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행복 - 이해인 수녀가 건네는 사랑의 인사
이해인 지음, 해그린달 그림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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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 봐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 행복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선(善)함이 그대로 느껴져 크게 잘못한 일이 없음에도 앞에만 서면 부끄럽게 하는 사람!
이해인 수녀님이 그런 분이 아닐까요?
종교를 넘어서 그 분의 글을 보면 순수함과 선함과 사랑이 철철 넘어서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곤 합니다.
오랜 수행의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수녀님은 오래전 여고시절 이미 전국백일장에서 대상을 수상할 만큼 재능이있던 시인이었습니다.  수녀님의 언니역시 같은 수행자로서 평생 성모님의 품에 있다가 선종하셨다고 하니 아주 특별한 사랑을 받은 집안인 듯 합니다.
그동안 수녀님의 시나 에세이를 많이 접하지 못한 독자였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 그녀의 지나온 시간들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독실한 종교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축복이지만 또한 인내의 시간들이지 않았을까요. 그럼에도 낡은 수녀복을 아끼면서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합니다.
광안리에 있다는 수녀원은 가본적이 없음에도 느티나무의 모습이 그대로 연상되고 그전에는 보였다는 바다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아파트가 들어섰음에 안타까움마저 느껴집니다.
어린아이처럼 바다와 나무를 보고 사랑하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는 삶이라니 얼마나 아름다운지 읽는내내 그동안 넘쳤던 욕심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하지만 늘 맑게 살아가고 계시는 수녀님도 늘 자신을 다독이고 마음을 다잡는 생활을 하셨네요.
'아무리 화가 나도 극단적인 표현이나 막말을 하지 않기'
'누구를 험담하는 자리에 있게 될 적엔 슬쩍 화제를 바꾸거나 자진해서 변호인 역할 하기'
무심코 누구의 험담에 동참했다가 한참을 힘들었다는 고백에서는 인간적인 모습이 느껴져서 더
좋던데 말이죠.

      


왜 이런 분들의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모두 보이는지...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꽃에서도
우주를 보고 사람을 봅니다. 다가가기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지만 사실 그 속을 잘 들여다보면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지혜와 분별력의 예리한 꽃술이 자리잡고 있다고 하시니 참 득도하신 분이다 싶습니다.

      


암으로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음에도 주변을 배려하고 밝게 지내시는 모습에서 어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오랜시간 같이 지내다가 먼저 하늘로 떠나간 분들을 그리워하고 남은 흔적으로
그리움을 대신하는 마음은 역시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진솔한 마음이지요.
그저 모든 글이 아름답다고밖에 할 수 없는 에세이입니다.
특히 새해에 읽으면 올 한해 선한마음으로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다잡게
해줄 좋은 책입니다.
'좋은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책을 읽은 사람에게도 그 향기가 스며들어 옆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한다'
수녀님 좋은 분 곁에 있는 우리들이 더 행복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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