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호 열차 - 제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허혜란 지음, 오승민 그림 / 샘터사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픈 역사속에 알수없는 세상으로 끌려가는 이주민들의 슬픈 이야기입니다.

일본의 침략으로 연해주의 우수리지역으로 이주하여 살아가던 동포들은 스탈린 정권에 의해

'일본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강제이주를 당하게 됩니다.

준비도 없이 졸지에 살던 터전을 떠나게 된 동포들은 '503호'열차를 타고 척박한 중앙아시아로

떠나야 했습니다.  503호 열차는 사람이 타는 열차가 아니고 동물이나 죄인을 수송하는 열차랍니다.


 


열 두살 사샤는 할머니와 삼촌과 함께 503호 열차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갑니다. 열차안에는 안톤네 가족, 레나누나, 그외에도 사샤네 같은 주민들이 타고 있습니다.  간혹 열차가 서면 용변도 해결하고 물도 마시고 가까운 동네에서 음식을 얻어먹어가며 다시 열차에 올라 흔들리며 끌려갑니다.  그러는사이 안톤은 병으로 죽었습니다. 그리고 안톤의 동생 율이 태어났습니다.


 


경황없이 끌려오는 중에도 할머니는 씨앗주머니를 챙겨오셨습니다. 어디를 가든 씨를 뿌리고 살아가야 하니까요.

할머니말씀대로 우리민족은 씨앗을 틔우는 재주가 남다르니까요. 그렇게 씨앗주머니를 전해준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납니다.


 


덜컹거리는 열차안에서 사람들은 흔들립니다. 알수없는 미래에 흔들리고 공포에 짓눌립니다. 그렇게 흔들리며 도착한 곳은 황무지랍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씨앗을 전하던 정채봉작가의 명성에 걸맞는 수상작입니다.

지금도 저 먼 연해주와 중앙아시아에는 고려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동포들이 살아갑니다. 503호 열차의 후손인셈이죠.

어디를 가든 씨를 뿌리고 열매를 키웠던 강인함은 여지없이 증명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아픈 이야기를 쓸 생각을 했을까요. 아마 많은 어린이들이 이 가슴아픈 역사를 모를겁니다.

참담함 속에서도 강인하게 씨를 뿌리고 뿌리를 내렸던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가 희망처럼 다가옵니다.  그 아픈 기억을 살려낸 작가의 열정에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