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의 상인들 - 프란치스코 교황 vs 부패한 바티칸
잔루이지 누치 지음, 소하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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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심상치가 않다. 가장 고결해야 하는 성전(聖殿)에 상인(商人)이라니...간혹 수도원에서 포도주를 만들어 기금을 모은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지만 아예 상인이라는 타이틀이라면 성전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하물며 전셰계의 존경을 받는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에서?

이탈리아의 저널리스트이자 뉴스앵커인 잔루이지 누치는 대담하게도 교황청의 비밀을 파헤친다.

소설이 아니다.  과거로부터 이어져왔고 현재 진행형인 교황청의 내밀한 비밀, 리얼 그 자체이다.



카톨릭의 수장인 교황이 거주하는 바티칸은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성스럽고 존경스러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오래전 교황청이 존재한 이래 성스럽지 못한 사건이나 사고가 없었다고는 할 수없다.

면죄부를 발행했다거나 교황의 부정한 일들, 그리고 성직자들의 범죄들이 늘 있긴 했다.

하지만 바티칸의 기밀문서 유출 사건인 '바티리스크스캔들'을 보면 과연 바티칸이 성국인가 싶어진다.



요한 바오로 1세는 1978년 교황청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13년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는 다시 거대한 교황청의 조직과 대결하고 있다.

과연 교황청에서는 무슨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남미에서 최초로 선출된 프란치스코는 가난과 청빈의 삶을 살았던 것으로 대표되는 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처럼 정직한 수도자가 되기 위해 위험한 칼을 치켜든 것이다.

전세계에서 모금된 기부금들이 과연 어떻게 쓰이는가. 수많은 성인들과 복자를 돈으로 찍어내는 공장이라는 추잡한 소문들도 그렇고 바티칸 은행이 마피아의 돈세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일까.



프란치스코가 조직한 감시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황청은 비밀들은 베일을 쉽게 벗지 않는다.

'사람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교회가 가난해져야 한다'는 프란치스코의 바람은 종교인의 본분을

망각한 이른바 성전의 상인들에 의해 묵살되고 거대한 비밀은 더 두꺼운 어둠속으로 사라지곤 했다.

이 책은 그동안 숨겨왔던 교황청의 비밀중 서곡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카톨릭 교회가 2000년을

존립해왔고 교황이 아무리 바뀌어도 교황청의 썩은 사과들은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감은

틀리지 않을 것같다.

프란치스코의 몇몇 의로운 성직자들의 칼은 겨우 두꺼운 커튼의 리본 하나만 자르고 내려놓을지도 모른다.

정보가 발달되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현대에 와서도 결코 깰 수 없는 세상이 있다는게 놀랍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 프란치스코와 그의 조사단의 칼이 썩은 사과들을 더 많이 제거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부패한 거대조직의 비밀을 파헤쳐 세상에 고발하는 저자의 안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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