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중일기 - 내 쓸쓸함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라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3
김정은 지음, 이우정 그림 / 씽크스마트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노량진대첩이나 2차세계대전같은 결혼생활을 전투처럼 치뤄내는 아줌마의 난중일기를 보노라니

남의 얘기가 아니고 바로 내 얘기인것 같아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 짠해지기도 한다.

한 때는 독신을 주장하며 짱짱한 처녀시절을 보냈건만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강렬한 연애부터

시작해 덜컥 결혼이라는 감옥을 선택한 여자의 고군분투기는 공감대가 100%여서 그런지 더축

맛깔스럽다.



차라리 고요한 산사에서 도를 닦는게 낫지 하면서 치뤘던 육아전쟁이야기는 코끝이 시큰해진다.

아무리 내몸을 빌리기만 했지 온전히 한 우주의 존재이니 존중하라는 아버지말씀처럼 아이를 대하려고 해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아이키우기라는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금성에서 온 남자와 화성여자가 만나 지구(가정)을 지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전업주부로서 퇴보하는 것같은 조바심을 느끼고 대치동 학원가를 돌며 애를 태우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대한민국 엄마들의 고단한 삶을 느끼게 된다.

일을 안하다니...집안일이 얼마나 고단한 지 모르면서 일하는 엄마들과 비교하는 건 하지 말자.



'치열했던 엄마 노릇도 긴 인생을 놓고 보면 하염없이 짦은 세월입니다.'

그렇다. 엄마와 자고 싶어 방문앞을 서성이던 아이도 언젠가는 제방문을 걸어 잠그고 등을 돌리는 날이 올 것이다.

내 부모가 내게 했던 것처럼 나는 내 아이에게 사랑만을 물려줘야 하고 내가 그랬던 것 처럼 내 아이는 평생 철없음으로 나를 아프게 할지도 모른다. 그게 인생이다.

수능시험보다 어려운 결혼생활을 하면서 소소하고 아프고 쓸쓸했던 이야기들과 그러면서도 행복을 찾는 엄마의 이야기가 뭉클하다. 그저 먼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얘기라 더욱 감동스럽다.

그동안 고이 접어 가슴에 담아왔던 이야기들을 만나 실컷 수다를 떨은 듯 시원하다.

맛깔스런 글솜씨라도 지녔으니 삶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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