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보름이 지나도 울리지 않는 전화기가 쓸쓸해도 밥 챙겨주는
엄니도 있고 영양제 챙겨주는 후배도 있고 가끔은 둘러앉아 술 한잔 나눌 수 있는 빡빡이 부대도 있으니 인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자위하라.
판권이 팔린 영화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1000만 영화가 되어 돈도 좀 빵빵하게 들어오고 결혼까지는
아니더라도 애인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그리고 제발 반바지 뒤집어 입고 동네 돌아다니는 허접한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니 생각해서.
다행이다. 돈도, 애인도, 아이도 없는 것 투성이지만 글 잘 쓰는 재주라도 있으니
밥은 굶지 않을 것 같아. 후회막급한 마음으로 병실에 누워 오랜간만에 킬킬거릴 수 있어서 나도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