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은 마음이 여리고 감성적인 사람들이 더 많이 키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던걸까.
특히 여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반려동물의 주인공이 남자라면, 그것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사람들중에서도 카리스마 짱인 남자들이라면 잠시 의아한 생각이든다.
우선 유명한만큼 여유있게 동물을 돌볼 시간이 없을 것이란 생각과 자상한 면모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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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고 그린 저자의 말처럼 남자의 애완동물은 먼저 개를 연상하게 된다. 수렵시절부터 인간과 함께 한 개들은 사냥에 함께 나선 동지로서 남자들과의 유대감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남자와 고양이의
그림은 낯설게 다가온다. 특히 의리없기로 유명한 고양이라니...
도시에서도 길냥이들 때문에 문제가 많지만 내가 살고 있는 섬에서도 야생고양이들때문에 피해가 많다.
어찌나 번식력이 좋은지 여기저기 새끼고양이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 두마리 키워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고양이는 깔끔하긴 하지만 의리가 없는 동물이니 정을 주지 말라는 소리가 들려 망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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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고양이 애호가라는 사실도 놀랍지만-얼핏 까다로와 보여서 그랬을까-독자가 그에게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는법을 알려달라'는 '고양이는 가끔 그냥 없어집니다. 주위에 있을 때 사랑해주고 고마워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걸 보니 분명 의리가 없는
동물이 틀림없어 보인다.
그냥 참치캔이나 하나 뜯어서 오가는 길목에 놓아두는 것이 최선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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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락부락한 얼굴이 불독을 닮은 윈스턴 처칠역시 고양이를 사랑한 남자였다고 한다. 그의 집 정원에서 어슬렁거렸던 고양이 '조크'는 자신의
주인이 영국의 총리였고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어수선했던 시대에 한 나라의 총리로 영광스런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지만 스트레스 또한 대단했을 것이다.
'조크'의 애교를 보면서 많은 위안을 받았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반려동물의 힘은 인간의 사랑을 뛰어 넘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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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부'의 주인공 말론 브랜도 역시 애묘가였다는데 은둔형의 남자에게 고양이는 어떤 존재였는지 궁금해진다. 사실 앙증스런 마티즈나 푸들이 더 애교스럽고 애살맞다고 생각하는데 번득거리는 눈과 얼른 마음을 주지 않는 고양이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면 분명 고양이만의 매력이 있었으리라.
평생 고양이와 사랑을 나누고 유산까지 물려준 사람도 있다고 하니 자식이상으로 사랑을 받은 고양이가 부러울 지경이다.
일본에서도 고양이는 영물로 통하고 이집트의 오래된 벽화에도 고양이는 인간세계와 내세를 잇는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 하긴 고양이 눈을 들여다보면 인간이 볼 수 없는 내면의 깊은 곳까지 훑는 것 같아 섬칫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세밀한 일러스트에 고양이를 통해 바라본 남자들의 이야기가 참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