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날 따뜻한 아랫목에서 군고구마를 먹으며 보기에 딱인 책이다.
세계 곳곳에 전해내려오는 으스스한 동화나 설화, 옛날 이야기들은 많이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할머니표 옛날이야기에 등장하는 도깨비며 호랑이, 귀신같은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비하면 동화수준이라 하겠다.
일본은 일본 특유의 색을 지닌 설화랄까. 짧지만 여운이 긴 이야기들은 저자가 실제로 경험하거 들었던 이야기들이라 더욱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10엔 참배'는 신사에 자신이 원하는 아이가 죽기를 바라며 10엔을 묶어 소원편지를 넣으면 실제로 그 아이가 사라진다는 설화인데
삼총사였던 소녀들 중 한 명이 갑자기 사라지고 남은 두 소녀가 그 행적을 쫓는 내용이다. 신사의 불전으로 달려가 불전속에 넣은 편지를 꺼내는데
의외의 반전이 기다린다.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진다.
어린아이를 둔 엄마가 잠에서 깬 아이를 달래고 다시 침실로 가보니 실제 자신의 아기는 쌔근쌔근 자고 있더라는.. 그렇다면 자신이 달래던
아이는 누구?
제목들만 보아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소설들이다. 이 책의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심령을 다룬 '일곱개의 종이컵'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이 절절하게 그려져있다. 사실 일본은 미신이랄까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분신사마'라든가 TV에서 귀신이 나오는 장면같은 것을 보면 말이다.
'누가 부르면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마세요.'
으익...이런 으스스한 이야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멘트이다. 고대 그리스신화에서는 뒤를 돌아봐서 돌이 된 이야기도 등장한다. 과연 이
소설에서 주인공을 뒤를 돌아봤을까.
나오키상 수상작가의 작품이라 기대가 컸던 소설인데 의외로 단순한 구성에 살짝 실망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는 딱인 소설이다. 저자의 경험도 있다니 더욱 실감나는 오싹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