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인(忍)이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라는 말이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는 참는 법을 배워야 했고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이런 미덕을 부정하고 성질대로 사는 사람들을
경멸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 사람들에게 이런 것을 미덕이라고 얘기하면 얼마나 인정할까.
나이가 들다보니 오히려 참는 법 보다 성질대로 하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사실 이렇게 감정에 충실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 후회를 하거나 참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감정은 언제나 옳고 감정에 충실하라'고 조언한다.
아마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면 책을 집어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금 돌아가는 시대상황을 보면 화가 치밀고 여유롭게 세상을 봐줄 인내심이 생기질 않는다.
불끈불끈 화가 나는 일들이 너무 많고 만약 참으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홧병으로 병원신세를 져야할지도 모를일이다.
정신건강의학자인 저자의 말대로 일단 감정에 충실하지만 그 감정을 낭비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감기에 걸리면 처방전을 받아 약을 먹듯 감정을 스스로 다스리는 법을 처방해준다.
'술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말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습니다.' 이 처방에 살짝 저항심이 생기기도 한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친정엄마와 남편사이의 갈등이 극심하여 저녁마다 막걸리 한잔씩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수 없다고 호소했다. 나는
스트레스가 간이 병보다 더 무서우니 그냥 마시라고 조언했었다.
물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에 의존하는 것은 몸의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어떻게
달래야 할까.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사는 것은 무색무취의 맹물처럼 무의미하다고 하지만 감정대로 사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우리 윗대의 사람들은 이런 것을 미덕이라고 여기기도 했지만 현대에서는 자칫 바보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감정을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옳게 표현하는 법은 무엇일까.
특히 나처럼 완벽하고자 하는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완벽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절박함을 버릴 것.
가수 김창환씨의 말처럼 불완전한 감정, 완벽하지 못한 것까지도 내 삶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최선임을 나도 받아들여야겠다.
눈물을 참기위해 애쓰지 말고 눈물로 감정을 덜어내는 것이 솔직한 치유임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하지 말자.
부모님이든 다른 사람의 시선같은 것에 사로잡히지 말고 내 감정대로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가자.
혹시라도 마음의 병으로 힘든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처방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