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잘 풀리는 철학적 사고술 - 니체가 알려주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 아우름 28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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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도대체 철학이 우리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이런 책을 만날 때마다 묻게 된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아닌 '철학'이라니...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의 이름이 떠오르고 니체도
떠오르는데 왠지 무거운 학문같아서 쉽게 다가서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철학이라는 것은 우리 삶에서 늘 의문을 가지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이 숨어있는 학문임을 알게된다.  누구든 살다보면 풀리지 않는 의문과 맞닥뜨리게 된다.
예를 들면 '신은 있는가' 라든가 '선(善)은 천국으로 향하는 문인가', '종교는 왜 필요하지'
같은 의문들 말이다.

      



중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은 매주 한 편씩 에세이를 써오게 하셨다.
그 때 내가 쓴 글중에 '신은 있는가'라는 글이 있었던 것 같다. 겨우 중학교 1학년이었던 내가
정말 신이 존재한다면 세상에 악은 왜 존재하고 고통은 왜 있으며 선한 자가 왜 보상받지 못하는가 하는 글을 썼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신의 뜻대로 살아가는 존재라면 결국 우리는 신의 노예같은 존재가 아닌가...뭐 그랬던 것 같은데 선생님이 보시기에도 꽤 심오했던지 오랜 시간이 흘러 만났을 때 그 때 이야기를 하셨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선생님에게 하느님이 존재하는가와 왜 꼭 교회에 가야만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가를 물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첫 제자였던 나의 질문에 꽤 당황하셨는데 예수님이 가장 사랑했던 제자가
베드로였고 그 베드로가 하느님을 위해 지은 것이 교회인데 가장 신성한 곳, 가장 높은 곳에
이르러야 하나님을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뭐 이렇게 대답을 하셨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겨우 열 몇살의 소녀가 당돌한 질문을 했던 것 같다. 이처럼 우리는 정답이 없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럴 때 바로 철학이라는 것이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가장 많이 제시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막 읽은 이 책에도 수많은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이 언어가 사람의 마음에
닿지 않으면 진정한 언어가 될 수 없다는 의견에 동감한다.
언어의 힘이란 결국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 그 사람의 생각을 꺼내고 인생을 변화시키고서야
진정한 의무를 수행하는 것, 그리고 그런 언어의 진수가 바로 철학책이라는 것에 또 동감하게 된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
'종교에서 믿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옳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조언은 그대로 나의 마음속에 들어와 그동안의 의문 몇가지를 해소시켜준다.
불교에서 석가를 죽이고 달마의 목을 베라는 말에 늘 큰 의문을 가졌었다.
추앙해도 모자랄 대상을 죽이고 베다니...
이 말의 진짜 의미는 상대의 지위나 직위, 자신의 관계따위에 연연하지 않고
공평하게 보라는 뜻이란다. 말하자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일맥상통의 뜻일게다.


      


철학을 학문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한없이 어렵게 다가온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수많은 의문에 대한 해답지라고 생각하면 훨씬 쉽게 다가온다.
스스로 짐승이라는 것을 일깨우고 바라보면 집안에 기르는 개 조차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 이성적으로 더 진화할 수록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이 아주 의외였다.
이성으로 무장한 내면에는 숨겨둔 야생성이 늘 숨쉬고 있고 그 야생성을 반려동물을 통해
반추하면서 위안을 삼는다는 주장에 은근 공감이 간다.
굳이 철학적으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개에 물린 트라우마로 개라면 질색이었던 나 자신도
우연히 개를 키우면서 훨씬 마음이 순화되는 것을 느끼는 것을 보면 숨은 야생성의 반추인지
같은 종으로서의 애틋함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쉽게 상대를 동정하는 것조차 이기적인 행동이라니 모든 것이 조심스럽긴 하다.
후회없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후회없이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이미 성공한 인생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니체가 알려주는 후회없는 인생법에 귀를 기울여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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