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의 빛을 따라서 아우름 30
엄정순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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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나는 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했을까. 좋은 부모밑에서 태어났다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하고 상상해보곤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온전한 몸과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신 신과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서곤 한다.
세상에는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온전한 몸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는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한다.
언젠가 시각장애나 휠체어를 타보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런 장애를 가진 것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든 삶인지 느껴보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때서야 자신이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곤 한다.
보이지 않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중에서 더 힘든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본 적도 있다.
둘 다 힘들겠지만 그래도 더 힘든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글자가 자꾸 희미해지는 것만해도 무척 불편한데 앞이 전혀 보이지
않거나 빛 정도만 겨우 구별하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본다'라는 것은 얼마나 큰 기적이
될지 우리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미술교육이라니 참 낯설다.
일단 색감을 구별해야 그림도 그릴 수있는 것이 아닐까.
하긴 꼭 색감을 느껴야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하얀 바탕에 뭔가를 그리려면
적어도 배치할 수 있는 공간력 정도는 알아야 하는 건 아닐지.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뭔가 끊임없이 보고 있지만
정말 제대로 보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머리속에서 상상해낸 어떤 세상을 그릴 수 있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있는 일이라고 확신하고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는 저자가 너무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자신에게 미술교육을 받고 교사가 되었다는 제자의 말이 감동스럽다.
'미술은 단순한 과목을 넘어서 우리의 몸이 가진 다름과 그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교육적 도구'
였다는 말.  다른 세상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바로 미술교육이었다는 말일 것이다.
그런 다리를 놓아준 저자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이 든다.
시각장애인에게 미술을 가르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이고 외로운 결단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코끼리 프로젝트'로 많은 아이들에게 꿈을 선사하는 일을 하다니.

      


볼 수 없는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웠다는 말이 참 아름답다.
'선생님은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하고 묻는 아이들에게 어떤 정답을 말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참'이라고 말 할 수있을까.
세상은 참 아름답다. 그리고 그걸 보고 느끼게 해주는 눈이 너무도 소중하다.
그럼에도 그런 행운을 누릴 수 없는 사람들에게 코끼리 다리라도 만지게 해주고 싶은 노력이
눈물겹다. 저자는 묻는다.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글쎄요. 아름답지요. 하지만 내가 보고 있는게 다란 생각이 안드네요.
그리고 진실이든 껍데기든 볼 수 있음이 참 감사합니다.
잠깐이나마 이 책을 통해 가졌지만 느끼지 못했던 것을 일깨워주어서 참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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