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 좋은 삶을 향한 공공철학 논쟁
마이클 샌델 지음, 안진환 옮김, 김선욱 해제 / 와이즈베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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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전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대선을 비롯한 선거철이 되면 과연 내가 누구를 뽑아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오랜 숙고에도 불구하고 일단 뽑힌 사람들이 일선에 나가면 그 나물에 그 밥처럼 한결같이 우리를 실망시키기 때문이다.

왜 정치인은 청렴하기가 어려운 것일까. 엊그제 초선의원들의 모임에서 고작 300미터를 가기위해

버스 6대가 동원되고 2층높이에 행사장을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잡아놓고 일반인들에게 불편을 주었다는 보도는 또 다시 실망감에 휩싸이게 한다.

그저 선거철만 되면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뽑아만 주시면 섬기겠다는 공약은 공허함으로 남는다.

국회라는 곳이 터가 나쁜 것인지 똑똑한 사람들도 들어가기만 하면 멍청이가 되거나 일 잘하라고

뽑아준 국민들 위에서 군림하려 든다.  이런 시점에서 만난 이 책은 그런 면에서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정치와 도덕은 상호작용이 어려운 명제인 것일까?



'정의란 무엇인가'로 전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마이클 센델은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 경선에 빗대어 정치와 도덕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과거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절의 정치보다 지금의 정치는 더 진보하였을까. 그리고 지금의 우리는 더 행복한가.

이 주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논쟁을 멈추지 말아야 할 주제라고 말한다.  이런 저자의 주장은 지금의 정치와 도덕이 예전보다 더 견고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작금 미국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트럼프로 떠오르면서 과거 미국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트럼프가 들고 나온 공약들은 과거의 정치인들은 상상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더구나 그가 가진 부를 대선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공언한다. 그렇다면 과거의 입후보자들은 부도덕한 자금도 서슴치 않았다는 것일까. 물론 100%는 아니겠지만 상당수는 청렴했다고 단언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부를 쌓는 과정에서 과연 도덕적으로 완벽했을까.

이렇듯 정치와 도덕이 같은 고지를 향하는 동지가 되어 선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군주가 지켜야 할 도리를 적은 '군주론'에서 말하는 규칙들도 상당히 등장한다. 

현대정치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소수집단우대정책, 대통령의 사적비행에 대한 거짓말, 낙태와

동성애에 관한 사생활 보호권에 대한 논쟁들이 개인의 권리와 선택의 자유를 부르짖는 민주사회에서 적절하게 평가되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은 독자스스로 비판적으로 생각해보는 방법을 보여주고자 했다.

특히, 현대 자유주의 정치이론의 정수르 보여주는 존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에 대한 센델의 냉철한 분석과 비판은 진정한 자유주의가 무엇인지 애매해지는 이 시대에 하나의 해법으로서 읽어볼만한 책임이 분명하다.

인간은 정치를 떠나서 살 수가 없다. 마음에 들던 들지 않던 심지어 무관심해지더라도 정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가 변하든 우리의 개념이 변하든 건강한 논쟁을 위해 자극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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