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고 행복 - 더 잘하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매일 자신을 채찍질해온 당신에게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강다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열심히 살자', '멈추지 말고 뛰어라'같은 진격의 소리에 익숙한 우리세대에서 이 책은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이다. 대충 힘 빼고 살아보자는 저자의 이야기가 아주 낯설게 다가온다.

쌩쌩 달리는 고속차에서 내려 달구지를 타보자는 얘기인데 과연 지금같은 스피드시대에 가능한

이야기일까.


 


그러고보니 자기계발서에서는 베스트셀러를 몇 권이나 낸 저자의 저서들을 보면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라든가 '평생 돈에 구애받지 않는 법'같이 다소 유유자적한 제목들이다.

너무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제 휴식같은 삶을 살아보자는 충고가 먹힌 셈이다.

하긴 우린 너무 열심히 살아왔다. 전후 세대가 그러했고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그러했다.

가난을 이기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하기 위해 우리는 불철주야 앞만 보고

달려온 셈이다.  일단 표지가 참 맘에 든다. 천하태평 놀고 먹는 고양이라니...참 팔자 좋다 싶다.


 


때로는 그의 파격적인 조언에 고개가 갸우뚱하기도 한다.

'성실한 사람일수록, 또 노력형 인간일수록 무엇이든지 혼자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남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남한테 의지하지 않으려고 하죠. 책임감이 강하다는 소리는 듣기 좋지만 사실 이것처럼 나쁜 말도 없습니다.' 아니 성실하고 남에게 의지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나쁘다니..

하지만 뒤에 따라오는 그의 말을 듣다보면 절고 고개가 끄덕여 진다.

'폐를 끼치는 사람보다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쪽이 더 민폐형 인간입니다.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내가 해준만큼 남들도 나에게 고마워하기를 바라기 시작합니다.'

아! 이처럼 정곡을 찌르는 말이 있었던가. 나는 나의 성실함과 독립심이 최고의 덕목이라고 생각했다.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최대한 남들에게 괜찮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 댓가가 미약하거나 알아주지 않으면 너무도 화가 나곤 했다. '왜 이런 나를 알아주지 않을까.'

'이런 나를 못알아 보는 상대가 분명 문제아다' 싶어 절교를 한적도 많았다.

저자는 말한다. 세상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해야가 돌아간다고. 뭐든 혼자하려고 하는 사람은 순리를 거슬리는 것이다. 주위사람을 믿지 않고 결국 남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쌓이고 결국 폭발해버리는다는 말에 가슴이 쿵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이게 가장 큰 민폐가 아닐까요?  난 그동안 제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자부심이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나의 이런 점들이 상대방을 힘들게 하고 나 스스로를 외롭게 했구나.


더 잘하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매일 자신을 채찍질해온 내가 너무 어리석게 느껴졌다.

'노력을 멈추는 것도 용기'라는 말에 정말 용기를 내보기로한다.

조금 불효를 해도 좋고 성장은 꼭 덧셈이 아니라는 말에 코끝이 시큰해진다. 때론 쉼표가 성장이 될 수도 있다는 위로에 잠시 나를 내려놓아도 좋지 않을까...정말 용기를 내어보기로 한다.

살면서 이런 이야기를 내게 해준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쉬어도 좋겠다 싶어 섬에 내려와 살지만 여전히 초조한 그 무엇때문에 쫓기는 기분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이제 외로움도 즐겨보는 그런 삶을 살아 보고 싶다.  책을 내려놓고 어깨에 드리웠던 무거움이 사라지는 것 같이 개운함이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