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하늘을 가져라 - 나무에게 배우는 자존감의 지혜 아우름 13
강판권 지음 / 샘터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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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의 나무이야기라...누군가는 외도라고도 했다지만 식물학자나 생태학자가 아닌

인문학으로 바라본 나무이야기는 참으로 재미있다. 역사학자가 되기 위해 오랫동안 공부를

하고 교단에 서길 원했지만 결국 나무와의 만남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저자의 지난

이야기들이 애잔하다.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길이 실은 내길이 아니었을 때 바로 다른길을 선택하는 것도 큰 용기라고

생각한다. 지나온 길이 너무 아까워서 미적거리거나 끌려가듯 외곬수만 고집한다면 후회만

될 뿐이다.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올리고 가지를 치는 나무의 삶을 우리네 인생에 빚대어 풀어낸 이야기는 조용하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일단 뿌리를 내리면 결코 움직이지 못하는 소극적인 삶을 살것 같은 나무이지만 사실 자신이 뻗어가야할 자리를 찾아 가지를 치고 욕심껏 햇빛을 받아들여 생장을 한다.

때로는 상처받은 몸뚱이를 스스로 치유하기도 한다. 이런 능력은 인간의 한계에 비해 얼마나 고결한가. 나무의 수명은 인간의 수명보다 훨씬 길다.

그리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와 겸손을 지니고 있다.  오랜기간의 공부를 하고 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생계가 해결되지 않은 막막한 현실에서 저자는 나무를 만났고 나무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나무의 모습을 새기면서 나무이야기를 하는 인문학자로 거듭나게 된다. 그가 정말 우연히 나무를 만났던걸까.


 


가난한 산골소년이, 그것도 머리가 그리 좋지 않았다고 스스로 말할만큼 뛰어난 것이 없던 소년이 많은 사람들에게 나무이야기를 하는 선생이 되기까지 그의 지난시간들은 이미 착착 준비가 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시골에서는 보기 드물게 신문을 구독했던 아버지, 책을 좋아했던 형, 그리고 둘러쌓인 아름다운 자연들.

도시에서 자랐다면 나무와 이야기를 나누는 지금의 삶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지금 나무관련 책을 여러권내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된데는 그가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던 사학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인문학의 깊이가 나무를 남다르게 지켜보는 힘이 되었다고 믿는다.

책을 읽는동안 저자의 느긋함이 느껴졌던 것은 뭐든 빨리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성향을 이기고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 기다렸던 인내의 시간이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나무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힘을 가진 생명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무가지 사이로 적당한 틈을 내고 상대를 바라볼 줄 아는 여유를 배우고 싶다. 저자가 공부한 것처럼 나무를 하나하나 셀수는 없지만 나만의 나무 한그루를 마음속에 심고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주고 햇빛주고 멋있게 키우는 것은 역시 나의 몫일 것이다. 오랫만에 고요한 독서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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