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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게 배웠어 - 현명한 엄마를 위한 그림책 수업
서정숙.김주희 지음 / 샘터사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그림책을 보면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푸근해진다.
긴 여정을 지닌 소설보다 더 한 깊이를 느끼게 되는 그림책이 있다.
그저 담담하게 그려진 그림이지만 미처 읽어내지 못하는 부분이 꽤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다.
그림이야 어려서 스케치북에 풍경화를 끄적여본게 다일만큼 그림에도 소질도 없고 읽어내는 재주도
없기에 무심히 보아 넘기는 그림속에 이렇게 수많은 메시지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발견이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도 책을 별로 읽어준 기억이 없는데다 그림에 대한 해석은 더더욱 해본 적이 없기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팁을 보니 나는 참 노력하지 않는 엄마였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얼핏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냥 보이는 것 만큼만 보면 안될까?
'그림책 속 숨은 1cm'에는 무심히 봐버리게 되는 그림 한 장에도 수많은 언어들이, 혹은 비밀들이 숨어있다니.
이제 그림을 봐도 무심해지지 않을 것 같아 단순하게 살고 싶어지는 나이에 조금 버거운 만남이 될까봐.
그래도 스토리를 독자에게 가장 리얼하게 전하고 싶은 작가들의 노고를 조금쯤은 더 기억하지 않을까.
옛날 이야기는 늘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특히 그림책에서 비극적인 결말이 기다린다면 너무 마음이
아플 것 같다. 잘 살았다더라...그게 좋다.
권선징악의 모티브를 결코 잃지 말아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 그림책의 숙명이라고 믿고 싶다.
이제 나는 내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일은 없을 나이지만 몇 년후, 혹은 십 몇 년후, 내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그림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멋진 할머니가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현명한 엄마를 위한 그림책 수업'이 이제 '할머니를 위한 수업'이 되어 버렸지만 유난히 아이들의
교육에 열을 올리는 요즘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림책을 위한 책'으로 그림을 보는 안목을 높히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그 1cm의 이야기를 읽어내는
능력을 배워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