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온다고 하면 일단 걱정부터 앞선다. 집을 청소하고 정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마음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가족들이야 지저분한 집안이 익숙하니까 그렇쳐도 손님들에게 보여주기엔 부끄러울 정도로 정리 정돈이
필요한 나로서는 이 책이 너무 든든하게 다가온다.
일단 버려야 깨끗해진다 라는 저자의 말에 백번 공감한다. 지금도 옷장안에는 언젠가 입으리라 마음먹고
버티는 옷들이 엄청나다. 사실 거의 입을 가능성이 없으면서도 말이다.
그렇지만 꼭 필요한 것들은 고급으로 산다는 저자의 용기가 참으로 부럽다.
만원에 몇 장하는 팬티가 아닌 백만원에 가까운 속옷을 사다니...하지만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에 확 마음이 끌린다.
정리정돈도 힘들지만 사실 청소도 만만치 않다. 한 달에 한 두번 몰아서 대청소를 하는데 저자의 말을 빌면 절대 대청소를 하지 말란다. 그
때 그 때 밀지 말고 바로바로 하는 것이 진리란다.
특히 미끈거리는 물때에 예전에 질투가 많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친구 이름을 붙여 청소한다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 싫은 사람
이름을 부르며 물때를 닦노라면 너무 깨끗하게 청소가 될 것만 같다.
저자의 정리 법칙은 상식을 깨는 비법이 너무도 많다. 화장실에 슬리퍼를 없애다니...화장실은 멀리 두고 싶은 장소가 아니고 식탁만큼 친근한
장소라는 이야기에 또 공감 한표!
반짝 반짝 윤이 나게 청소한 화장실이라면 언제든 맨발로 다녀도 편하지 않을까.
하지만 청소도구나 목욕용품들을 어디다 숨겨두나.
얼마전 냉장고를 정리하면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요리재료들을 보며 언제 이걸 넣어두었나 놀랐었다.
건망증이 심해지는 나이가 되면서 냉장고는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뚱딴지가 되어 버렸다.
채소를 잘게 잘라 냉동고에 넣어두는 팁은 센스가 돋보인다.
그리고 아주 훌륭한 도자기 작품이며 그림같은 것들을 아끼지 말고 사들여 집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정말 부럽다.
단지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안목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어서 더욱 그렇다.
아 조만간 집을 몽땅 뒤집어야 할 것 같다. '버리는 즐거움'을 만끽 하려면.
워낙 정리 정돈에 능한 일본인의 특성을 살린 이 책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