마리는 자신과 결혼하고 싶으냐고, 사랑하느냐고 묻는다. 결혼을 원한다면 할 수는 있지만 사랑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답한다. 뫼르소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


뫼르소에 이웃인 레몽은 매춘부를 소개하는 일을 하고 그녀들에게 돈을 뜯어내 먹고 사는 인간이다. 가끔 희롱을 하고 돈도 빼앗는 여자를 때리기도 한다. 어느 날 레몽은 뫼르소에게 자신이 때린 여자의 오빠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며 도와달라고 말한다.

레몽을 친구라고 여기지 않았지만 포도주를 나누어먹고 뫼르소는 그렇겠다고 답한다.

레몽과 함께 해변에 나갔던 날 멀리 아랍남자들이 보였고 레몽은 저자들이 여자의 오빠라고 말한다.

뫼르소는 상대가 칼을 뽑지 않는다면 먼저 총을 쏴서는 안된다며 레몽에게서 총을 건네받는다.

다시 칼을 든 아랍남자와 마주쳤을 때, 태양이 뫼르소의 눈을 찌르는 듯 달려들었고 고통스러웠던 뫼르소는 남자를 향해 총을 쏘고 말았다.


재판이 열렸다. 사실 죽은 아랍남자와 뫼르소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레몽이 위협받고 있긴 했지만 굳이 뫼르소가 죽일 이유가 없었다.

재판은 뫼르소에게 불리하게 진행된다. 특히 검사는 그가 엄마를 양로원에 보냈고 장례식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 불한당이라고 몰아부친다. 슬퍼하지 않았다는게 살인사건과 무슨 상관이지.


독실한 종교인인 판사가 뫼르소에게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뫼르소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담담히 답한다. 자신을 죽음에서 꺼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이런 태도가 과연 배심원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그는 상관하지 않는다.

도대체 이 남자는 감정이 없는 사람인가. 마리를 원하지만 그건 그냥 육체적인 욕구일 뿐이다.

레몽때문에 살인을 하지만 그에게 우정을 느끼지도 않았다.

마치 영혼이 없는 사람을 보는 것 같다. 자신에게 사형이 구형되고 기다리는 동안 사제의 방문도 허락하지 않으려한다. 다만 자신의 처형식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주기를 바라는 마음만 남는다.

사람들과 섞여 살고 있지만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뫼르소의 삶을 보면 건조한 사막을 보는 것 같았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와의 교감도, 이별의 슬픔도 느끼지 못하는 무감한 사람.

자신을 철저하게 객관화시켜 자신의 영혼과도 섞이지 못하는 현대인의 고립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실제 우리는 모두 뫼르소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카뮈의 이 소설이 오래도록 고전으로 읽히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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