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바로 이 책에 있다.
책이 안팔리고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책 대신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사람들만 넘치는 요즘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속시원한 답이 필요하다면 이 작가의 필력을 보면서
그 답을 찾기 바란다.
어려서 신문을 읽는 아버지 옆에서 스스로 글을 깨쳤다는 작가는 일찍부터 책을 읽었단다.
어린시절부터 책을 읽어왔다니 어마어마한 양의 책을 읽고 자양분을 쌓아왔을 것이다.
불교를 전공하면서 종교의 깊은 세계를 경험한 작가가 보는 책의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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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첫편에 등장한 함민복의 시 '눈물은 왜 짠가'를 보면서 누구든 코끝이 찡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애초부터 업으로 물려받은 시 쓰는 일은 돈이 되지 않아서 가난한 노모조차 모시지 못하고 시골 이모댁으로
보내드리던 날 평소에 전혀 먹지 않았던 고깃국이 먹고 싶다면서 아들을 데리고 설렁탕집에 들어선 노모가
소금을 많이 넣었다고 주인에게 다시 국물을 청해 아들에게 부어주는 애틋한 모정에서 어찌 눈물을 흘리지
않겠는가. 모르는 척 깍뚜기를 놓고 가는 주인의 마음에서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인정을 느끼고 그 사실도
모른 채 자꾸 국물을 부어주는 어머니의 모습. 시인의 눈물은 그래서 더 짰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를 읽고 코끝 시큰해지는 장면을 우리에게 전해준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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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의 모든 모습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모두 만날 수는 없다.
물론 지나온 시간속에 사라져간 인물들도 전혀 만날 수 없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책을 읽기만 해도 우리는 닿지 못한 수많은 세상과 만나지 못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조그맣던 내 마음이 널찍해지고 몽골인처럼 눈이 갑자기 밝아지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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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읽지 못한 그 유명한 '그리스인 조르바'는 호쾌하고 당당한 늙은 그리스인의 이야기라는데
왜 이 소설이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지 알게되었다.
'이곳으로 오면서 나는 내 운명을 데려왔네. 운명이 나를 데려온 것은 아니네'
아 나는 운명론자는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정해진 길이 있다고는 믿었다. 그래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조르바는 자신이 운명을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이 운명을 데려왔다니.
이런 멋진 현자가 또 있을까. 아 기어이 이 책을 만나야 할 시간이 되었구나 생각한다.
고작 100년의 삶을 살면서 우리는 너무나도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게된다.
그 사람들이 경험했던 일들과 세상을 살아가는 지식들, 그리고 현명한 지침까지 다 들여다보는데
책만한 것이 있을까.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이기도 할 것이고 때로는 지금 잘못된 길을 가는 내게
책이 뒤통수를 툭 쳐줄지도 모르지 않은가.
마음이 많이 허전하고 삶이 공허하다고 느낄 때 일수록 책으로 채워야 함을, 그리고 나를 제대로
다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나보다 책을 더 많이 더 깊이 읽은 작가가 조언해주었으니 나는
적어도 그녀가 인용한 책만이라도 꼭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