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백해무익한 존재가 담배가 아닐까 싶다. 애연가들이 들으면 돌을 맞을 소리겠지만
담배를 통한 이익은 겨우 정신적인 안정? 목숨과 건강을 담보한 이런 이익은 사실 다른 것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저자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니 사실감이 더한 소설이다.
열 여섯살 감성돈은 절친이며 골초인 준영에게서 담배를 배우게 된다. 그것도 초등학교 5학년때. 이런...
그저 담배 피우는 모습이 멋있어서 따라하게된 담배가 이제는 끊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다.
한때는 잘나가는 회사를 다녔던 아버지는 주식을 하다 쫄딱 망하고 택시운전을 하고 있고 엄마는 식당에서 하루종일 생활비를 벌기위해 일을
한다. 머리하나밖에 좋은 점이 없는 대학생 누나는 그저 잘 사는
동네에서 살고 싶다는 욕심때문에 어마무시한 월세를 내가며 가난을 숨기고 싶어하는 허당쟁이다.
집을 쫄딱 망하게 만든 아버지는 욕을 달고 사는데다 조상이 보이는 꿈만 꾸면 복권을 사들이며 아들을 닦달한다. 이제 기댈 곳이라곤
복권밖에 없는 삶을 바라보는 아들 성돈은 한숨만 나온다.
도대체 아이들은 담배를 어떻게 구해서 피는 것일까? 성돈에게 담배 피우기를 전수한 준영은 선배가
알바를 하는 편의점에서 공급받고 성돈은 아버지의 담배갑에서 슬쩍해서 조달한다.
아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담배를 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열 도둑을 어찌 막을 것인가마는
이렇게 쉽사리 담배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위기가 닥친다. 담배 피우는 장면을 들킨 준영과 성돈은 골초 담임선생과 함께
금연학교 홍보대사로 나서게 되고 결국 금연학교에 입소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어느새 골초가 된 준영은 가벼운 감기가 폐렴이 되고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서 죽음과 싸우는 신세가
된다.
폐가 튼튼한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회복될 수 있는 질병도 담배에 쩌든 폐는 이기지 못한다고 한다.
아! 읽는내내 고등학교 시절부터 담배를 몰래 피우고 있는 아들녀석이 떠올라 가슴이 벌렁거렸다.
어려서부터 제발 담배는 멀리하라고 그렇게 애원했건만 이제는 아들방에서 담배며 라이터가 굴러다니는 수준이 되고 말았다. 금연학교라도
보내야하는 것이 아닐까.
끊기가 너무 어려워 애를 쓰는 성돈의 담임선생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바로 금연에 실패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일 것이다. 아예 시작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담배라는 생각이 든다.
담배값이 배로 오르고 폐가 썩어들어가도 끊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애연가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더 늦기전에 아들녀석도 제발 금연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담배 때문에 잃을 수 밖에 없었던 건강과 목숨, 그리고 금전적인 피해들...제발 애연가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