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얽힌 에피소드가 그려질 줄 알고 가볍게 시작된 책 읽기가
참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만큼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른 작업자여서 그런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
혹은 보더라도 흘깃 지나쳐버리고 말 일들도 그들에게는 심오한 '발견'이 되는
모양이다.
볼만한 프로그램 앞뒤로 구성된 광고는 흔히 귀찮고 자본주의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 같아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광고쟁이들의 숨은 노력이 깃든 광고들을 보니 이제 그냥
지나쳐지지
않을 것도 같다. 몇 마디의 카피를 위해 혹은 영상을 위해 밤을 새는 작업을 거듭해서
인지
생각보다 직업인으로서의 생명이 짧은 느낌이다.
특히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니
젊은 피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사실 세상일이라는게 활기차고 기가 뿜뿜 뿜어져 나오는 젊은 피도 중요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들의 지혜도 얼마나 필요한 일인데 겨우 오십줄에 접어들면 퇴물취급이라니
가슴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