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선의 처녀다 - 눈물로 쓴 정신대 위안부 이야기
다니엘 최 지음 / 행복우물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는내내 울분과 비참함을 견디기 힘들었다.

하필이면 일제가 미친전쟁을 벌이던 시대에 태어나 하필이면 일제의 식민지인 조선에 태어나

가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청춘들의 명복을 빈다.

오산에서 한학자의 딸로 태어나 고이 자란 수희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여고에 진한학

수임은 둘도 없는 친구이다. 하지만 일제가 위안부를 차출하는데 가장 먼저 지목되어 전쟁터로 향한다.

물론 사람들은 그녀가 간호보국대에 차출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들이 향한 곳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짐승들이 더러운 냄새를 풍기며 살인과 강간을 일삼는 지옥같은 곳이었다.


 


하루에 수십명을 넘어 백명가까운 일본군들의 성노리개가 되어 꽃같은 순결을 빼앗기고 인간다움마저 빼앗기고 수치스러운 시간을 보낸 어린 처녀들의 이야기는 이 세상 어디에서도 있어서는 안되는 불행한 역사이다.

남경학살사건을 자행하고 순진한 여자들을 성폭행하고 성병에 걸린 여자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생생한 이야기에 치가 떨린다.

그리고 그런 일을 자행한 일본군의 악행도 분노스럽지만 위안소를 차리고 돈을 벌어먹는 족속들의 행태도 참을 수가 없다. 지금쯤 지옥 어디에선가 이승에서 벌인 악의 업을 치르고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모자랄만큼 치가 떨린다.


 


전쟁이 휩쓸고 지나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집도 사람도. 그 현장에서 가장 불행한 것은 여자와 아이들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모두 비슷한 모습으로 비참했었다. 하지만 그 어느 전쟁도 일제가 벌인 만행을 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을 마루타로 생체실험을 하기도 하고 남경학살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그리고 우리 조선의 청년들을 가마가제특공대로 몰아가고 탄광으로 끌고가고 파리목숨보다도 못하게 취급했고 결국 전쟁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배마저도 폭파시켜 수장시킨 인종들이 바로 일제다.


 


정말 여자없이는 전쟁도 못치를 인종들인가. 인간이 인간답다는 것은 이성과 도덕 그리고 인내같은 덕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이라지만 그것도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에서 무슨 짐승새끼들도 아니고 성의 노예같은 근성은 일본만이 가진 추잡한 본성이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무엇보다 더 분노스러운 것은 오래전 중국으로 끌려갔던 여인들이 고향으로 환속하자 환향녀라고 손가락질했다던 사람들처럼 고향으로 돌아온 여인들에게 돌은 던진 인간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 그저 나라를 잃은게 죄라면 죄였던 처녀들이 모진 일을 겪고 돌아왔다면

따뜻하게 품어줘야 하지 않았을까.

엊그제 또 한분의 여인이 세상을 떠나고 이제 36분이 남아계신다.

전쟁이 끝나고 사이판까지 끌려갔던 수희는 외친다.

'내 눈으로 꼭 일본이 망하는 꼴을 지켜보겠다.'

억울하게 스러져간 수많은 목숨들의 원한이 기어이 일본을 망하게 할 것이라고 내뱉는 장면에서

눈물이 왈칵 솟는다.


이제 우리는 광복 70주년을 맞았다. 일제의 만행을 어찌 이 한권의 책으로 고발할 수가 있을까.

만권의 책으로도 풀지못할 원한들이 아직 구천을 떠돌지도 모르는데 우리 후손들은 점차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그런 역사를 숨기고 선진국의 국민인양 하는 일본의 행태를 절대 좌시해서는 안된다.

가슴아픈 이야기를 정리하느라 저자는 얼마나 많은 눈물과 분노를 삼켰을지 짐작된다.

그래도 누군가는 이렇게 세상에 그들의 존재를 알려야 하기에 멀리서라도 응원을 보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