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요리같은 여행서가 있다. 뭐 여행을 3분안에 끝내준다는 뜻은 아니다. 바쁜 세상
쉬고 즐기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 피곤하면 절대 안된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빨리빨리'민족답게 여행도 초스피드로 끝내준다.
하긴 한라산 백록담도 엄홍길대장과 함께 기어이 당일치기로 다녀왔다니 그의 총알같은 여행비법은 믿을만하겠다.
표지에 있는 스쿠터는 제주도 올레길을 왜 기어이 걸으려고만 하느냐고 일갈하면서 추천해준 수단이다.
왜 쉬운 방법을 두고 어렵게 발고생시키냐는 뜻에 공감 한표! 다만 이 스쿠터 여행을 하려면 원동기 면허라도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고작 내가 이 책에서 유일하게 건져낸 단점(?)이라고나 할까.
정말 대마도를 당일치기로 다녀올수 있다고라? 그것도 10만원도 안되는 비용으로?
흠...부산에서 고속선을 타고 대마도에 도착해서 자유여행을 한 뒤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봐야 오후
5시란다.
이런 무지막지한 총알여행이라니. 벚꽃은 이미 졌으니 지진사태가 진정될 법한 내년 봄을 기약해볼까나.
일단 서울내기인 내가 서울장안에 있는 맛집을 안가볼 수 없다. 흠..제법 가본곳이 꽤 된다.
그래도 안가본 곳을 메모해서 맛집 스템프를 찍어야 겠다.
여행이 그냥 차타고 가서 구경만 하고 오는 간단한 것이 아님을 이 책을 통해 배운다.
무슨 도서관에서 캠핑을 하고 고기를 구워먹는다고? 연천의 구석기 체험은 또 어떻고. 어찌 이리 많은 정보를 수집했을까 싶다.
아 나또 여행서를 보면서 코끝이 찡해지다니...경주로 떠나는 수학여행에서 말이다. 정말 교복만 입으면 입장료가 반값이란 말인가. 나도
여고시절 경주에 수학여행을 갔었다. 꾸벅꾸벅 졸면서 토함산을 올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때 같이 걸었던 친구들과 다시 추억의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살아줘서 고맙다'라고 하기엔 아직 떠난 친구의 소식은 없지만 십 년후 정도면 이 멘트에 눈물바다가
되지 않을까.
이 여행 반드시, 기어이 떠나고 싶다. 다음 동창회에 나가면 이 여행 강력히 추천하고 준비하라고 조언해야지.
한옥스테이, 템플스테이에 대한 정보도 좋지만 역시 난 맛집 정보가 제일 좋다.
엊그제 읽었던 부산미식여행에서도 언급된 맛집이 눈에 띈다. 기장의 짚불곰장어나 먹으러 가볼까나.
봄만 오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발정이 난 것 같아 마음이 우울해진다는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나는 그 생명의 찬란함이 꽃피는 현장에 일일이 가보지 못해 안달이 난다. 이 봄이 가기전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보고 싶지 않고....이 책으로 착착 준비를 해서 떠나고 싶다. 그런데 내일로 철도 이용권이
나이제한이 있다고라.
실버세대에게는 하나로패스가 있다는데. 그건 얼마유. 그거라도 끊어서 떠나볼랑게.
여기저기 시티투어버스노선이 잘 되어있어 나도 스템프 찍어가지고 홍보대사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