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의 미술사 - 미술사를 뒤흔든 가짜 그림 이야기
최연욱 지음 / 생각정거장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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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이 미술을 완전히 이해하긴 쉽지 않다. 그냥 그림을 보고 느낀 그대로
느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속에 숨은 뜻까지야 모른다해도 그림과 마주섰을 때의
그 느낌이 와 닿는다면 그림의 목적은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림을 이해하는 폭이 고작 이 정도라면 그림을 그린 작가가 누구인지 그림풍은 어떠한지는
모르는게 당연하다. 그러니 진품과 위작을 구분해내는 능력까지는 기대할 것도 없다.
위작과 모작의 차이를 굳이 비교하자면 복제품임을 공지하고 즐기면 모작이고 숨기면 위작이라고 한다. 물론 위작을 알아보는 안목을 키우려면 엄청난 내공이 필요할 것이다.
화가인 작가가 풀어놓은 위작의 역사를 보니 위작이라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듯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위작은 또 다른 창작을 낳았고 위작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을 베껴서 돈을 번 모습을 본 진품의 작가들은 별로 유쾌하지 않았을 것 같다.
작가의 말대로 화가초년생이 좋은 그림을 습작하기 위해 모사하는 경우도 있고 유명작품을 모사해서 돈을 벌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든 위작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영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갱의 경우 살아생전 워낙 대접을 받지 못했던 작가였던지라 당시에는 위작이 없었지만 사후 빠른시간에 유명해져 이후 위작이 많이 나돌았다고 한다. 그의 유명한 그림 소재인 해바라기의 경우 다섯번 째 작품이 위작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실제 이 책의 저자가 만난 다섯번 째 해바라기를 보는 순간 압도되는 기를 느꼈다고 하니 위작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1900년도 초에 아내를 위해 위작을 만들고 심지어 수상까지 했던 폴 조던 스미스의 사건은 실로
코미디같은 사건이었다.
그가 그린 그림은 초등학생이 그려도 그보다는 잘 그릴 것 처럼 허접한 것이었는데 당시 미술가들은 새로운 미술풍을 들고 나온 폴의 이 작품에 열광했다고 한다.
아내가 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복수하는 심정으로 이런 일을 꾸몄다는데 세상은 보기 좋게 그의 속임수에 넘어가고 말았던 것이다. 어찌보면 통쾌하기도 하다.
그저 유명하다는 이유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열광한다거나 너무도 좋은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무명인이라는 이유로 박대하는 미술시장에 한 방 제대로 먹인 꼴이다.
정말 그의 그림을 보면 박장대소가 터질 만큼 웃기다. 참 멋진 목사님 이시네.

      

름 정도는 아는 유명 화가 앙리 마티스의 작품 '붉은 바지의 오달리스크'를 보면 위작임을
구별못할 정도로 섬세하지 못함에도 미술관에서는 오랫동안 위작을 전시했었다고 한다.
그것도 여러점이 위작으로 바뀌어 전시되었음에도 몇 년 동안 몰랐다고 하니 다소 난해한 미술시장이 아닐 수 없다. 미술관 직원이 몰래 바꿔 나와 유출 되었고 10년이 지나 진품을 팔기 위해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위작이 걸려있지 않았을까.

      

위작을 그 자체로 즐긴다면 또 다른 예술품으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얼마 전 대작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보면서 단지 화풍을 지시하고 사인만 한 것을 자신의 작품이라고 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비싼 값으로 팔기까지 하다니 그 작품을 사간 사람들도 그 사실을 알았다면 거액을 주고 사갔을까.
그럼에도 미술계의 관행이라니. 이런 관행이 있다면 그야말로 큰 사건이다.

단순히 위작의 역사만을 그린 것이 아니라 인류의 미술사를 알기 쉽게 정리해 놓아서 더욱 좋았던 미술책이다. 9.11테러에도 위작의 역할이 있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그림은 이제 단순한 그림을 넘어서 자산이고 역사고 상징이 되었다.
문외한들에게 그림을 좀더 이해하게 해주는 재미있는 미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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