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 - 힘든 하루를 끝내고, 내가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영혼을 달래는 혼밥 야식 만화
이시야마 아즈사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수고 했으니까'라는 제목이 참 좋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이라는게 수고 없이는

이어질 수 없기 때문에 오늘도 땀 많이 흘린 자신을 위해 야식 한 그릇 차려먹는 것은

스스로를 위한 위로요 충전이 아닐까.


 


올해 서른이 된 오사카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야식은 따뜻하다.

''살과의 전쟁을 포기한다'라고 과감히 선언하고 칼로리가 어마어마할 것 같은 마요네즈며 치즈를 마구 투척하는 장면은 시원스럽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아마 살이 잘 찌지 않는 스타일이 아닐까. 낮에는 알바를 하고 밤늦게 혹은 새벽까지 작업을 해야하는 특성상 야식없이는 그 밤 작업을 이어가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이렇게 마구 먹어도 되는걸지.

괜히 내가 다 걱정스럽다. 야식을 먹지 않아도 늘 살이 찌는 나로서는 말이다.


 


삼남매의 둘째인 저자의 집 도시락은 일단 크기부터가 남다르다고 했다. 사실 일본인들은 소식으로 유명한데 마치 우리네 도시락처럼 사이즈가 푸짐한 도시락을 보니 일단 마음부터 든든해진다.

주먹밥 하나라도 더 챙겨먹이려는 아버지의 사랑이 부럽기도 하다. 실제로 요리도 참 잘하신다니

얼마나 좋을까.

운동회 날 가족들이 둘러 앉아 푸짐한 도시락을 펼치는 장면은 내가 갖지 못한 그림이라 더 없이

부럽기만 하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하이디가 할머니를 위해 챙겨왔던 하얀빵이 사실은 맛이 별로 없다든가

곰 세마리의 스프는 맛이 어떨것 같다는 상상이야 말로 그녀가 작가다운 능력을 가졌다는 의미이다.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에서 나오는 음식은 어떤 맛일지를 상상하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일듯 싶다.

우리나라는 오래전 겨울밤에 '찹살떡 메밀묵'하는 아저씨들이 돌아다녔는데 일본은 라멘장수가

돌아다녔던 것 모양이다.  출출한 겨울밤 뜨끈한 라멘으로 허기를 달랬을 가족들의 모습이 참 정겹다.

그러고 보면 서양은 가질 수 없는 동양인들만의 야식문화가 있는 것 같다.


 


일본도 '기무치'를 즐겨먹는다더니 '김치전골죽'까지 뚝딱 만들어서 참기를을 훌훌 뿌려 먹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미혼인 저자의 야식 메뉴가 의외로 참 다양하다. 호박이니 양배추같은 채소가 많이 들어가 그나마 좀 다이어틱해 보이긴 하는데 역시 소스가 문제이다. 그래도 어떠랴 아직까지 야식을 즐길만큼 살이 풍만하지 않은 듯하니.


이제 긴 겨울이 끝나고 봄햇살이 소근거른다. 겨우내 찐 살을 어쩔거나. 여름이 다가오면 더위보다

드러난 살들이 더 무서운 나로서는 저자의 용기가 부럽긴 하지만 그녀의 추천 메뉴 몇 개쯤은 꼭

해보고 싶다.

특히 정신노동으로 많이 지친 날이거나 비라도 추적 거리는 날이라면 냉장고를 뒤져 야식하는

그럴듯 하게 만들어 놓고 술한잔 괜찮지 않을까.

요리 그림이 너무 생생해서 더 먹고 싶었던 '야식'들. 영혼을 달래는 혼밥 야식에 잠깐 배가 고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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