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될 줄 알았지 - 학교에서 사회에서 씨네타운 나인틴 3PD가 배우고 놓친 것들
이재익.이승훈.김훈종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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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게 다 좋은 건 아니지만 누군가 상대를 많이 알고 싶을 때 상대의 솔직한 에세이를 보면 왠지

상대를 오랫동안 알아온 것 처럼 친밀한 마음이 생긴다. 때론 글에서 상대의 마음이 보이기 때문이다.

라디오PD라고 하면 일단 창의적인 사고를 지닌 후론티어적인 인물이라고 단정을 지어버리는 관습상

이 책의 세 저자들은 노화되거나 고여 썩어가는 물이 아닐 것이란 전제하에 책을 펼쳐들었다.

세명의 필자중 나는 한 명과 술도 한잔 나눈 사이라서 그런지 유독 그의 글이 더 반갑게 다가온다.


 


방송국PD는 연필 굴려 시험쳐서 들어간 것이 아닐테니 대충 지적인 수준이나 교양정도는 갖춘 인물이라고

전제하고 그래도 타고난 에술적인 재능이든 안목같은 것은 색깔이 다를뿐 출중한 편이 아닐까.

시청율 1위의 라디오프로그램 PD보다는 작가로서의 능력을 더 높이 사는 이재익이라는 남자는 반듯한 느낌.

하지만 일탈도 서슴치 않을 것만 같은 무모함. 하지만 결코 허물어지지 않을 것만 같은 굳건한 반석이 깔린 사람.

술한잔 하면서도 강연을 하면서도 이런 느낌은 따라다녔는데 그의 글을 보니 그 느낌이 왜 따라다녔는지 알것 같다.

명문대 출신에 재주도 남다르고 호기심도 대단한 이 남자도 한때는 방황하는 시기도 있었고 다행히 그 고비를 잘 넘기고 다시 발랄함을 되찾은 모양이다. 가난하지 않았던 어린시절이나 선택받은 것 같은 지난시간속에서도 특히 그렇게 자란 사람일수록 잃기 쉬운 맛이나 멋을 간직하고 있어 늘 그가 참 좋다.

끼많은 이 남자. 좋은 작품으로 늘 내곁에 와주었으면 싶다.


 


요런 요런 앙큼스런 과거도 그에 대한 내 기대를 어둡게 하지 못한다. 예쁜 꽃을 보면 당연하지. 근데 정말 가슴은 만졌을까.

직장동료든 선배든 흔히 꿍짝이 잘 맞는 사람들이 있다. 이 글을 쓴 세 남자는 일주일에 서너번은 만나서 시시껄렁한 얘기를 나누는 사이라는데 어찌보면 친한 친구 이상의 끈끈한 연대감이 존재할 것이다.

이제 뭐라도 되서 이렇게 책을 몇권이나 합작하고 같은 시대를 공유하고 있으니 행복한 동반자들인 셈이다.

특이하게도 체육시간이나 사회시간, 국어시간같은 주제로 얘기를 풀어나가 훨씬 재미있게 다가왔다.

누군가는 수학이 왜 필요하냐고 불평이었고 누군가는 인류의 삶에 기여한 중요한 학문이었다고 설파했듯이 세 남자, 고집은 다들 대단해보인다. 그 고집스러움이 지금 '뭐라도 되는' 에너지가 되지 않았을까.


 


간 때문에 조마조마하게 살고 있는 나로서는 '쓰쓰쓰'요법이 확 다가오고-근데 정말 효과가 있는게 맞지요?-

특히 '축의금 산출 공식'은 아주 요긴하게 써먹을 공식이 되겠다. 수학이 필요없긴 왜 필요없어. 요런게 수학의 정석이지.

어디가든 하다못해 찌질이들의 모임에서도 배울점이 있듯이 유쾌한 남자들의 수다에 제법 건질 것이 많았던 책이다.

그렇다고 찌질이라는 뜻은 결코 아님. 나는 안다 요 세 남자. 분명 독자들의 리뷰를 검색하면서 일희일비 할 것임을. 잘 지내죠? 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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