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6.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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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월간지는 한달 먼저 만나보는 즐거움이 크지만 이번달 만큼은 아쉬움이 큽니다.

어느새 맺음달이라니..2016년도 겨우 한달 여 남았네요. 애틋한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폅니다.

광고가 실린 페이지를 두어장 넘기면 편집장의 에세이가 눈에 띕니다.

이번 달은 '밥값은 하고 있나요?'입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밥값은 하고 살고 있는지 되묻게 됩니다.

이글을 쓰는 토요일 밤도 전국에서는 촛불이 밝혀질 예정이고 그 인파앞에 얼마전 의경입대한 아들녀석이 서있을겁니다. 몰라보게 시원해진 광화문광장이 참 좋았는데 이렇게 가슴아픈 광장이 되리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아주 간단한 인사같은 '밥값은 하고 있나요?'가 왜 이리 가슴에 와닿는지..

누구나 삼시세끼 밥을 먹습니다. 물론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예외겠지만요.

그 밥 한끼 먹을 정도로 제값을 하고 살고 있는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권력을 위임한 국민들 모두 그런 심정일겁니다. 그리고 국민의 함성뒤에서 제이익을 챙기려는 또다른

무리들에게도요.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길에 나선 사람들이 걱정입니다.  샘터 곁에 놓인 꽃은 시름이 없어보입니다.


 


오래전 연극에 미쳐 배우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던 나로서는 배우중에 상배우 임동진의 모습이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얼마전 TV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여전히 열정이 가득해보이더니 이렇게 좋은 작품으로 다가왔네요.

산처럼 큰 존재인줄만 알았던 아버지의 굽은 등을 작품으로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달동네라고 하면 요즘 아이들은 무슨 소리인가 할겁니다.  70년대 서울이 한창 개발되면서 밀려밀려 산으로 올라갔던 사람들이 이제는 모두 잘사는줄 알았는데 여전히 달동네가 존재했군요. 그것도 살려고 맘먹어도 보이지 않는 연탄을 때는 동네가 있다니요.  연탄 한 장으로 시린발을 데우고 외로운 마음을 덥히고 사는 사람들이 아직 있다니요.

올 여름 무지막지한 더위도 무서웠지만 이제 추위가 또 걱정입니다. 먹을거 입을거 걱정없이 사는 일이 아직도 요원한가 봅니다.


 


미술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영국의 화가 '윌리엄 터너 '는 아주 낯선 이름입니다. '보는 방식'에 대해 철저히 연구했던 화가라는데 지금 우리의 마음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는지 묻고 싶어집니다. 

안개가 낀듯도 하고 아련한 그림들이 마음을 달래주네요.

미술관 산책을 보면서 조금씩 그림 보는 법을 익히면 마음이 조금은 뿌듯해집니다.


12월 특집은 '올 해 최고의 선물'입니다.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은 무엇이었을까....그렇다면 내가 준 최고의 선물은 무엇이었을까....부끄러워집니다.  누구에겐가는 특별하지 않은 것도 누구에겐가 특별한 선물이 될 수도 있구나 싶은 글들입니다. '좋은 커피는 사람을 닮았다'라는 글도 좋고 이번 달 할머니의 밥상수업은 아주 소박한 물국수여서 참 좋았습니다. 너무 바빠서 고명조차 얹어주지 못하고 급하게 차려낸 물국수가 추억의 음식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달 독자의 선물은 '시계'입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나서부터는 시계를 차보지 못했는데 문득 손목에 얹혀졌던 시계의 촉감이 그리워집니다.

맺음달에 그려진 우리 삶의 모습은 더욱 애잔합니다. 딱 그런 시기입니다.

그래도 따뜻한 샘터로 시린 가슴을 덥혀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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