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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당신을 생각했다 - 일이 놀이가 되고 놀이가 휴식이 되고 휴식이 삶이 되는 이곳
김재이 지음 / 부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제주가 들썩거리고 있다. 도심에서 지친 사람들이 보따리를 싸들고 제주로 향하고 있다.
한동안 일본인들이 보인다 싶더니 이제는 중국인들이 제주땅을 휩쓸고 있다고도 한다.
조그만 반도의 땅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좋고 보물같은 제주도에 닻을 내린 부부의 이야기이다.
산다는게 다 그렇긴 하다. 겨우 삼시세끼를 먹기위해 정작 밥을 굶으면서 밥을 벌고 그리고 지쳐간다.
그렇게 밥집을 하던 부부는 지칠대로 지쳐 제주로 향했다고 했다.
지친 심신을 치유하기에 제주처럼 좋은 곳은 없었을 것이다.
나 역시 여수와 제주사이에 있는 거문도에 터를 잡고 산지 6년 째.
아무리 아름답고 멋진 곳이라 해도 타지는 타지였다. 특히 섬에 고립되어 살아온 원주민들의 텃세는 또 어떻고.
살면서 집을 직접 짓지 말라고도 했다. 지어진 집을 사서 들어가지 절대 짓지 말라고.
그만큼 건축이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예상된 금액보다 초과되기는 일쑤이고 일하는 사람들의 게으름을 봐줘야 하고 정작 완성되고도 마음에
들지 않는 집을 지켜봐야 하는 고충을 겪지 말라는 선배들의 충고다.
아무리 불러도 오지않는 건축자들을 기다기다 지쳐 셀프 집짓기를 마치게 된 사연을 듣다보니 안타깝기도 했다.
하지만 멋진 건축가가 지은 집보다 더 아름답게 완성된 집을 보니 박수가 절로 나온다.
대견스럽다. 척박한 곳에 집을 짓고 이웃과 정을 나누고 진짜 제주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이 말이다.
섬살이 쉽지 않다. 흔히 모르는 사람들은 남쪽이니 겨울에도 따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을 여는게 겁날만큼 차가운 바람을 겪은 사람들이라면 섬의 날씨가 얼마나 야속한지 알게된다.
이제 제주에 자리잡는 일은 쉽지 않다. 천정처럼 높아진 땅값도 문제고 예전처럼 조용하기만 한 섬도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얄미울 정도로 뿌리를 깊게 내리고 진정한 섬 사람이 될 준비를 마친 사람이라면 도전해볼만 하다.
제주에서 멀지 않은 거문도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