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의 중요성이란 말할것도 없지만 치과가기는 여전히 두렵다.
이 책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드릴의 '지잉'하는 소리는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기 때문이다.
간혹 치아발치나 치료를 위해 마취주사를 놓을 때는 잠시 기절하고 싶은 심정이 된다.
다른 과목보다 문턱 넘기가 훨씬 두려운 이 치과의 진실을 파헤친 이 책을 가장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바로 치과의사가 아닐까 싶다.
치과의사인 저자는 자신의 말처럼 '내부 고발자'인 셈인데 영업비밀을 낱낱히 고자질하는 것은 물론
돈만 밝히는 치과의사들의 부당함을 성토하고 있다. 치과의료계에서 철저히 왕따당할 각오를 해야 할것같다.
소제목처럼 치과보다 치과의사가 더 무서운 이유를 찬찬히 살펴보자니 과연 칼만 안들었지, 아니 칼 비슷한 것을 들은 강도나 다름 없다. 굳이
뽑지 않아도 되는, 아니 뽑으면 평생 손해인 치아를 아무렇지도 않게 뽑으라는 수작이라니..
보험의 치료수가보다 발치수가가 높다보니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뽑는 것을 권한다고 한다.
얼핏 의료수준이 높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대학병원에서는 자칫 학생들의 실습쥐가 되기도 하고 꼭 필요하지도 않는 치료를 강요받기도 한다. 하긴
의료계의 이런행태는 비단 치과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치과의사가 일반 의사보다 의료정신이 약해질 수 있다'는 평에 동의한다. 아무래도 생명의 직접적인 질환을 다루지 않으면서 치료비용이 많이
청구되는 과목이다보니 의과대학을 다녔다기 보다 경영학을 공부하지 않았을까 싶을만큼 잇속계산이 빠삭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의학에 문외한인 환자들은 의사들이 겁을 주면 고가의 치료도 뿌리칠 수가 없다. 사실 치아가 부실하면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명도 짧아진다고 한다. 당장 씹는 즐거움을 놓치거나 어마어마한 통증에 시달릴지 모르니 수백만원에 달하는 인공치아를 해넣거나 치료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치료가 적절한지 치료비는 정당한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저자처럼 치근을 살려야 한다는 양심적인 의사를 만나지 못한다면 말이다.
실제로 저자의 지적대로 근사한 도심의 멋진 빌딩에 걸린 병원간판을 보고 무작정 믿어버리고 선택한 경우는 없었을까.
간단한 치료의 경우라면 집에서 가까운 치과를 다니기도 하지만 나의 경우 지인들의 추천으로 선택을 하곤한다.
그럼에도 놓치는 진실이 없었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되묻게 된다.
그리고 저자가 추천한 좋은 치과의사를 찾는 방법에 눈이 번쩍 뜨인다.
블로그나 웹싸이트를 확인하고 적어도 치과대학을 졸업한 지 10년이 넘은 의사를 선택한다든지,
심지어 출신대학까지도 챙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치과에도 각자 전문분야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치주병학을 전공했는지, 턱관절 치료를 전공했는지 내가 필요한 분야의 치과의사를 찾을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알아왔던 치아를 둘러싼 소문의 진실도 제대로 파헤쳐 준다.
자일리톨 껌은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 키스로도 충치가 옮는지, 전동칫솔이 일반칫솔보다 더 효과가 있는지 정말 알고 싶었던 정보들을 쏙쏙 모아서 시원하게 답을 알려준다.
이 책을 치과병원에 비치해둔다면 치과의사들의 얼굴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해보자.
심장이 두근거려서 내과로 직행하는 의사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치료비가 목적인 의사말고 치료가 목적인 의사를 만나고 싶다면 꼭 읽어보고 이웃에도 추천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